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아픔, 6월의 기쁨 2002-07-02 11:54:16 read : 24231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전도서 3:1~10 // 2002-06-30
시인 이금배 씨는 한국 월드컵 8강 진출을 축하하는 월드컵 송시를 이렇게 썼습니다.
한강이 용솟음친다. / 펄펄 끓어 넘치는 한반도의 용암 지구촌의 하늘을 붉게 태운다. / 땅을 덮는다. /
들어라, 개벽과도 같이 터지는 이 승리의 함성! / 밝아라, 해일처럼 일어서는 태극 깃발의 환호! /
마침내 대한민국이 우뚝 솟았구나!
잘 싸웠구나. / 자랑스럽구나. / 이 땅의 위대한 태극 영웅들, 이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다. /
신화가 아니다. / 타고난 슬기와 빼어난 기상으로 오랜 역사의 비바람 속에서
강철보다 더 뜨겁게 달구어진 이 겨레의 몸과 몸, 마음과 마음, 모두 바쳐 쏟아낸 힘의 불꽃이거니 /
오, 크고 큰 나라 대한민국 이제 누가 우리 앞에 맞서랴. /
세계의 열강들 모두 눕히고 질풍같이 노도같이 달려가자. / 우리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너와 내가 없고, 기쁨의 용광로에서 모두 녹아들어 하나가 된 나라 /
둥둥둥 북을 울리며 우리는 대~한민국을 합창한다. / 영원한 승리의 이름 대~한민국을 목 놓아 부른다.
그는 2002년 축구로 말미암는 환희의 6월을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이제 한국의 6월은 아픔뿐 아닌 기쁨의 6월도 있게 되었습니다.
Ⅰ. 6월은 우리에게 아픔의 달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잊을 수 없는 6·25 동란의 참극이었습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을 기해 북한 공산군의 불법 남침으로 인해 전란이 터져, 1953년 7월 27일에 휴전이 성립되기까지 만 3년 1개월 동안 있었던 한국동란입니다.
이 동란으로 인해 입은 전쟁의 피해는 가히 기하학적입니다. 우리 국군은 전사 58,809명, 부상 178,632명, 실종 및 포로 82,310명, 합계 319,759명의 피해였습니다. UN연합군은 전사 36,991명, 부상 115,648명, 실종 및 포로 6,944명, 합계 159,583명이었습니다. 공산군의 인명피해는 북한의 경우 320,000명, 중공군의 경우 900,0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민간인 사망자(학살 포함) 370,599명, 부상 229,625명, 납치 84,532명, 행방불명 303,212명, 피난민 2,400,000명, 전쟁미망인 200,000명, 전쟁고아 100,000명이었습니다.
물질적 피해로는 민간가옥 612,000호, 각급 학교 4,023개교(15,427동), 경찰서 1, 176개 1,931동, 행정기관 2,700동, 의료기관 1,500동, 금융기관 1,100동, 생산업체 13,100동, 종교단체 800동, 공공기관 및 단체 12,100동, 항만시설 100개소, 철로 329KM, 교량 312KM, 공업시설 43%파괴, 발전시설 41%파괴, 탄광시설 50%파괴, 가축 2,928,180두로 총 피해액 410,589,759,000환(2,281,054,214$)이나 되었습니다.
여기에 따라오는 백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피해는 수치로 기록될 수가 없는, 정말 아픔, 비참, 죽음 그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창군 이래 국토방위에서 전사, 순직, 병사한 장병, 군노무자, 애국단체 등의 충성을 영원히 기념하는 날인 현충일(顯忠日)이 1956년부터 제정되어 매년 6월 6일에 지켜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실로 6월의 아픔은 크고 그 골이 깊어 사라질래야 사라질 수 없는 어둠의 역사로 지금까지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극의 산물인 휴전협정과 남북대치가 현존하고 있습니다.
Ⅱ. 6월은 우리에게 기쁨의 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17회 2002년 FIFA 월드컵 대회입니다. FIFA에 가맹한 세계 202개국 가운데 지역 예선에 참가한 198개국 중에서 통과한 세계의 축구강호 32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대회입니다.
한국은 16강의 대전국이었던 폴란드를 2:0으로, 미국을 1:1 무승부로, 포르투갈을 1:0으로, 이태리를 2:1로 역전승 하고, 스페인을 승부킥에서 물리치고, 명실 공히 세계축구 4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축구 4강에 오르자 세계의 매스컴은 열을 뿜어댔습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의 놀라운 월드컵 모험이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꺾고 4강까지 이르렀다. 스페인은 52년만의 4강 진출이 눈앞에서 좌절돼 분노를 삼켜야만 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 AP통신은 ‘한국이 아시아 축구역사를 다시 쓰다’라는 제목으로, 48년간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 축구를 변화시킨 히딩크 감독의 인기와 지난 18개월간의 훈련내용을 상세히 알렸습니다.
