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목회자, 행복한 성도 2002-07-15 16:54:15 read : 19125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2002년 7월 14일 // 시편 65:1-13
오늘은 교역자 보건주일입니다. 교역자 보건 주일은 교회가 교역자의 건강을 보살피고 교역자를 이해하고 위로하기 위해 제정된 주일입니다. 교우들 중에 만나면 "목사님 건강하셔야 합니다"라고 말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무리하지 마세요"라고 부탁하는 분도 있습니다. 교역자, 특히 담임목사의 건강 문제는 교회의 발전 문제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도자에 따라 그 단체가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교회는 더 한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물론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하지만, 결국은 하나님이 건강을 주셔야 건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건강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행복한 마음으로 살면 건강할 수 있습니다. 교역자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행복한 목회자와 행복한 성도가 되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살피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하나님이 나를 택하셨다"고 믿고 살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본문 4절에 보면, "주께서 택하시고 가까이 오게 하사 주의 뜰에 거하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나이다 우리가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리이다"고 했습니다. 목회자는 택함 받았다는 의식이 분명해야 합니다. 즉 소명 의식이 투철해야 합니다. 철저한 소명감이 없으면 목회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회가 어렵다고 합니다. 목회를 소명의식이 없이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뜨거운 소명감을 가지고 하면, 목회가 쉽고, 즐겁고, 귀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전에 우리 교회 부흥회 강사로 오신 적이 있는 이중표 목사님은『별세의 지도자』라는 책에서 소명을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자기의 하는 일을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굶어도 좋다"라고 생각하며 자기 일에 만족합니다. 이 일로 죽어도 영광으로 압니다.
둘째, 하는 일이 쉽습니다. 어머니는 자녀를 기르는 것이 어려운 줄 모르고 쉽게 기릅니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힘듭니다. 목회는 쉬운 것입니다. 세우신 분이 은혜를 베풀어주시므로 쉽고 가볍습니다. 목회자는 하는 일이 쉽고 삯꾼은 힘듭니다.
셋째, 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이 일 이상 더 큰 행복과 만족은 없다고 고백합니다. 일에서 최고의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목회자는 물론이고, 모든 성도들도 철저하게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명의식을 가지고 살면, 일을 해도 귀찮고 힘들고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즐겁고, 쉬울 뿐만 아니라 자부심을 가지고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하면 건강하고,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본문 4절 말씀에 보면, "주의 뜰에 거하게 하신 사람은 복이 있다. 주의 집, 주의 성전의 아름다움으로 만족하겠다"는 말씀이 나오는데, 이 말씀이 저는 참 은혜가 되고 좋습니다. 사실 목회자는 주님의 뜰, 주의 성전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목회자는 물론이고, 택함 받은 모든 성도들은 "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다른 곳에서 천 날보다 나은 즉, 악인의 장막에 거함보다 내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 84:10)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목회자는 물론이고, 택함 받은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이처럼 귀하게 여겨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에 모여 하나님이 베풀어주시는 은혜를 시인은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전에서 내려 주시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은혜로 살며, 하나님이 맡기신 각자의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 나갈 때―목회자이든 성도이든―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2. 주님만을 의지하며 살면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5절에 보면,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땅의 모든 끝과 먼바다에 있는 자의 의지할 주께서 의를 좇아 엄위하신 일로 우리에게 응답하시리이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땅의 모든 끝과 먼바다에 있는 자들이 하나님을 찬미(讚美)의 대상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 한(限)하지 않고, 세계 만민(萬民)의 하나님이신 광대(廣大)한 신(神)이 바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시오, 우리가 의지할 하나님이심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님만 의지하며 사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의지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상에 의지할 것이 별로 없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사랑의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안전한 길임을 똑똑히 아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예레미야 17:7에 보면,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의지한다," "의뢰한다"는 말은 "믿고 맡긴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믿고, 사람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꾸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을 것이 못됩니다. 왜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까? 우리가 하나님만을 의지할 때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더위가 와도 두려워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나의 구주: 다른 모든 것―사람이나, 돈이나 학식이나, 부모나, 자식이나 다 나를 구원하지 못하되, 예수만이 구원하시는 구주가 됩니다"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살았던, 신앙의 위대한 선배, 이용도 목사는 그의 일기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미쁘시고 신실(信實)하신 지라. 그를 바라고 의지하는 자, 사랑과 은혜를 잃지 아니하리로다. 우리가 눈물로 불러 아뢸 때에 귀를 기울이시고, 머리를 흔들어 찾을 때에 사랑의 손을 주시는 이시로다. 주 외에 나를 알자가 어디 있으며, 주 외에 나를 긍휼히 여길 자가 어디 있으리요. 오직 주님만이 나의 위로요, 나의 힘이요, 또 나의 기쁨이로다. 주가 있어 나의 존재가 의미 있고 주가 있어 나의 먹고 잠도 뜻이 있었도다. 주께서 나의 중심에 계셔, 혹은 눈물로, 혹은 노래로, 나의 생활을 향기롭게 하고 또 윤택케 하는 도다...
... 오 나의 생의 맛이 되시는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주님만 계셔 주옵소서. 병들든지 성하든지 주님만 계셔 주옵소서. 욕을 받거나 칭찬을 듣거나 주님만 계셔 주옵소서. 고생스럽거나 평안하거나 주님만 계셔 주옵소서. 살거나, 죽거나 주님만 계셔 주옵소서. 그러면 모든 것이 다 의미 있고, 생명이 있겠나이다.
