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부활절 연합 예배에 '연합'은 없었다 / 불법 일삼는 파렴치 종교인들 2015-04-09 21:34:27 read : 29130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 교단 연합은 오후 3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2015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를 열었다. 여기에는 주요 교단장, 단체장뿐만 아니라 정계 인사도 참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가운데)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 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이신웅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황용대 대표회장, 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이고, 왼쪽에 있는 인물이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교회협·한기총·교단 연합 따로 부활절 예배 같은 듯 다른 메시지…
너도나도 '약자와 함께하겠다' 다짐
이용필·박요셉·장성현 기자
올해도 부활절 연합 예배에 '연합'은 없었다. 부활절인 4월 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 교단 연합(예장합동·통합·백석·고신·합신, 기성 등 8개 교단)이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세 단체 모두 약자와 함께할 것을 다짐했지만, 강조점은 달랐다. (관련 기사: 연합 없는 부활절 예배, 올해도?)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서울시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협은 한국교회가 2015년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부조리와 아픔을 상징하는 세월호 참사와 그 해결, 남북 관계의 해빙과 한반도의 미래, 그리고 빈곤의 문제와 직결된 비정규직 노동 제도와 청년 실업 문제를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교회협, '종북 몰이' 두려워해선 안 돼
교회협은 서울시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최주훈 목사)에서 가장 먼저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오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이어진 예배에는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 등 교회협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루터교 예전에 따라 치러진 예배는 시종일관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300여 명의 교인이 함께 자리했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라는 주제로 예배를 연 교회협은, 기도부터 설교까지 세월호 참사와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췄다. 주제 기도를 한 박종덕 사령관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고통받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찾아와 그들을 위로해 주기를 기도했다. 이외에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노숙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차례로 언급하며 이들에게 부활의 생명이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설교를 전한 김근상 주교는 크고 화려하게 치러지는 부활절 예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설교를 시작하자마자 "오늘 이 자리가 저명인사와 많은 인파 속에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생뚱맞게 느껴지는가. 숫자 좋아하고, 돈 많이 쓰고, 화려하고 높은 자리 많은, 그런 곳이 필요하긴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부활절 예배는 교회 자랑, 인물 자랑, 돈 자랑하려고 모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 모습은 예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시던 부패한 유대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근상 주교는 30여 분의 설교 시간 중 20여 분을 세월호 참사에 할애했다. 김 주교는 "우리는 그들을 구해 내지 못한 게 아니라 버린 것이다"라고 했다. 구해 내야 할 사람들이 옆에 있었지만, 구해 내지 못했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 나라의 대통령이 6시간 동안 뭐한 건지 따져 묻고 싶지도 않지만, '누군가 그 아이들을 살려 내겠지, 나는 바쁘잖아'라고 얄팍하게 생각했던 그들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 것 같아 무섭고 떨리고 죄스럽다고 했다.
▲ 교회협이 주최한 예배에는 (첫째 사진 왼쪽부터) 김영주 총무, 김철환 총회장, 박종덕 사령관, 김근상 주교 등이 자리했다. 설교를 전한 김근상 주교는 세월호 희상자들을 언급할 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장성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김 주교는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자는 특별법의 본래 뜻과는 달리, 조사를 조기에 마무리하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어떤 이들은 국가가 총체적 위기인데 아직도 세월호 얘기냐며 진실 규명을 외면하지만, 아이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아이들을 건져 내지 못한 것이 나라가 풍비박산 나는 일이라고 했다.
종북주의자, 불순분자로 몰리더라도 진실 규명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김 주교는 말했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진실 규명 작업이 미친 일이고 돈 아까운 일이지만, 여기서 멈추면 아이들을 두 번 죽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그들의 부모와 그들의 선생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공부했던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죽음은 억만금을 주어도 보상이 안 되는 죽음이라고 했다. 믿는 자들이 애국이란 이름으로 진실을 덮으려 한다면, 예수님의 시신을 도둑질하려 했던 유대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설교 후에는 '교회의 기도'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세월호 참사, 가난한 자들을 위해 차례로 기도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교회협이 함께 준비한 2015년 부활절 남북 공동 기도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이날 예배에 정치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광고 시간에 박근혜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급이 있었지만, 메시지 낭독은 없었다.
교단 연합, 남북통일 강조…예배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비판
교단 연합은 오후 3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 작년 연합 예배가 열린 곳과 같은 장소다. 교단 연합은 교인들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작년과 달리 오후에 예배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1만 5,000명이 참석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40개 교단, 3,500여 명이 참가하는 데 그쳤다.
각 교단장과 교회 연합 기관의 회장단이 예배 주요 순서를 맡았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이자 2015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 이신웅 대표회장이 대회사를 하며 예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교회협 황용대 대표회장, 한국교회연합 양병희 대표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황수원 대표회장이 축사를 전했다.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는, 예장합동 백남선 총회장이 설교를,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이 축도를 맡았다.
정계에서도 연합 예배에 관심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전문을 보냈고, 박원순 서울시장 내외는 예배에 참석했다.
'그리스도의 부활, 화해와 통일로!'를 주제로 열린 연합 예배에는 교회가 서로 연합하고 민족이 서로 화해할 것을 다짐했다. 이신웅 대표회장은 대회사에서 "화해의 영이신 성령님! 동과 서가 하나 되게 하시고, 남과 북이 하나 되게 하시며, 우리 조국 대한민국 안에서는 있는 자가 없는 자를 부둥켜안고 내국인이 이주민을 품고 함께 생명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라고 했다.
설교를 전한 백남선 목사도 교인들에게 통일을 위해 날마다 기도할 것을 강조했다. "옛 이스라엘 백성들이 70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다가 이후 해방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일본에서 해방될 수 있던 것은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셔서다. 통일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할 일은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백 목사는 기독교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이라며, 이를 믿고 세상에 전하자고 했다. 그는 "주님의 부활이 없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은 헛것이며 믿음도 헛것이다. 오늘 모든 교회는 부활하신 주님을 축하하고 선포하자. (중략) 우리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할 일은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를 전하는 것이다"고 했다.
▲ 교단 연합으로 개최한 '2015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서로 연합하고 민족 공동체가 하나 될 것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월호와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축사를 전한 황용대 대표회장과 양병희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금 예배와 축제로 부활을 노래하지만,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세월호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찾는 발걸음도 있었다고 했다. 사망의 그늘이 가득한 그곳에도 부활의 소식이 전해져야 한다고 했다. 양 목사 역시 작년 부활절 예배 때, 교인들과 함께 세월호 실종자를 살려 달라고 울부짖은 기억이 생생하다며, 한국교회가 유족들의 상처를 감싸 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양병희 목사는 예배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동성애 퀴어 문화 축제 때문이다. 양 목사는 위정자들이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이 축제 허가를 취소하고 막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 한기총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주최한 부활절 예배에는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예배에는 사회적 약자, 고통받고 소외된 자를 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기총, 여의도순복음교회서 따로 예배…유력 정치인 대거 등장
한기총은 일본군 위안부와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자 가정 등을 초대해 함께 예배했다. 4월 5일 오후 5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희망 나눔 특별 감사 예배'에는 이영훈 대표회장, 길자연·홍재철 전 대표회장을 비롯해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 등 1만여 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정치인 중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등이 참석해 부활절을 축하했다.
