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치료에 관한 이야기 2002-08-05 15:27:26 read : 13069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미술치료는 마술치료』- 주리애 지음
제 1 장. 소 개
※ 미술치료(Art Therapy)
- 언어를 주된 수단으로 하는 심리치료에서는 다른 표현수단을 통한 대안적 치료방법이 모색되었는데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미술치료
- 그림 그리기를 통해서 자유롭게 환자의 내면세계를 표출하게 하고, 그를 통해 환자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며 보다 적응적인 상태로 이끌어가는 치료방법
1. 미술치료로의 초대
(1) 미술치료라는 이름으로
- 미술치료의 본질 : '미술을 매개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
- '미술' : 환자의 미술작품을 가르키기도 하고 그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 및 창작 후 과정을 지칭함
- '치료' :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행위와 과정으로 진단과 치료적 개입 과정으로 이루어짐
∴ 미술치료 : 환자의 미술작품과 창작과정 및 창작 후의 과정을 사용하여 환자의 상태와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경감시키고 개선하여 환자의 적응적 상태를 형성해 나가는 것
- Arts therapy(예술치료) : 미술치료, 음악치료, 무용치료, 드라마치료 등 여러 분야의 예술을 사용한 치료들을 망라하여 일컫는 말
(2) 미술치료가 좋은 이유
① 말을 못해도 괜찮다 ☞ 미술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방식이다.
- 미술은 치료자와 환자간에 언어적, 비언어적 대화를 하도록 도와준다.
- 언어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미술을 통한 표현이 그들의 상태를 제대로 알릴 수 있게 하고, 환자가 자신의 아픔뿐 아니라 자신의 강점, 장점, 능력까지 보여주도록 한다.
② 더 깊숙이 알 수 있다 ☞ 미술은 환자의 생각과 느낌을 깊게 하며 치료자가 더 깊이 있게 파악하도록 돕는다.
- 미술의 환자의 생각이나 느낌 등 의식 상태나 정신세계뿐 아니라, 그의 무의식 상태까지 알려준다.
(무의식 : 의식할 수 없으나 심리적 기능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과 과정의 체계)
- 무의식은 의식과정과 질적으로 다르며, 갈등적인 모습이 많으므로 무의식의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일방향적인 자료가 아닌 중다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 미술치료 회기는 그러한 중다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그림에 나타난 이미지는 상징적 자기보고이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보여주는 행동은 풍부한 행동 관찰치를 제공해 주고, 그린 사람이 자신의 그림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은 투사적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음)
③ 편안해진다 ☞ 환자가 미술을 즐기게 되면 긴장이 누그러지고 치료과정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④ 증거가 된다 ☞ 미술은 실제 행동이고 시간이 흘러도 보존되는 구체적 결과가 있다.
- 환자가 변화하는 과정은 대개 작고 지루한 조그마한 단계들로 이루어진다.
⑤ 뿌듯하다 ☞ 미술은 자존감을 높여주고 통제력을 키워준다.
- 미술치료 환자들 중 다수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깨닫곤 한다.
- 처음에는 자기 작품이 예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하지만 차츰 치료를 해나가면서, 중요한 것은 사물의 묘사 능력이 아니라 작품이 갖는 의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 다른 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문제는 이차적인 것이 되고 자신의 눈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대상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미술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너무나도 귀한 경험이다.
(3) 역사는 흐른다
- 미술치료의 뿌리 : 정신역동적 접근에서 시작됨
① 미국의 마가렛 나움버그(Margaret Naumburg, 1987)
- 정신분석적 접근으로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환자들의 그린 그림이 상담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발견함.
- 환자들에게 어떤 주제를 주기보다는 환자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자발적 그림(spontaneous drawing)을 중요시했고, 치료에 있어서의 전이관계를 중요하게 다룸
- 기본적인 가정 : 환자의 무의식적 사고와 감정이 그림에 직접적으로 표현된다는 것 ☞ 그림은 환자가 자신의 내적 상태를 표현한 상징적인 말(dynamically oriented art therapy)이라고 불림
② 이디트 크레이머(Edith Kramer, 1971) ☞ 미술치료가 하나의 독립 분야로서 태동하던 시기에 활동
- 주로 아동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함 ☞ 승화(sublimation)를 중요하게 다룸
- 아동 환자가 미술작업과정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갈등을 배설하고 파괴적 에너지를 전환시키는가에 주목함
- 크레이머의 접근 : 미술창작과정 자체로 치료적인 효과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줌
③ 울만(Ulman, 1992) ☞ 미술치료를 독립된 분야로 발달시킨 중요한 인물
- 나움버그, 크레이머와 더불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틀 내에서 인간의 내적 갈등과 승화라는 중요한 두 개념을 미술치료로 가져옴 ☞ 앞선 두 사람이 각기 치료 혹은 미술에 보다 더 치중한 감이 있다고 지적함
- 나움버그 :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미술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치료를 함
- 크레이머 : 미술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그 중에서 치료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미술작업을 함
- 울만 : 둘을 통합하려고 노력함
2. 오해에서 이해로
(1) 치료에 대해 묻고 싶어요
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치료가 되나요?
- 치료의 목적이 환자마다 다르듯이, 미술치료과정도 환자마다 다르다.