프랑스방송 TF1는 ‘한국 앞에 더 이상 포르투갈도, 이탈리아도, 스페인도 없다. 한국이 강호들을 나가떨어지게 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까지 무명이던 한국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숙해가고 있으며, 세계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프랑스 AFP 통신은 ‘한국의 붉은 자존심이 한국팀의 4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이변을 일으키면서 폭발했다.’고 하였습니다. 프랑스의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아무도 한국을 막을 수 없다. 한국이 계속해서 감동의 드라마를 엮어내고 있다. 몇 주 전만해도 한국이 4강에 진출한다고 하면 비웃음을 샀지만 이는 놀라운 현실로 나타났다. 이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떨어졌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한국의 이번 승리는 이변이긴 하지만 그들 ‘자신의’ 월드컵을 위해 쏟아 부은 노력의 결과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미국 CNNSI는 ‘한국이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속에서 월드컵 사상 아시아팀으로는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유럽팀으로는 한국의 네 번째 희생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영국의 BBC 중계방송은 ‘한국 최고의 날입니다.’라고 하며 ‘한국은 뛰어난 경기로 환상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이길 자격이 충분하다. 항상 이기려는 투지로 상대방을 끝없이 압박했다.’라고 하였습니다.
일본 NHK 중계방송은 ‘준결승, 준결승이다. 한국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방송 폭스 스포츠는 ‘한국의 월드컵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의 라인업은 어느 팀도 물리칠 수 없는 젊고 패기에 찬 선수들로 이루어져 가고 있으며 결코 질 것 같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죽어도 뛰는 팀’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돌파를 실현했다고 하였습니다.
중국 홍콩의 성도일보는 ‘아시아의 호랑이가 또다시 역사를 창조했다.’고 하였습니다.
미국 USA 투데이는 ‘개최국의 파티는 계속된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불가능할 것 같은 승리행진을 이어갔다.’고 하였습니다. 미국의 언론들도 ‘한국 월드컵 기적적 행진 계속’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축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라고 하였습니다(NBC). ABC 및 계열사 ESPN은 한국이 ‘무적함대’라고 격찬하였습니다. 전 미국의 유일한 적국지 USA Today는 ‘한국이 다시 해냈다.’라고 하였습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승산이 거의 없어 보이던 한국이 스페인을 물리침으로써 이변의 토너먼트는 계속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외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스, CBS는 ‘한국의 쾌거’, ‘이변’, ‘믿기 어려운 모험’ 등의 표현으로 한국 4강진출을 보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보도에 앞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8강에 올랐을 때 세계의 매스컴들은 ‘한국이 21세기 축구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일본 아사히 TV 앵커), ‘월드컵의 산 역사인 이탈리아는 새롭게 밀려온 한국의 붉은 파도를 막을 수가 없었다.’(영국 로이터 통신), ‘안정환의 골든 골이 월드컵 사상 가장 큰 충격 중 하나를 만들었다.’ … ‘로마제국이 또 한번 뿌리 채 흔들렸다.’(영국 국영방송 BBC)고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지난 6월 25일(화),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벌어진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애석하게도 0:1로 패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축구 4강에 오른 우리 한국 축구에 모두가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날에 동원된 우리 국민들의 길거리 응원단은 무려 700만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경우든 지금 한국과 지구촌은 어떤 초강력 환각제나 각성제를 대량 살포한 것처럼 월드컵에 취해버렸습니다. 슛 골인 하나가 4700만 우리 동포들을 순식간에 황홀경에 빠뜨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무서운 축구의 매력이 지구촌의 대륙도, 인종, 문화, 역사, 종교, 언어의 장벽도 극복하는 일종의 유일한 세계 통합 문화를 이루고 있는 기분입니다.