예배에 앞서 환영 인사를 전한 이영훈 대표회장은 기독교인은 섬김과 나눔, 겸손과 내려놓음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자 가정 등을 언급했다. 교인들은 이 목사의 말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설교는 한기총 전 대표회장 박종순 목사가 '내가 믿나이다'(요 20:24-29)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부활 신앙을 강조한 박 목사는 기독교는 부활을 믿는 종교이며,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패배주의가 도처에서 기승을 부리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국교회가 부활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부활 신앙을 바탕으로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되고 행복하고 살기 좋은 시대가 된다고 했다.
예배와 성찬식이 끝난 뒤 축사가 이어졌다. 한기총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활절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부활절을 맞이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특별히 올해 광복·분단 70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새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기총 부활절 예배에는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스스로 성결교 집사라고 밝힌 정의화 국회의장은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을 지향하는 교회가 모여 '부활절 희망 나눔 특별 감사 예배'를 연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자 가정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예배여서 의미가 더욱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부활절 축하 인사를 전하며, 사회에서 상처받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누리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과 섬김의 사역에 앞장서 왔다면서 한기총을 추어올렸다.
'섬김과 나눔'이란 주제로 열린 한기총 부활절 예배에는 사회적 약자, 고통받고 소외된 자를 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세월호 유가족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 부활절 예배를 따로 개최한 한기총은 '섬김과 나눔'이란 주제로 일본군 위안부,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자 가정 등을 초대해 함께 예배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런 장병들을 위해 책 읽기와 휴식으로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북카페가 한 교회의 도움으로 전방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양구 최전방에 위치한 한 소초. 그 바로 옆에 컨테이너 북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제1야전군사령부가 추진하고 있는 '책 읽는 병영 만들기'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컨테이너 북카페를 기증했습니다.
https://youtu.be/1Ro8UgNJRL4
제1야전군사령부가 총 120개의 북카페를 목표로 추진중인 사업에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강원도 소초에 2곳을 비롯해 모두 3개의 북카페를 기증하고 개관식을 개최했습니다.
[인터뷰] 이태근 목사 / 여의도순복음 분당교회
"군대 생활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사회 나오면 힘드니깐 여유 있는 시간에 공부도 하고 정신적 무장도 하고 정서적인 삶도 살면서...요즘 군대에서 문제가 많이 생기잖아요. 그것도 해소하지 않겠나.."
교회를 비롯한 뜻있는 기관에서 기증한 책은 있지만, 이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 늘 아쉬웠던 병사들은 교회의 지원이 고맙기만 합니다.
교회가 기증한 북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장병의 모습.
[현장음] 이재훈 / 전방 소초장
"간단하게 책 읽고 싶어도 장소가 마땅치 않다보니까 취사장에서 읽거나 생활관에서 읽거나 했는데, 공부방이 생김으로 인해서 공부할 때도 훨씬 더 쾌적하고.."
컨테이너는 설치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전방과 같은 격오지 여건에 적합한 독서 공간입니다.
가로 3미터 세로 6미터의 공간에 1천 여 권의 책과 책상이 구비되어 있고 잠시 쉬며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탁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전형수 / 상병
"저희 전우들이 열악한 환경과 힘든 근무 여건 속에서 24시간 동안 나라를 철통같이 지키며 고생을 하고 있는데, 지친 인원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좋은 휴식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긴장의 연속인 최전방 근무 중 잠깐이나마 갖게 될 정서적 휴식은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런 사고를 줄이는 데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혜진 기자 / 강원도 양구]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는 앞으로 이같은 도서관 기증 운동을 교단 차원으로 늘려 병사들의 정서 지원을 도울 계획입니다. 전방 소초에서 CBS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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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지 않은 기독교인 500명, 광화문광장서 부활절 예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 예배…진상 규명 때까지 유가족 곁 지키기로
▲ 유가족들이 자녀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안산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걸어왔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촛불 집회를 이어 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부활의 기쁨보다는 부채감이 가슴 한가운데를 짓눌렀다. 4월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2015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세월호 참사 실종자 단원고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가 흐느끼며 말을 이어 갈 때였다.
▲ 세월호 참사 실종자인 다윤이 어머니 박은미 씨가 4월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실종자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세월호 속에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 세월호 속에 제 딸 다윤이가 있습니다. 은화, 현철이, 영인이,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이영숙 님, 권재근 님, 어린이 혁규. 아직 9명의 실종자가 세월호 속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잔인한 4월, 1년을 맞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직 2014년 4월 16일을 살아가고 있고요. 저희가 엄마인데 아빠인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와서 내 딸을, 내 아들을, 내 남편을, 내 가족을 찾아 달라는 것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제 딸 다윤이… 가정 예배드릴 때… '엄마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했던 딸입니다. 1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종자 가족들 하루하루 피가 마르면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습니다. 가족을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 오신 많은 분들이 제 딸 다윤이, 그리고 실종자 9명이 돌아올 때까지 함께 기도해 주시고 함께 싸워 주세요. 저희가 실종자가 아니라, 저희도 유가족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윤이 어머니는 힘겹게 말을 마치고 허리를 구부린 채 한참을 울었다. 몸을 가누지 못해 결국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단상을 내려갔다. 부활절 찬양이 이어졌지만 이 땅의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예배에 참석한 500여 명의 기독교인들은 눈물을 삼키며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 차마 기쁨을 얘기할 수 없는 자리였다. 다윤이 어머니의 말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훔쳤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예년과 다르게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중고생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기자가 대화한 참석자들은 대부분 각자 다니는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린 후 거리로 나온 것이었다.
한성원 씨(29)는 "부활절이라 교회 안에서는 기쁨을 이야기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죄송스러웠다. 유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남윤국 씨(30)는 "부활절이지만 기뻐할 수 없었다. 고통당하는 사람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우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나왔다"고 말했다.
▲ 많은 기독교인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았다. 각자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하고 나서 광화문광장으로 나왔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도바울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궁극적인 소망이 '부활'이라고 했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며 기뻐한다. 그가 첫 열매가 되셨으니 우리도 그렇게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활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도 희망으로 다가올까. 교회가 말하는 기쁨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이날 예배에서 안산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는 다음과 같이 설교했다.
