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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生命의 靈 - 聖靈'
    2001-12-13 16:30:02   read : 8301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시104:24∼35, 행2:1∼13 설교자 : 임영수




    저는 금년 이월에 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머물면서 그 곳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성민 선교사와 함게 몇 곳의 선교지를 방문하였습니다. 프놈펜을 떠나는 바로 전날 저녁에 그곳에 있는 우리 교단 선교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대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그들이 선교지에서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들을 주로 듣고,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나중에 저의 생각을 그들에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선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캄보디아가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매우 힘든 영적 싸움이 언제나 진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한 영적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영적으로 무장하여야 하며, 어떻게 건전한 영성을 형성해 갈 수 있느냐는 문제였습니다. 그러한 문제에 대해 그들은 저에게 어떤 만족스러운 해답을 요구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선교사로서 건전한 영성을 형성해 가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선교 사역지인 캄보디아를 영적 대결의 장으로 보지 말고, 선교사 자신들이 그들이 믿고 있는 하나님, 그들을 사랑하고 있는 하나님, 그들을 선교지에 보내신 하나님이, 그들과 꼭같이 캄보디아와 캄보디아 국민을 사랑하시며, 그곳에서 활동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받아드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그곳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동역자로서 선교를 해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할 때 선교가 이루어지며, 선교사로서 갖추어야 할 영성이 형성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 우리 가운데서 역사해 가시는 하나님께서 캄보디아 사람들도 사랑하시고, 그들에게 하나님 자신을 알리기를 원하시고, 그들에게 복된 삶의 길을 가르쳐 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그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서 활동하십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서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도 생명을 주셨고, 우리에게 자연이라는 삶의 상황을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서 역시 캄보디아 땅을 지으셨습니다. 우리와 캄보디아 국민은 같은 하나님의 생명을 가지고 있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인도 지나 반도를 지으셨습니다. 그들이나 우리 모두 한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으로 말미암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캄보디아 국민, 좀더 나아가서 전 세계 사람, 그리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으로 살아 갑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그래서 생명은 고귀한 것입니다. 인간의 인간됨은 생명의 가치에 대해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생명의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깨닫는 순간부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생명의 가치를 무시한 정치, 경제, 종교, 학문, 사상은 매우 위험스러운 것들입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인류를 위해 유익한 일을 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생명의 가치를 알고 그것을 존중히 여긴 점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생명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먼저 생명은 일정한 어떤 목적을 향해 계속 흐름이 진행되어 갑니다. 생명은 결코 정태적인 것이 아닙니다. 계속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을 가진 피조물들에게는 불안과 동요가 있습니다. 죽은 것들에는 동요가 없습니다.

    둘째, 이 생명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서 어떤 통합적인 완성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생명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이 손상을 입거나 파괴 되면 다른 부분에 깊은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예를들면 인간이 자신만을 생각하고 나무와 숲을 마구 훼손하고, 물과 땅을 오염시키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은 오로지 자연과 관계에서만 더욱더 풍성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셋째, 모든 형체를 가진 생명체들은 흙으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땅은 어머니입니다. 어린아이의 생명이 어머니의 품에서 구체적으로 형성되어 가듯이 모든 생명체들에게 땅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땅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어머니입니다. 생명체들이 죽으면 역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넷째, 이 생명에는 등급이 있습니다. 그러한 등급은 모든 피조물들의 각양 각색의 종류들로 나타나 있습니다. 어류, 곤충류, 동물, 자연(나무, 풀, 꽃, 채소)등 이중에서 최고의 등급은 인간입니다. 생명의 최고의 등급인 인간은 하나님께로부터 살아있는 것들과의 유기적 관계가 손상되거나 파괴되지 않도록 개발하고 보존해 가는 책임을 부여받았습니다.

    다섯째, 특히 인간은 생명의 실체인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생명력을 갖게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공급받지 못할 때 무기력, 무의미, 고갈에 빠지게 됩니다.

    시인은 그러한 세상을 찬양합니다. 시인이 세상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은 매우 예리합니다.

    "주님, 주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

    어찌 이리도 많습니까?

    이 모든 것을 주께서 지혜로 만드셨으니,

    땅에는 주님이 지으신 것으로 가득합니다.

    저 크고 넓은 바다에는,

    크고 작은 고기들이 헤아릴 수 없이 우글거립니다.

    물 위로는 배들도 오가며,

    주님이 지으신 리워야단도

    그 속에서 놉니다.

    이 모든 피조물이 주님만 바라보며,

    때를 따라서 먹이 주시기를 기다립니다.

    주께서 그들에게 먹이를 주시면,

    그들은 받아 먹고

    주께서 공급하여 주시면

    그들은 좋은 것으로 배를 불립니다.

    그러나 주께서 얼굴을 숨기시면

    그들은 떨면서 두려워하고,

    주께서 호흡을 거두어들이시면

    그들은 죽어서 본래의 흙으로 돌아갑니다.

    주께서 주의 영을 불어넣으시면,

    그들이 다시 창조됩니다.

    주께서는 땅의 모습을 다시 새롭게 하십니다.

    주의 영광은 영원하다

    주님은 친히 행하신 일로 기뻐하신다.