더욱이 풍진 역사의 한(恨) 속에 응어리가 쌓인 우리 민족에게, 더욱이 IMF의 진통 그리고 우리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한국의 정치 현실, 학연, 지연, 부패의 늪 속에서 숨통이 막혀 질식 상태에 이른 우리 국민 정서에 6월의 축구는 시원한 청량제 정도가 아닌 일종의 환희요, 재생 같은 쾌감입니다. 실로 이 감격의 위력은 가히 8·15 민족 해방 감격의 다음 자리를 차지할 초 메카톤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독재 정권 하에서 권력자들은 국민들을 현실에서 유리시키기 위해 소위 3S(스포츠, 스크린, 섹스) 정책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칼하게도 민주화 된 지금은 오히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창조적인 자기 쾌감을 추구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어떤 경우든 위대한 6월이었습니다. 황홀한 6월이었습니다. ‘축구가 없는 7월부터는 어찌 살꼬?’ 하는 국민 정서입니다. 실로 벅찬 감동의 축구 드라마가 국민 화합의 새 차원을 만들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 놀라운 기쁨이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전반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저는 이 강단에서 이런 제목설교를 해본 일이 없습니다. 저의 40년 설교 역사에 아마 전무후무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터진 우리 백성들의 함성과 끓어오르는 기쁨의 용암을 외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스포츠라는 사실입니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일 뿐입니다. 여기에 지나친 어떤 의미 부여나, 역사성을 접목시킬 경우는 못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것입니다. 그 둥근 공이 다음에는 누구에게로 굴러가 버릴는지 알 수 없는 정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한국의 6월은 6·25와 같은 아픈 6월만은 아닌 기쁨의 6월도 있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축구 한국을 기록하는 새로운 축구의 장으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들에게 정말 2002년의 6월은 즐겁고 기뻤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의 강호들을 제치고 이겼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이 선수들 가운데 기독신자 선수가 11명(이영표, 송종국, 김태영, 유상철, 최태욱, 이민성, 이천수, 현영민, 안정환, 차두리, 이운재)이나 된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 없는 우리의 기쁨이 됩니다. 저들이 축구 한국의 명예를 걸고 16강에서 8강으로, 또한 지난 6월 22일 한국과 스페인전에서 승리하여 4강으로 나아가게 되어 축구역사를 바꾸어 놓고, 세계를 또 다시 놀라게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피조 세계의 시간은 사건들의 기록을 남기는 역사의 연속입니다. 그 기록적인 사건 속에는 언제나 시작과 진행과 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솔로몬의 영감에서 나타난 ‘날 때와 죽을 때’입니다. 그 사건들의 진행과정에는 언제나 명암이 교차된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죽일 때와 치료시킬 때, 울 때와 웃을 때, 슬퍼할 때와 춤출 때, 버릴 때와 거둘 때, 안을 때와 멀리할 때, 찾을 때와 잃을 때, 찢을 때와 꿰맬 때, 잠잠할 때와 말할 때,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 전쟁할 때와 평화할 때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고, 상하게 하시다가 그 손으로 고치신다고 하였습니다(욥 5:18). 이러한 명암의 인생여로를 통하여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연단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잠깐 동안의 근심을 통하여 큰 기쁨을 주신다고 하였습니다(벧전 1:6). 하나님은 만물을 봄에 소생시키십니다. 여름에 성장하게 하십니다. 가을에 여물게 하고, 겨울에 잠들게 하십니다. 그러는 동안에 만물이 만물되게 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이 되십니다. 순경과 역경, 밝음과 어두움(명암), 슬픔과 기쁨, 절망과 소망, 실패와 성공을 통하여 성도를 성도되게 다듬어 가십니다. 여기는 영구한 도성이 아니고, 오직 장차 올 성(城)을 찾아 달리는 운동 경기장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축구 경기의 승리를 통하여 그리스도인의 영원한 인생 승리를 배워야 됩니다. 승리는 연단의 죽음을 통과한 영광이라는 사실입니다. 승리는 기쁨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신과 모두에게 기쁨입니다. 승리는 극치의 상급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축구 경기의 승자들은 일약 황금 방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승리는 길이 빛날 영예라고 하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경기하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영적 경기, 믿음의 경기라고 하였습니다. 사단과 더불어 싸워 이기는 승리의 경기라고 하였습니다. 죄와 죄의 삯인 사망을 이기는 영원한 생명의 승리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승리를 뒤따르는 승리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바울은 그 분 예수께서 우리에게 이김을 주신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5:57). 그 이김의 정체는 사람을 쏘는 죄요, 그 결과인 사망을 이기는 이김이라고 하였습니다(고전 15:54~56). 사망을 이기는 힘은 ‘믿음’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긴다고 하였습니다(요일 5:4). 넉넉히 이긴다고 하였습니다(롬 8:37).
그래서 요한계시록 2장, 3장에 나타난 일곱 교회에 마지막으로 주신 권면은 이겨야 된다고 하는 필승을 요구하였습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의 최후는 승리의 최후로(계 17:14) 그 생명책에서 빛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계 20:12). 그 생명책에 기록된 대로 그 행한 일이 따라 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계 14:13).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6월의 아픔과 기쁨뿐 아닙니다. 1년 365일이, 아니 한평생의 이 세상 나그네 여로가 아픔과 기쁨의 연속입니다. 그것은 마침내 영원한 생명의 승리로, 생명의 면류관으로 끝맺을 성화와 영화에 이르는 도구가 되고, 여로가 될 것입니다. 아픔을 통한 기쁨은 죽음을 통하여 얻는 생명의 진리를 알려줍니다. 우리에게 있었던 과거의 6월은 아팠습니다. 오늘의 6월은 기쁩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는 현재의 고난, 장차의 영광을 생각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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