"예수의 말씀을 따라서 고난당한 자와 아픔을 나누어야 할 기독교 지도자들의 무자비한 말들, 교회의 무관심과 싸늘한 시선, 피해자인 유족들의 인권이 마구 유린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외면했던 교회의 무개념을 보면서, 저는 한국 기독교가 과연 예수를 믿는 존재인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략) 진실을 가둬 놓으려는 악한 무리들이 저렇게 공공연하게 악행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살아있는 자처럼 말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죽은 자처럼 침묵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시간은 지금 십자가와 부활 사이의 무덤, 아노미와 같습니다. (중략)
부활은 진실이 거짓을 이긴 사건이며 생명이 죽음을 이긴 사건입니다. 자기 기득권 유지에 급급했던 성전 중심의 유대 지도자들이 로마의 권력과 결탁하여 죄 없는 예수를 죽였으나, 하나님은 예수를 살리심으로 거짓이 진리를, 불의가 정의를 이길 수 없음을 증명하신 것입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예수 떠난 빈 무덤 같을지라도 제가 여러분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은 부활의 주님이시며 생명의 주님이시라는 사실 때문이며, 부활하신 예수님은 화려한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라 소외된 갈릴리를 먼저 찾으셨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부활의 예수님이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자녀들이 죽어 갈 때 내가 함께 죽었다. 너희가 고통스럽게 울부짖을 때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다. 권세자들은 나를 죽여 무덤에 가둠으로 자기들이 이긴 것이며 진실은 가려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다시 살지 않았느냐.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지금은 어둠의 세력들이 너희를 무덤에 가둬 놓고 자기들이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제 내 손을 잡아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으며 너희는 나와 함께 승리할 것이다.'" (설교 전문 바로 가기)
▲ 안산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가 설교했다. 화정교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 유경근 씨와 어머니 박은희 씨가 다니는 교회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하나님 앞에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갑시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 끝까지 함께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며 살아갑시다." 박득훈 목사가 파송의 말씀을 전하고 축도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고통당한 자들에 대한 부채감은 결단으로 이어졌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은 부활의 희망을 부여잡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고 유가족들의 억울함이 풀릴 때까지 그들의 곁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진실 규명을 방해하지 말고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예배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비가 와서 쌀쌀한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예배가 끝나자, 4일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한 유가족 도보단이 광화문 광장으로 들어왔다. 유가족들은 상복을 입고 자녀들의 영정 사진을 손에 든 채 1박 2일을 걸어왔다. 예배에 참석한 기독교인들과 지나가던 시민들은 박수로 도보단을 맞이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예배 이후 진행되는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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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성애 반대 집회 성도 강제로 끌어내
예배집기·피켓 철거 과정서 청원경찰과 성도들 충돌
▲서울시 청원경찰들이 7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예수재단 교인들을 끌어내고 있다. 예수재단 제공
서울시가 시청 정문 앞에 설치된 예배집기 등을 강제 철거하다 이를 저지하는 성도 및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성도와 활동가들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시청 정문 앞에 청원경찰들을 투입해 “화단을 설치한다”며 비치된 예배집기와 현수막, 피켓 등 시설물을 철거했다. 예수재단과 대한민국살리기1000만명범국민서명운동본부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폐기 등을 위해 ‘진리수호 구국기도회’를 열어왔다.
이날 청원경찰을 동원한 서울시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봄단장을 위해 화단을 설치해 왔다”면서 “낮 시간에 집회를 열고 밤에는 예배집기와 의자, 테이블 등을 치워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 청원경찰을 동원해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원경찰들은 이날 오후 4시쯤 다시 기도회를 드리려고 돗자리를 펴는 목회자와 성도, 활동가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는 청원경찰과 10여분 간 몸싸움을 벌이다 허리를 다쳤다. 50대 여성 회원은 끌려나오다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청원경찰들은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막았다.
예수재단은 현장에서 철야금식기도를 했다. 임 목사는 “5월 1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았는데 이를 방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을 집회 방해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재단은 서울시가 오는 6월 9일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2015 제16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을 서울광장에서 갖도록 허용한 것과 관련, 지난 4일 시청 앞에서 동성애퀴어광란축제저지연대 등과 함께 ‘동성애 규탄대회’도 가졌다.
서울시는 지난 1∼3월 남대문경찰서에 3차례 공문을 보내 예수재단의 시청 앞 집회를 허가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위 (예수)재단은 현재까지도 우리 시의 사전 사용 승인을 득하지 않은 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 시 공공청사 경계 내에서 집회하고 있는 재단에 대해 집회를 금지 또는 제한하여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남대문경찰서는 그러나 이 같은 공문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집회허가를 내줬다.
임 목사는 8일 예배에서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며 “서울시가 남대문경찰서에 집회허가 불허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목사는 “동성애 축제 서울광장 장소 허용이 취소될 때까지 평일 오후 2시 기도회와 토요일 오후 2시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동성애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국교회에 기도와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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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세금감면 위해 적극 협력 동성애 축제는 어쩔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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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대책위 “학사관 세금폭탄 해결을..
서울시 방문해 朴 시장 면담… 한교연, 다음주 봉은사역명 동성애반대 100만 서명운동
▲범종교학사관대책위원회 관계자와 교계 인사들이 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왼쪽 세 번째)
을 만나 종교시설인 학사관의 세금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 제공
교회 학사관에 수년치 세금을 추징당한 교회 관계자들은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박 시장은 종교시설인 학사관의 세금 감면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국교회연합 김춘규 사무총장과 신광수 사회문화국장, 설봉식(서울 마천동교회) 이범조(감리교 인우학사 사감) 목사 등 범종교학사관대책위원회(위원장 이범조 목사)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 시장을 만나 “교회 학사관은 선교와 교육차원의 비영리사업이며 세금문제로 학사관이 문을 닫게 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온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회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는 학사관을 영리시설로 본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관련 부서 담당자들에게 세금 감면이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할 수만 있으면 당장 세금 감면을 해 드리고 싶지만 모든 것이 법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며 “실비로 운영되는 종교시설의 학사관은 감세할 수 있도록 지방세법 및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국교회연합 양병희 대표회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2015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박 시장을 만나 6월 9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동성애 축제인 ‘2015년 제16회 퀴어문화축제’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며 “박 시장은 축제 관계자의 반발 등을 이유로 취소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양 대표회장은 “다만 박 시장은 교계가 맞불집회를 열 경우 법에 따라 허가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 대표회장은 또 “박 시장이 서울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명칭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면 역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박 시장의 발언이) 진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연합은 다음주 서울시청 앞에서 ‘봉은사역명 철폐 및 동성애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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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위해 11년간 사역한 목사, 간첩으로 둔갑 김국기 목사
체포한 북한 당국, "정탐‧모략"…예장합동중앙, "억지 논리, 정치와 무관"
이용필 기자
"제 이름은 김국기입니다. 제가 저지른 범죄행위는, 북의 최고 지도부와 관련한 중대 국가 비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국정원에 제공함으로써 미국과 남쪽 당국에 북에 대한 국가 정치 테러에 적극 가담한 것입니다. 북 최고지도부의 세대교체와 건강 상태, 지지 세력, 현지 시찰 경로, 지도자 교체, 일정 등 심지어 주요 간부들의 머리칼이나 손톱, 커피 잔, 담배꽁초, DNA 자료까지 수집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3월 26일, 북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국기 씨(61)가 미리 준비한 유인물을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북한 고위 지도자들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 국정원에 제공했다는 게 골자였다.
기자회견에 나선 최춘길 씨도 국정원에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들이 정탐·모략 행위를 벌이다가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김 씨와 최 씨를 미국과 괴뢰 정보기관의 배후 조종을 받은 테러 분자로 규정하고,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간첩 활동을 벌였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김국기 씨는 (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중앙(예장합동중앙·조갑문 총회장) 소속 목사이다. 예장합동중앙은 3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탐·모략 행위를 하다 체포됐다는 북한의 발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중국 단동에서 쉼터를 운영하면서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을 돌보는 사역을 했을 뿐, 간첩 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예장합동중앙 측은 "김 목사를 간첩 혐의로 억류한 것은 적반하장이다. 북한이 '선한 사마리아인'을 이런 식으로 대우하면 누가 북한을 도우려 하겠느냐"면서 조속히 김 목사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 김국기 목사가 북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중앙 소속 목사이다. 북한 당국은 김 목사가 '사이비 선교사'이며 합동중앙 교단은 테러 범죄 만행을 합리화하고 동족을 모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목사에 대해 엄벌할 것을 시사했다. (MBC 뉴스 캡처)
'열성적 복음주의자' 김국기 목사
김국기 목사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4월 6일 예장합동중앙 총회 회관을 찾았다. 교단 관계자들은 김 목사를 '열성적 복음주의자'로 표현하며, 국정원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04년, 예장합동중앙 수도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 전까지 전도사로 지내면서 노숙인을 위한 사역과 노방전도 등을 주로 했다. 30대 초반에 경험한 은사 체험이 김 목사를 목회의 길로 이끌었다. 어렸을 때부터 질병에 시달려 온 그는 몸이 쇠약했다고 한다. 하루는 기도원에서 기도를 하던 중 몸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고, 그 길로 복음을 전파하는 사역자가 됐다.