    주님이 굽어보기만 하셔도 땅은 떨고,

    주님이 산에 닿기만 하셔도

    산이 연기를 뿜는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나는 주님을 노래할 것이다.

    숨을 거두는 그때까지 시를 읊어서,

    하나님을 노래할 것이다."

    시인은 죽음으로 가득찬 세상을 보지 않고 생명으로 가득찬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지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러한 생명으로 가득찬 세상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함께 하신 분이 생명의 영이신 성령입니다. 성령은 생명의 영, 창조의 영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의 공동체인 이 세상은 인간의 탐욕, 이기심으로 자꾸 훼손되고 파괴되어 가고 있습니다. 영적으로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늘의 현실에서 생명들의 찬양소리 보다는 생명들의 고통의 신음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에 의해 손상되고 파괴되어 가는 자연계의 생명들은 고통의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들 스스로 파괴해 가는 생명 질서의 파괴로 인해 역시 병들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낙태로 인한 영아살해, 공기 오염과 썩은 물로 죽어가는 수백만의 어린 생명들, 폭력, 살인, 기아,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는 생명들의 신음 소리는 우리의 귓전에 쉴새 없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일찍이 창세기 저자는 이러한 생명의 신음소리를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너의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는다." (창 4:10)

    한편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해산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롬8:22)

    우리는 우리의 희망없는 상황에서 매우 희망적인 새로운 사건을 신약 본문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저의 신앙의 성장과 함께 사도행전 이장을 이해 오는 데는 몇 번의 변화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지난 날 어느 한 때에는 사도행전 이장을 읽는 저의 주된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방언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였습니다. 그 다음 과정으로 어떻게 성령을 충만이 받아 많은 사람들을 회심시킬수 있을 것인가? 였습니다. 그리고 늘 꺼림직하게 찌꺼기처럼 남아있던 문제는 나는 성령 세례를 받았는가? 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가 이해한 성령은 어느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생각 하였습니다. 그들을 통해서만 성령 체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자그마한 성령 체험을 간증하는 사람이 부럽기도 한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사도행전을 읽는 저의 관심은 생명의 영이신 성령의 창조활동과 그가 지향해가는 목표가 무엇인가입니다.

    오순절에 생명의 영이신 성령이 인간 역사에 임하실 때 일어나는 현상이 매우 신비로우면서도 우리의 일상성에서 깊은 관련이 있는 것들입니다. 성령이 임하실 때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하늘에 나타나고,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과 같은 혀들이 갈래 갈래 갈라지면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성령 자체는 아닙니다. 성령이 임하실 때 일어난 현상들입니다. 이것들은 성령이 생명의 영, 창조의 영임을 말해줍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위에 움직이고 계셨다."(창1:1)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새로운 질서가 생겨났습니다.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 2:6)고 했습니다.

    역시 오순절에 생명의 영이신 성령이 혼돈의 역사에 임하시므로 새로운 인간이 태어났습니다. 그 인간은 탐욕과 이기심에서 희망되어 하나님 나라의 비젼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성령으로 새로 태어난 사람들은 "하나님은 만유의 아버지시며, 만유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하여 일하시고, 만유안에 계시는"(엡4:6)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는 새로운 생의 "원리와 패러다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성령에 의해 새로운 공동체가 태어났습니다. 그 공동체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세상의 기존 공동체와는 다른 순수하게 하나님의 영으로 통일되어 있는 공동체입니다. 생명의 영이신 성령은 한 지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예루살렘, 유다, 사마리아, 땅끝까지로 넘어가고 계십니다. 이 성령은 방언의 은사를 받은 어느 한 개인, 집단의 소유물로 남아있지 않고, 한 개인, 한 공동체를 넘어서 가십니다.

    성령이 지향해 가는 목표는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성령의 사역은 한 개인을 넘어 전 우주입니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 그 자체가 성령의 사역이십니다.

    성령은 우리의 삶의 지평을 나 개인으로부터 인류로, 내 가정에서 전 세계로 현실에서 영원으로 넓혀주십니다. 독일의 각성 운동 설교자인 크리스토프 불룸하르트는, 우리는 "종교에서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는 길, 교회에서 세계에 이르는 길, 개인적인 근심에서부터 전체에 대한 희망에 이르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성령강림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생명의 영이신 성령으로 새로 태어나는 경험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 새로 태어남은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원리와 패러다임을 가진 사람으로, 그러한 공동체로 되어가는 것입니다. 나 개인, 우리 가정, 우리 나라, 전 세계가 살 수 있는 길은 생명의 영이신 성령의 역사에 동참해 가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희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성령안에서 새로운 희망의 사람이 됩니다. 새로운 생의 계획을 갖게 됩니다. 우리의 희망의 계획은 우리집 울타리 안 만을 가꾸고보존하고, 우리 가족만을 잘살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동참해가는 길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영이신 성령의 활동안에서만 현실을 긍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아주 작은 창조적이며, 윤리적인, 생명적인 선한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낙심 좌절, 무의미성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나 한사람의 생존을 위해 먹고 배설하는 일밖에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령 안에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젼을 갖게 되고, 그 안에서 현재 창조적인 일을 해 갈 수 있습니다. 어느 철인의 말대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사람"은 성령 안에서 희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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