잘못하면, 자기가 이룬 학문이나 업적이나 연륜이나 경험, 혹은 사람들의 지원을 의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목회(주님의 일)는 이런 걸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지 예수 그리스도만 의지하고, 성령의 인도만 받는 종이 되어야 진정 하나님이 쓰시는 종이 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공로, 보혈의 공로만 의지하며 나갈 때, 주님의 종으로 제대로 살 수 있고, 주님이 직접 도와주십니다.
어떤 목사님은 당신이 시무 하는 교회 장로를 택하고 1년 동안 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첫 시간의 대화입니다. "장로가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목사님을 잘 도와서 목회에 협조하는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일할 것이니 내 걱정은 마시고 이보다 큰 일을 하시오." "그러면 우리의 할 일이 무엇입니까?" "은혜를 받으십시오" "우리는 예배 시간마다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도 은혜입니다. 그러나 기름부음 받은 지도자가 되는 은혜가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영적 지도자가 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활의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대화가 있은 후에 장로가 될 사람들에게 자기 죽음을 선언한 일이 최고의 은혜요, 최고의 지도력이요, 최고의 영광이라고 가르쳐주고 기도하는데 이 공부가 믿음의 공부요, 최고의 공부라고 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려면 내(自我)가 완전히 죽어야 합니다.
야곱이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그는 형보다 먼저 나오려고 형의 뒷다리를 잡을 정도로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자기가 잘 되는 일이면 별 일을 다 했습니다. 속이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가지고서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는 족장(지도자)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께서는 그의 환도 뼈를 쳐서 부러뜨리셨습니다. 그를 완전히 쳐서 자아가 죽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에게 야곱이라는 이름대신에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뜻은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다스림을 받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 그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족장이요,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지금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 민족은 쓰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 행복한 성도로 살길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주 하나님만을 의지하십시오. 주 예수님만을 바라보십시오.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사십시오. 세상에 있는 그 어떠한 것도 의지할 것이 못된다는 것을 분명히 아십시오. 세상 것들은 다 변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변함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농부 두 사람이 밭을 갈게 되었습니다. 한 농부가 밭을 다 갈고 보니, 밭고랑이 너무 비뚤비뚤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농부는 아주 밭고랑을 똑바로 갈았습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을 앉혀놓고 물어보았답니다. 그랬더니, 먼저 사람은 밭을 갈 때, 그 앞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놓고 거기다 맞춰서 밭을 갈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밭을 똑바로 간 사람은 앞에 있는 미루나무를 바라보면서 밭을 갈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어제나 오늘이나 항상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만을 의지할 때 제대로 주님 주신 일을 할 수 있고, 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을 날마다 살 수 있는 것입니다.
3. 받은 복으로 인해 주님을 찬양하며 살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13절에 보면, "초장에는 양떼가 입혔고 골짜기에는 곡식이 덮였으매 저희가 다 즐거이 외치고 또 노래하나이다"라고 했습니다. 사실 10절부터는 하나님이 주신 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물을 넉넉히 대어 주시고, 단비로 싹을 키워 주시고, 오곡 백과가 풍성한 풍년을 주시니, 기쁘고 즐겁게 주님을 찬양한다는 내용입니다.
요즘 제국의 아침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왕요라는 인물에 대해서 잠깐 알아봅시다. 그는 자기 이복 형, 혜종 일파를 다 제거하고 수많은 신료(臣僚)들을 죽이고 왕이 되었지만, 결국 심약(心弱)해져서 자기 아들에게도 왕위(王位)를 물려주지 못하고 3년 6개월밖에 재위(在位)하지 못하고 27세에 죽었습니다. 그가 바로 고려 3대 왕 정종입니다. 드라마에 보면 "이런 것은 아니었는데... 이게 아니었는데..."라고 그가 혼자 되뇌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즉위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왕이 되었으나 그에겐 허무감과 죄책감이 있었고, 자꾸 헛것이 보이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한 걸 보면, 아마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 분열증세(幻視·幻聽)가 심했나 봅니다. 정종 다음에는 그의 동생 왕소가 왕이 되는데 그가 광종입니다. 그는 수많은 호족들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이복 형 혜종의 아들 흥화군과 친조카(정종의 아들)도 죽이고, 심지어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도 죽이려 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면서까지 왕권을 유지하려고 공포 정치를 행한 것은 반란을 늘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26년 2개월 간 재위하며 51세까지 살았지만,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런 역사를 보면서 "너희가 온 천하를 얻고도 네 생명(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편 128편에 보면, "네가 네 손이 수고한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 너는 평생에 예루살렘의 복을 보며 네 자식을 볼지어다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로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에는 성도의 행복이 무엇인지 잘 그려져 있습니다. 무엇이 행복입니까? 세상의 것들을 많이 얻는 것이 행복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서 주님 주신 복(福)과 평강(平康)을 헤아려 보고, 늘 주님을 찬양하며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교역자 보건 주일은 오늘 한 주로 끝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목회자를 위해 진정으로 기도해 준다면, 목회자인 저는 그것으로 만족입니다. 저는 성도 여러분이 목회자에게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여러분이 주안에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저는 행복한 목회자가 되고, 여러분은 행복한 성도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께서 택해 주셨다는 확실한 소명의식(召命意識)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의 일을 해 나갑시다. 그리고, 세상의 것들이나 어떤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만 바라보며 삽시다. 마지막으로, 주님이 베풀어주신 은혜와 복(평강)을 감사하며 찬양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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