그는 주로 노방 설교를 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집창촌을 찾아 '간음하지 말라'고 외쳤고, 용왕제가 열리는 울릉도를 찾아 '우상숭배'를 중단하라고 전했다. 김 목사의 설교를 들은 시민들은 분노했고, 해코지도 서슴지 않았다. 김 목사의 신학교 동기이자 후견인이기도 한 강정식 목사(예장합동중앙 총무)는 "과거 김 목사가 영등포에서 린치를 두 번이나 당했고, 울릉도에서는 세 차례나 바다로 내던져졌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전도 방식이) 다소 과해 보일 수 있지만, 복음 전파를 향한 김 목사의 열정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전도와 노방 설교에 매진해 온 김 목사는 지난 2003년 북한 선교를 위해 중국 단동으로 떠났다. 아내 김 아무개 씨가 김 목사를 따라나섰다. 단동은 북한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고, 장사하는 북한 주민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현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잖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단동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모퉁이돌선교회의 한 관계자는 "정치 문제 등으로 인해 대다수의 선교사들이 신분을 감추고, 다른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활동을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주택을 임대한 뒤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했다.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했다. 유인몽 목사(예장합동중앙 사무국장)는 "궁핍한 북한 주민들에게 치약과 칫솔, 비누 등을 나눠 주고, 여비까지 챙겨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경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는데, 이 문제는 한국에 있는 후원자들이 감당했다. 후원금뿐만 아니라 항생제·진통제·소염제 등 의약품을 비롯해 옷가지 등도 지원했다.
지난 2013년 김국기 목사는 한국에 와서 두 달 정도 휴식을 취했다. 마땅히 지낼 곳이 없었던 김 목사는 강정식 목사 집에서 기거했다. 강 목사는 "(김 목사의) 몸은 한국에 있었지만 항상 북한 주민을 그리워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북한 주민들이) 이 음식을 보면 환장할 텐데'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난해 9월 여권 문제로 잠시 한국에 머물며 후원자들을 만난 뒤 다시 단동으로 돌아갔다. 김 목사를 내조해 온 아내는 친정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3년 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정원 간첩? 말도 안 되는 소리"
선교에 매진해 온 김 목사가 북한의 주장처럼 간첩 활동을 벌였을까. 강정식 목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평소 카카오톡과 전화로 안부를 자주 주고받았지만, 정치 이야기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강 목사의 설명이다.
영상에 나온 김 목사가 평소와 달리 상당히 야윈 모습이라면서 고문이나 협박 등을 당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단동에서 선교를 하던 김 목사가 어떤 경위로 북한에 체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CBS 보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지난해 연말 북측의 초청을 받았고, 신의주를 거쳐 평양에 들어갔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강 목사는 김국기 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라고 소개하면서 김 목사가 무사히 소환되길 바랐다. 예장합동중앙 총회는 김 목사의 무사 귀환을 위한 특별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북한에 억류된 또 다른 목회자들
현재 북한에 억류된 목회자들은 김국기 목사 말고도 두 명 더 있다. 김 목사처럼 단동에서 선교를 하던 중 북한 당국에 체포된 선교사도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곽도희 총회장) 소속 김정욱 선교사(53)는 2007년부터 단동 지역에서 탈북자와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을 위한 쉼터와 소규모 국수 공장 등을 운영해 왔다.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성경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2013년 11월, 북한에 있는 지하 교인들을 만나겠다며 입북했다가 사흘 만에 적발됐다. 입북에 앞서 지인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선교사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김 선교사의 아내 이 아무개 씨는 지난해 2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압록강을 보며 '헤엄을 쳐서라도 건너가겠다', '북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복음을 전파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에 적발된 김 선교사는 지난해 2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반국가 범죄 혐의로 북한에 억류돼 있으며 입북할 때 국정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종교 국가로 바꾸고 현 북한 정부와 정치체제를 파괴할 생각이었고,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북한 주민의 스파이 활동을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석 달 뒤, 김 선교사는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받았고, 지금까지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억류 중인 김 선교사와 관련해 해당 교단과 교회는 말을 아꼈다. 교단 해외선교부 관계자는, 해외 선교를 나가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김 선교사는 이런 과정을 밟지 않았다고 했다. 김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 담임목사는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선교사의 신변 안전을 위해 언론사와의 접촉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평소 김 선교사가 북한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서 후원해 준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또 "생사 유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더 이상 설명해 줄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북한을 상대로 20년 가까이 인도적 활동을 펼쳐 온 목사도 억류되어 있다. 지난 1월, 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 임현수 목사(60)는 북한의 초대를 받고 방문했다가 연락이 끊긴 상태다. 임 목사는 1월 30일 나진에 도착한 뒤 다음 날 평양으로 이동했으며, 지금까지 두 달 넘게 소식이 끊어졌다.
그동안 10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임 목사는 나진에 사설 보육원과 고아원 등을 지어 운영하며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활동을 해 왔다. 임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것과 관련해 여러 추측만 제기되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방역 문제로 임 목사를 격리 조치했을 수 있다는 의견부터, 최근 2~3년간 임 목사가 캐나다, 미국 교회에서 북한 붕괴설을 거론하고,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비판했는데, 이로 인해 억류됐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큰빛교회는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응 마련에 들어갔다. 지난 3월 9일에는 지역 목회자들과 함께 기도회를 열고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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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에 팽목항에서 예배한 것은 잘못"
영천 실로암교회 이광호 목사 칼럼 논란…"저
항에는 동의하나 예배 이용은 반대"
▲ 영천 실로암교회 이광호 목사가 한 인터넷 언론사에 기고를 한 글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다. 이 목사는 부활절을 맞아 팽목항에서 예배하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이방 민족이나 할 법한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그의 설명을 들어 봤다. (<교회연합신문>, 페이스북 갈무리)
경북 영천 실로암교회 이광호 목사는 4월 2일, <교회연합신문>에 '부활절과 팽목항'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부활절 행사를 팽목항에서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논지다. 글은 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칼럼의 주요 내용을 옮긴다.
"하나님과 교회의 이름으로 세월호 침몰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을 연관 지어 종교적인 행사를 주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우상을 섬기는 이방 종교인들이나 할 법한 일이다. 성경은 결코 그와 같은 종교 행위를 하도록 허용하지 않으며 참믿음의 선배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몇몇 기독교 단체에서는 고난주간을 세월호 참사와 연관 짓고 팽목항을 찾아가 종교적인 행사를 한다고 한다. 4월은 세월호 침몰 사고 1주년이 될 뿐 아니라 부활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세월호 사건을 연관 지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는 금년 부활절을 앞두고 이미 그곳에 다양한 종교적인 조형물들을 설치하고 행사를 시작한 모양이다. 그리고 부활절 당일이 되면 많은 기독교인들이 그곳에 모여 부활절을 지킨다고 한다. 관련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홍보를 하며 교인들을 동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왜 굳이 그곳에 가서 부활절 행사를 해야 하는가?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점은 팽목항에서 부활절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성경의 교훈과 무관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란 사실이다. 그곳에서 시도하는 부활절 행사는 이미 사망한 자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발생하지 않는다. 부활절을 맞아 그와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은 결코 건전한 성도들이 취할 행위가 아니다.
또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4월 16일에는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불교와 천주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팽목항에서 법회와 미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이 저들처럼 하는 것은 세상의 시류에 편승한 억지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그에 찬사를 보낸다 할지라도 그것은 건전한 교회가 취할 태도가 될 수 없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과 연관 지어 종교 행사를 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순수하게 따르는 성숙한 신앙인들이라면 그와 같은 행사를 주관하지 않는다. 교회가 기억해야 할 그리스도의 부활은 세상에서 발생하는 참사와 연관 지어 기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광호 목사의 글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면서 많은 비판 내지는 비난을 받았다. "목사님, 부활이 뭔지부터 배우셔야겠습니다", "글자(문자)만 들여다보지 마시고, 글자 속에 담긴 진짜 메시지를…", "신학과 신앙이 이렇게 창백해도 되는가", 다소 과격한 댓글들도 눈에 띈다. "진짜 목사님 맞나요?", "정말 너무나 천박합니다!", "회칠한 얼굴", "부활을 단지 기념으로 전락시키는 것 같네요. 저들에겐 부활이 우상이 되나 보네요."
이 목사가 결코 세월호 사건을 폄훼하는 건 아니라고 그를 옹호하는 입장의 글들도 있다. "신앙고백조차 정치적 논리에 휩싸여야 하는지…들어야 할 말을 해 주셨다", "100% 동의합니다", "어떤 점이 그리 못마땅한지 도저히 모르겠다", "목사님의 견해가 지극히 성경적인 것", "세월호를 이용하여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목회자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뉴스앤조이>는 이광호 목사에게 직접 설명을 듣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소리가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목사에게 메일을 보내 왜 부활절에 팽목항에서 예배를 하는 게 옳지 않은지, 부활절은 어떻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픔을 당한 이웃은 어떻게 도와야 하는 건지 등 5개 질문을 했다. 이 목사의 대답을 모두 그대로 싣는다.
이 목사는 질문에 답하기 전, 세월호 침몰에 관해 자신의 기본적인 입장부터 밝혔다.
"먼저, 저도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한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자체도 그렇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책임 있는 자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의 관련자들은 희생자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신, 불신을 막론하고 귀를 막고 있는 자들에 대한 저항운동을 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봅니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각자 형편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그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기독교 절기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설령 그것이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정통 교회가 할 일은 아니라고 이해하는 것이지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세상에서 발생한 특정 사건에 초점이 맞추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초대교회와 종교개혁 시대의 건전한 교회들에서는 기독교 절기를 그런 식으로 행한 적이 없었습니다."
▲ 부활주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침몰 1주기를 추모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다음은 질문에 따른 이광호 목사의 대답이다.
1. 부활절에 팽목항을 찾은 게 왜 문제인가. '행사'와 '종교 지도자' 부분에 방점을 찍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부활절에는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을 말씀과 더불어 기념해야 합니다. 어떤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부활절에 연계하여 행사화하거나 그것을 다른 의도를 전달하는 매체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기총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에서 거창하게 치르는 부활절 행사 역시 비판받아야 합니다. 저는 많은 돈을 들이고 교인들을 동원하여 종교적인 행사를 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종교 지도자들이 부활절을 이용해 자기의 신념을 표출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부활의 진리에 대해서는 인간들의 어떤 이념이 첨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부활절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여 삼위일체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을 따름입니다."
2. 어째서 팽목항에서 예배하는 것이 '우상을 섬기는 이방 종교인들이나 할 법한 일'이 되는가.
"예를 들어 이번 부활절 날 팽목항에 간 분들이 배를 타고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현장을 찾아가 생명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하얀 국화와 노란 장미를 던지는 것을 행사의 한 부분으로 삼았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적이지 않습니다.
광화문에서는 대표 기도하는 분이 실종자 9명을 포함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하나님이 위로해 주도록 기도하고, 나중에 평등한 사회에서 부활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했는데 그것도 기독교적이지 않습니다.
또한 분향소를 찾아가는 종교 지도자들과 일반 기독교인들이 있는데 그것 또한 기독교적이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굳이 특정 장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것 자체가 정통 기독교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제가 고백하는 신앙고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문제니 간과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21장 4항: 기도는 합법적인 것을 위해하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나 앞으로 출생할 사람들을 위해서 하되, 죽은 자를 위해서나 사망에 이르는 죄를 범한 줄로 알려진 자들을 위해서 할 것은 아니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109문: 제2계명에서 금지된 죄는 무엇인가?
(답): "제2계명에서 금지된 죄는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지 않으신 어떠한 종교적 예배를 고안하고 의논하고, 명령하고, 사용하고 어떤 모양으로 승인하는 것들이다. … 우리 자신들이 고안했든지 전통에 의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았든지 옛 제도, 풍속, 경건, 선한 의도, 혹은 다른 구실 아래 예배를 부패하게 하는 미신적 고안이며, 성직매매, 신성모독이며 하나님이 정하신 예배와 규례에 대한 모든 태만과 경멸과 방해와 반항이다."
3. 그러면 부활절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부활절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 사흘 만의 몸의 부활, 몸의 승천, 그리고 장차 있게 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재림에 연관된 선상에서 고백되는 부활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여 예배를 드릴 때 마땅히 앞의 모든 것들이 기억되어야 하며, 그것이 없는 부활절 행사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4. 아픔을 당한 이웃들은 어떻게 돌봐야 하는가.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고통받는 이웃을 기억하고 저들의 아픔에 동참해야 합니다. 저들을 말로 위로할 수 있고 관심으로 위로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물질로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위한 행위는 각 성도들이 성숙해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소외받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저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현재 세월호 사건의 전말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에는 어떤 정치적인 의도가 담길 수 없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한국의 행정, 입법, 사법부에 기독교인들이라 주장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사실을 은폐 왜곡하고자 하는 정당이나 국가의 편이 아니라, 진실의 편에 서야 합니다.
즉 그들이 속한 교회에서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 진실의 편에 서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어야 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교인이라면 마땅히 그 말에 따라 순종해야 합니다. 따라서 행정, 입법, 사법부의 책임 있는 자리에 참기독교인들이 있다면 그들은 희생자 가족의 편에서 세월호 사건을 의혹 없이 밝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5. 부활절이 아니었다면 팽목항을 찾는 게 문제없다는 것인가.
"물론이지요. 지금뿐 아니라 언제든지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며 시대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기독교인 가족이 그곳을 찾아가 안타까운 사건을 되돌아보며 시대를 해석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라 이해합니다. 나아가 크리스천 친구들이 함께 그곳을 방문하여 역사적인 해석을 하며 자신과 시대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고통받는 이웃을 기억하는 것은 장려할 만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벤트성이 아니라 크리스천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함을 동반해야겠지요."
이광호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M.Div)과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Th.M)에서 신학 일반, 조직신학을 공부했고, 대구가톨릭대학교(Ph.D.)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조에성경신학연구원장으로 있고, 홍은개혁신학연구원에서 성경신학을 가르치고, 이슬람 전문 선교 단체인 국제 WIN선교회 한국대표를 지낸 적이 있다. 도서 출판 칼빈아카데미에서 CNB 주석서를 여럿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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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에 심기 몹시 불편한 기독교계
봉은사역명에 이어 서울광장 동성애 축제 허가로 설상가상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요즈음 기독교계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 때문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터에 동성애자들의 축제 장소로 서울광장을 선뜻 내줌에 따라 기름을 끼얹었다.
오는 6월 9일로 예정된 동성애자들 행사 ‘퀴어문화축제 2015’의 서울광장 개최가 허락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기독교계가 또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발끈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이 첫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봉은사역명 철회 촉구에 나섰으나 박 시장에게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아직 봉은사역명 때문에 기독교계가 들끓고 있는 때 불쑥 동성애 문제가 터진 것.
▲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특별시 홈피캡쳐 그렇잖아도 작년에 미국에서 인터뷰한 내용이 동성애를 지지한 것처럼 보도되어 집중 공격을 받다가 10월 17일 ‘난빛축제’ 개막식에 앞서 열린 오찬회에서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등 곤혹을 치룬바 있고, 동성애 논란을 일으킨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을 추진하다가 반대에 막혀 작년 11월말에 결국에는 폐기하는 등 배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듯 보이는 행보를 해왔던 박원순 시장이었다.
‘퀴어문화축제 2015’의 서울광장 사용과 관련해 이번에도 한교연과 한기총의 대표회장이 즉각 공동지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에 강력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과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지난 4월 3일 오전 10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실에서 오는 6월 9일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2015’를 허가한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에게 사용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시민들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성금요일인데 한국교회 온 성도들이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금식하는 고난주간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있다.”고 말하고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어쩌다 이 나라의 윤리와 도덕 가치가 이토록 무너지게 되었는지 말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서울 한복판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것을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회장은 “성소수자들의 인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들의 인권 문제와는 별개로 동성애는 어디까지나 죄악이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이런 행위가 버젓이 백주대낮에 서울 광장과 서울시내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도록 허가한 서울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특별시인가? 서울시가 동성애특별시인가? 박원순 시장은 시장이 되기 전 활동했던 인권운동가가 더 적성에 맞으시면 이제라도 시장직을 내놓고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동성애는 절대로 안 된다. 대화나 타협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면서 “서울시는 이제라도 동성애 축제 서울광장 허가를 취소하고 이런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시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한기총 이영훈 목사의 인사말이 있은 후 두 기관 대표가 차례로 공동성명서를 낭독했다.
먼저 이영훈 목사는 공동성명서에서 “서울시가 오는 6월 동성애자들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2015’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도록 허락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 서울을 추악한 음란도시로 만들어 가정과 사회의 건전한 규범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므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히고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역하는 크나큰 범죄행위이다.
따라서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에 집착하는 것은 죄를 범할 특권을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의 인권에 연연하여 동성애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존엄성은 파괴되고, 이 나라에는 음란한 욕구 발산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퇴폐문화가 판을 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양병희 대표회장은 “간통죄 폐지가 불러온 성 가치관의 혼란에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동성애자들의 집단파티를 위해 기꺼이 대문까지 열어준 박원순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특권 뿐 아니라 자신에게 공공의 책무를 부여한 서울시민들 앞에 시장직을 걸고 분명히 대답하기 바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을 위한 공복인가, 성소수자들을 위한 인권운동가인가?”라고 묻고
“박원순 시장은 더 늦기 전에 서울광장 사용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시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 한국교회 1천만 성도들은 향후 서울시 인권헌장의 동성애 관련 독소조항의 완전 폐기와 동성애 입법 저지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며, 만일 성경의 경고를 무시하고 동성애를 계속 용인할 시 순교할 각오로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도 ‘서울시의 동성애 퀴어 축제 허용은 큰 잘못이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서울시를 맹비난 했다.
언론회는 “지난해에는 신촌에서 열리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킨 바 있다. 즉 구청에서 허가 취소한 것을 강행하기도 하였다.”고 상기하면서 “지난 해 신촌에서 있었던 퀴어축제를 보면, ‘공연음란죄’에 해당할 정도로 선정적이고 음란하고 퇴폐적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났었다. 이것을 서울시가 허락한 것은 곧, 범법적 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가 이렇듯 무분별하게 동성애축제를 허용한다면, 이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의 정서에 상반되는 동성애를 조장하고 확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고 개탄했다.
언론회는 이어 “요즘 서울시의 행정이 수상하다. 얼마 전에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할, 멀쩡한 전철역명을 불교의 사찰 이름으로 짓는가 하면, 이번에는 국민 정서와 국민 건강을 해치는 동성애 축제를 서울의 상징인 서울광장에서 하도록 허락하였다. 이제 서울시민들은 박원순 시장에 대하여 ‘주민소환제’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고 덧붙였다.
언론회는 또 “지금 현재 동성애를 허용한 나라들에서도 그 폐해의 심각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37개 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하여 문제가 되자, 20개 주에서는 동성애로 인하여 종교를 탄압하지 못하도록 하는 ‘종교보호법’을 만드는 등 그 혼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고 소개한 후 “우리 대한민국은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와 질서가 있었다.
그런데 서구 사회에서 망국적으로 만연하는 ‘동성애 허용’을 따라가는 모습은 ‘남이 갓 쓰고 장에 가니, 뚝배기를 뒤집어쓰고 따라 간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잘못된 문화를 무분별하게 따라가다가는 서구 사회의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에게 ‘퀴어축제’ 개막행사 허가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한교연과 한기총의 ‘공동성명서’와 언론회의 ‘논평’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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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교연-한기총 공동성명서 ]
서울시는 서울광장 동성애 축제 사용 허가를 즉각 취소하라!
“내가 너희의 앞에서 쫓아내는 족속들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더러워졌고 그 땅도 더러워졌으므로 내가 그 악을 인하여 벌하고 그 땅도 스스로 그 거민을 토하여 내느니라 누구든지 여인과 교합하듯 남자와 교합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찌니 그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위기 18:23-24).
서울시가 오는 6월 동성애자들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2015’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도록 허락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 서울을 추악한 음란도시로 만들어 가정과 사회의 건전한 규범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므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역하는 크나큰 범죄행위이다. 따라서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에 집착하는 것은 죄를 범할 특권을 정당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의 인권에 연연하여 동성애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엄성은 파괴되고, 이 나라에는 음란한 욕구 발산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퇴폐문화가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성경은 동성애라는 추악한 죄악의 말로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우리에게 분명히 교훈하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는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동성애에 빠져 강도, 간음이 성행하고 마침내 도시 전체가 악의 소굴이 되어 멸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어찌하여 백주 대낮에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동성간의 음란행위를 보란 듯이 정당화하는 집단파티가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의 장소에서 벌어지도록 허가, 방조하고 있는가.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성소수자들의 인권만 중요하고 그들로 인하여 파괴될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성 윤리와 도덕적 가치 규범, 더 나아가 청소년에게 미칠 해악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간통죄 폐지가 불러온 성 가치관의 혼란에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동성애자들의 집단파티를 위해 기꺼이 대문까지 열어준 박원순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특권 뿐 아니라 자신에게 공공의 책무를 부여한 서울시민들 앞에 시장직을 걸고 분명히 대답하기 바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을 위한 공복인가, 성소수자들을 위한 인권운동가인가?
박원순 시장은 더 늦기 전에 서울광장 사용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시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라. 한국교회 1천만 성도들은 향후 서울시 인권헌장의 동성애 관련 독소조항의 완전 폐기와 동성애 입법 저지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히며, 만일 성경의 경고를 무시하고 동성애를 계속 용인할 시 순교할 각오로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5. 4. 3.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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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언론회 논평 ]
서울시의 동성애 퀴어 축제 허용은 큰 잘못이다.
지난 28일 서울시는 동성애자들의 퀴어축제 개막식을 서울광장에서 여는 것을 허용하였다. 이 퀴어축제는 6월 9일 시울시의 상징인 서울광장에서 열리게 되는데, 지난해에는 신촌에서 열리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킨 바 있다. 즉 구청에서 허가 취소한 것을 강행하기도 하였다.
지난 해 신촌에서 있었던 퀴어축제를 보면, ‘공연음란죄’에 해당할 정도로 선정적이고 음란하고 퇴폐적인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났었다. 이것을 서울시가 허락한 것은 곧, 범법적 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자체가 이렇듯 무분별하게 동성애축제를 허용한다면, 이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의 정서에 상반되는 동성애를 조장하고 확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동성애는 극히 소수 개인의 성적취향은 될지 몰라도, 온 국민들에게 드러내 놓고 자랑해야 할 일은 아니다. 첫째는 국민들의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2013년 5월 한국교회언론회가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지만, 국민들의 74%는 동성애를 ‘정상적 사랑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었다. 같은 해 10월 동아일보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79%가 ‘동성애에게 거부감이 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둘째는 동성애와 에이즈가 상당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1년 13~24세 사이의 젊은 남성 에이즈 감염자의 94%가 동성애로 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에도 2011년 남성 에이즈 감염자의 65%가 동성애로 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밖에 나라에서도 신규 에이즈 감염자의 동성애 비율은 캐나다 75%, 필리핀 82%, 일본에서 70%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에이즈 치료비는 국가와 일부는 지자체가 부담하게 되는데, 국민의 세금에서 100% 지불하므로, 사회적 비용이 날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서울시가 무분별하게 동성애 퀴어축제를 허락하므로, 동성애 확산은 물론, 그로 인해 젊은이들이 에이즈와 같은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도록 앞장서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국가의 장래를 망치는 일이다.
동성애자들의 삶은 결코 행복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자녀와 가족이 없음으로 고독과 우울증에 시달려, 일반인에 비해 자살률이 3배나 높고, 수명도 25~30년이 짧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불행한 일을 막아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동성애를 시민들에게 조장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의 극치이다.
요즘 서울시의 행정이 수상하다. 얼마 전에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할, 멀쩡한 전철역명을 불교의 사찰 이름으로 짓는가 하면, 이번에는 국민 정서와 국민 건강을 해치는 동성애 축제를 서울의 상징인 서울광장에서 하도록 허락하였다. 이제 서울시민들은 박원순 시장에 대하여 ‘주민소환제’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지금 현재 동성애를 허용한 나라들에서도 그 폐해의 심각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37개 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하여 문제가 되자, 20개 주에서는 동성애로 인하여 종교를 탄압하지 못하도록 하는 ‘종교보호법’을 만드는 등 그 혼란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와 질서가 있었다. 그런데 서구 사회에서 망국적으로 만연하는 ‘동성애 허용’을 따라가는 모습은 ‘남이 갓 쓰고 장에 가니, 뚝배기를 뒤집어쓰고 따라 간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잘못된 문화를 무분별하게 따라가다가는 서구 사회의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것이다.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이제라도 ‘동성애 퀴어축제’로 인하여 야기될 모든 불상사와 국민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퀴어축제’ 개막행사 허가를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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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밀당 끝에 회계장부 제출
오정현 목사 사례비·활동비 내역 포함…갱신위, 외부 감사 추진
▲ 서울지방법원은 4월 8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회계장부 열람을 강제집행했다. 회계장부는 법원 집행관 사무처로 옮겨졌다. 갱신위는 이곳에서 장부를 열람하고, 이를 복사해 외부 회계 기관에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회계장부를 공개했다. 지난 3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장부를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교인들이 위임한 집행관에게 맡겨, 이들이 볼 수 있게 하라고 판결했다. 갱신위는 2013년부터 법원에 회계장부 공개를 놓고 몇 차례 소송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사랑의교회, 회계장부 공개 안 하면 하루에 2,000만 원)
4월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집행했다. 법원에서 나온 집행관 3명과 갱신위 교인 3명은 인부 30여 명을 대동해 회계장부를 가져가기 위해 사랑의교회를 찾았다. 법원이 강제집행한다는 얘기를 들은 사랑의교회는 회계장부를 4층 회의실로 모아 놨다.
법원의 집행 과정에서 사랑의교회 측과 갱신위 측 사이에 논쟁이 일었다. 교회 측이 장부를 회의실에 둘 테니 집행관 사무소로 가져가지 말고 여기서 열람하라고 제안한 것이다. 교회 측은 갱신위 교인들이 회의실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해 놓고, 잠금장치도 갱신위의 요구대로 바꾸겠다고 했다. 하지만 갱신위 측은 이를 거절하며, 법원의 판결을 고수했다.
약 3시간 동안 제자리를 돌던 논쟁은, 결국 집행관이 회계장부를 옮기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집행관은 해당 장부들을 1t 트럭 두 대에 나누어 싣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집행관 사무소로 옮겼다.
▲ 사랑의교회 회계장부는 집행관 사무처에서 보관된다.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는 4월 9일부터 한 달 동안 회계장부를 열람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사랑의교회가 제출한 회계장부는 34박스나 될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다. 교회는 갱신위가 요구한 2006년부터 2012년까지의 주계표와 수입 결의서를 비롯해 5개 부처(사무처, 재무부, 비서실, 국제제자훈련원, 세계선교부)에서 사용한 현금출납장, 계정별 원장, 지출 결의서, 지출 관련 증빙서류, 회계 전표, 예금계좌와 거래 내역 등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오정현 목사의 사례비와 목회 연구비, 각종 수당, 상여, 각종 활동비 등 지급 내역과 지출 결의서, 품의서와 영수증 등 증빙서류도 포함되어 있다.
갱신위는 4월 9일부터 집행관 사무소에서 회계장부를 열람한다. 20일 동안(주말·공휴일 제외) 볼 수 있다. 이들은 먼저 교회가 갱신위가 요구한 대로 제대로 제출했는지 확인한 뒤, 모두 복사해 외부 회계 기관에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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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일삼고도 '잘산다' 간증하는 파렴치 종교인들
[책 뒤안길] 한종해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
김학현
"그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았대요. 근데 내가 어떻게 다시 그 사람을 용서하냐고요?"
영화 '밀양'(이창동 감독, 2007)에서 신애(전도연 분)가 울부짖으며 뱉은 말이다. 남편을 잃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 안착한 신애에게 유일한 위안은 아들 준. 그러나 그가 유괴를 당한다. 기독교에 귀의하여 안정을 되찾은 신애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 유괴범을 용서하려고 교도소에 면회를 간다.
그런데 유괴범에게 뜻밖의 말을 듣는다.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자신은 이미 하나님께 용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히죽거리며 하는 유괴범의 말을 듣는 순간 '용서'라는 개념의 모호함에 휩싸인다. 신애는 그야말로 '멘붕'이 되고 만다. 소위 구원받았다는 종교인들의 뻔뻔함과 파렴치,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종교라는 그늘막에 숨어 저지르는 비리와 악행의 파렴치가 다시 한 번 세간을 들썩이고 있다. 방위 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이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을 조사하면서 밝혀지는 내용들이 그것이다. 이 회장은 서울의 한 교회 장로다. 이 회장이 하나님께서 축복하셨다고 말하는 게 그리 주목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도 기독교인들이 이런 유의 간증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게 가십거리도 안 될 정도다. 이 회장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를 자신의 불의를 감추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교회 안에 비밀 업무 공간을 마련해 놓고 CCTV는 물론 침대니 샤워 시설까지 갖춰 놓았다. 심지어는 도주로로 보이는 별도의 문까지 만들어 놓았다.
이 회장은 2004년 불곰사업 진행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 70여억 원을 교회에 기부한 뒤 다시 변제받는 수법으로 돈을 세탁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이 장로로 있는 교회의 조 목사 동생은 일광그룹 계열사의 임원으로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도 이 회장이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과정에서 빼돌린 216억 원이 교회를 이용하여 돈 세탁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보고 검찰이 조사 중이다. 그러니까 2004년과 같은 수법으로 돈을 세탁하여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을 거라는 것이다. 그의 종교는 그의 회심에 아무런 영향력을 주지 못했다. 아니 비리와 악행을 저지르는 현장이 되고 말았다.
교회와 기업인, 종교와 재물, 이들은 어떻게 음지에서 서로 결탁하는지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거룩함으로 위장된 장막 뒤에서 희한한 음모가 진행된다는 자체가 미스터리다. 거룩함과 비리가 어떻게 어울리는지 도무지 일반인들은 알 수가 없다.
"헌금 낼 돈 가져가면 벌받아"
신동아그룹은 1999년 망했다. 최순영 전 회장은 돈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관계 기관은 홍콩의 한 은행에 숨겨놓았던 최 전 회장 명의의 30억 원을 찾아 추징했다. 최 전 회장 역시 교회의 장로다.
최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 씨가 외화 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남편을 구명하려고 고위층 부인들에게 비싼 옷을 상납한 옷 로비 사건은 유명하다. 이후 최 전 회장은 한 선교 대회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큰 소리로 찬양을 불렀다. 재물을 다 내려놓았다. 없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고 간증했다. 이에 대해 한종해 기자는 그의 책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에서 아래와 같이 비웃는다.
"최 전 회장은 이 말을 지키고 있다. 부인과 자식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재물을 내려놓았다. 그러곤 '돈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31쪽)
당시 조사 기관에서 최 전 회장 집을 뒤졌을 때, 개인 금고에서 5만 원권 97장, 2100만 원이 든 통장, 1,500만~1,800만 원의 '이사장님 보수 지급 명세서', 27억 원의 예금 잔액 서류, 1억 원 상당의 명품 시계, 현금 뭉치 1,200만 원이 든 가방 등이 나왔다. 돈을 내려놓았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부인 이형자 씨가 조사관에게서 서류를 빼앗아 찢으며 한 말은 유명하다.
"그 돈은 하나님께 헌금으로 낼 돈이야! 가져가면 벌받아!"
조사관은 그의 말에 이렇게 응답했었다. 그 말도 명언이 되었다.
"세금 내시면 하나님도 잘했다고 하실 겁니다."
성경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마 22:21)고 말한다. 굳이 따진다면 신앙인인 이형자 씨의 말보다는 수사관의 말이 더 성경적이다. 참 우스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최 전 회장은 교회의 장로로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였던 고 하용조 목사와는 동서지간이다. 최 전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나도 추징금 체납액을 내고 싶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저자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면서 "최 전 회장이 쥐고 있는 돈은 없다. 부인 이 씨가 뒤에 숨겨놔서다"라고 말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부인 이 씨가 이사장인 기독교선교횃불재단 명의의 양재동 고급 빌라에 살면서 수시로 해외에 드나드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은 소송에 져 대한생명에 479억 원을 반환했다. 이는 최 전 회장 부부가 회사 돈을 종교 단체에 헌금했다는 증거다. 이를 두고 보건대 신앙인의 불량 신앙에 선교 기관이 놀아난 꼴이다. 불량 기업인 장로 부부와 선교 기관의 밀월이 낳은 좋지 않은 결말이다.
종교의 가면으로 불법을 가릴 수 있을까
종교의 이름으로 선한 척하는 기업인의 이중적인 모습은 최 전 회장의 경우만은 아니다. 신호그룹의 이순국 전 회장은 손에서 법문 낭송 테이프를 놓지 않는 독실한 불교인이다. 법명이 '청신사 백운거사'이고 부인 신송심 씨는 '청신녀 평등심'이다. 1998년 신호그룹은 망했다.
이 전 회장은 아직도 납부하지 않은 막대한 추징금이 있다. 2003년 18억 5,000억여 원 중 현재 2억 5,000만 원만 냈다. 이런 이 전 회장은 조계종 대각회 반야바라밀다결사 홈페이지에 보면 점심 공양을 했다는 기록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공양 장소는 정원만 200~300명을 수용할 정도로 넓고 잘 가꿔져 있다. 고가의 조각품들도 수두룩하다. 추징금은 안 내면서 이 전 회장은 측근들과 함께 잘살고 있다. 종교인 기업인은 망해도 자신이 믿는 종교의 기부 행위나 선한 사업은 계속된다. 문제는 선한 사업이 아니라 그가 무슨 돈으로 그렇게 하느냐이다. 법적으로는 무일푼인데.
해체된 성원토건 그룹의 김성필 전 회장의 경우도 독실한 불교인이다. 봉암사, 통도사, 영평사, 성주사 등 국내외의 20여 사찰 시설에 보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통도사의 경우 김 전 회장의 부동산을 증여받아 연화원을 지어 법당으로 사용해 왔다.
김 전 회장이 재판을 받게 되자 불교계는 즉각 구명 운동에 나섰다. 한종해 기자는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에서 "불교계에 얼마나 돈을 쏟아부었으면 … 대규모 구명 운동"이 일어났을까 질문한다. 불교계는 김 전 회장이 "불사 및 서민들을 위한 사회 환원 기증과 수천억 원대에 달하는 청정 보시행에 앞장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다. 당연히 종교인이라도 재물과 무관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불의한 재물을 모으거나 숨기기 위해 종교가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기관보다 신성한 곳이 교회요 사찰이다. 교회나 사찰이 눈앞에 이익을 탐닉하는 순간 생명력을 잃게 된다.
"나는 용서받았으니 됐다"는 <밀양>의 파렴치한이나 '기업이 망했으니 아무것도 없다'면서 여전히 가진 자인 종교 기업인이 무엇이 다를까. 거기다 이들을 비호하고 감싸는 종교 기관의 작태는 종교의 숭고함과 거룩함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종교나 종교인이 필요한 게 아니고 제대로 구별된 종교와 종교인이 필요하다.
※책 뒤안길: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책의 주된 내용이 아닐지 모르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오롯한 교훈을 찾아 떠나고 싶습니다. - 필자 주
김학현 / 목사. 예수님 닮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만 않다고 생각. 세종시 연서교회를 담임, 관심사를 글로 써 여기저기 내붙이기도 하는 '안다미로'라는 아이디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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