- 치료의 도구는 치료자 자신, 치료자와 환자와의 관계, 둘간의 상호작용, 환자의 미술작품, 만드는 과정, 생각하는 과정, 만든 뒤에 얻는 느낌과 깨달음, 새로운 경험과 옛 경험의 반복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 인지적인 깨달음과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바탕으로 환자는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다. 이때 미술치료사가 제공하는 관계의 틀은 이중의 틀이다. 즉, 치료자와의 관계의 틀과 미술작품과 이루는 관계의 틀이다. 이 두 겹의 틀은 환자의 변환과정을 튼튼하게 감싸고, 그 안에서 환자가 자기 자신과 만나도록 이끌며,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변화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② 제가 요즘 우울한데요, 뭘 그리면 좋을까요?
- 미술치료는 특정 테크닉을 구사하거나 따라할 때 마음이 변하도록 하는 장치가 아니다.
- 미술치료의 대상 :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 미술치료의 본질 : 그들의 문제를 규명해서 그에 맞는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
- 미술치료에서 중요한 것 : 사용된 테크닉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 가능성을 열어주는 미술의 존재와 그것을 격려하고 조정하는 치료사의 역할
- 미술치료가 치료인 이유 : 환자가 그림을 그릴 때 그림과정에서 일어나는 인지·정서·운동상의 변화에서 기인함
③ 거, 약 먹으면 되지, 치료하는데 무슨 미술이예요?
- 참된 치료는 환자가 가진 분노의 실체를 파악하도록 하고, 그 감정을 배설시키며, 감정의 적응적 표현과 통제 및 조절을 학습하도록 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 미술치료의 본질은 바로 과정(process)에 있다. ☞ 환자에 따라 문제 행동과 증상,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환자가 자기를 표현할 수 있게 하며, 그 표현과 치료자의 개입을 통해 자신을 자각하게 하고, 치료자와의 생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적응적 행동을 학습해 나가는 것이 미술치료 과정임.
- 미술치료는 치료이다. ☞ 생리적 수준에서 문제가 생긴 환자라면 더더욱 미술치료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약물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증상의 제거뿐이지, 새로운 적응적 행동을 학습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④ 미술치료라… 음, 그거 그냥 그림 그리고 이야기하고 뭐 그런 거 아니에요? 대충 그러다 보면 좋아지고 말이죠.
- 미술치료는 상당히 목적지향적인 행위이다.
- 치료적 효과는 우연히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를 성취하기 위해 계속해서 의도하고 노력하는 중에 얻어지는 것이다.
⑤ 거 미술치료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뭐 그렇게 환자의 그림을 보면서 이상하게 해석하고 그래요?
- 미술치료를 할 때 환자의 그림을 이해하고자 애쓰는 이유는 환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치료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의 시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⑥ 그린다고 낫는다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 미술과정에는 치료적 효과가 분명히 있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보다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⑦ 그림만 그리면 되는 거죠?
- 미술치료는 결코 미술이 목적이 아니다.
- 카타르시스가 미술치료의 전부도 아니며 모든 환자에게 치료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2) 진단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① 에이, 바빠 죽겠는데, 뭐 하러 그림 그리는 것까지 보고 있어요?
-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반드시 그림 그리는 과정을 보아야 한다.
- 평가가 목적인 경우 환자의 그리기 과정을 보지 않는다면 평가나 해석의 정확도는 매우 낮아진다.
② 그림을 딱 보면 전부 다 나타나죠?
- 그림은 지극히 개인적인 세계이므로 환자에 대한 행동적 관찰이나 체계적 면담 없이 그림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 즉, 환자의 그림에 나타난 이미지를 토대로 적극적으로 환자와 대화할 수 있는 노련함이 요구되며, 환자의 언어적 진술이 없는 경우에는 어떠한 것도 확정지을 수 없다.
③ 어? 무조건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는 거 아니었나요?
- 환자에 따라 진단 기법은 달라진다. 무엇 때문에 특정한 환자와 평가적 면접을 갖느냐 하는 문제는, 왜 그 환자가 의뢰되어 왔느냐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④ 평가할 때 환자의 과거 병력이나 가족 상황을 알면 안 되는거죠?
- 그렇지 않다. 물론 치료자는 자신이 갖게 될 수도 있는 편견이나 선입견으로부터 스스로를 통제해낼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적절한 사전정보는 정확한 평가에 많은 도움이 된다.
- 미술평가를 하기 위해서 미술치료자는 평가 회기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정보와 자료를 얻고자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평가 회기 전과 후에도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⑤ 그림 그릴 때 말하면 안 되죠?
- 그렇게 규준적인 절차가 있는 검사가 아니라면 환자와의 대화를 굳이 억제할 필요는 없다.
- 환자 개개인의 개인차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중요한 것은, 환자가 자신을 가장 자신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⑥ 그림을 다 그렸는데요, 이제 가도 되나요?
- 그림을 그리는 것은 평가의 일부분일 뿐이다.
⑦ 환자가 찰흙을 처음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평가니까 환자를 도와주지 말아야 반응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 아니겠어요?
- 그렇지 않다. 평가가 목적인 회기에 있어서 미술작품이나 미술과정은 환자의 표현을 돕는 도구일 뿐이다. 미술작품 자체를 위해서 환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환자를 제대로 진단하고 평가하며 치료하기 위해 미술평가 회기가 존재한다.
- 미술치료사가 물감이나 찰흙과 같은 재료를 다루는 시범을 간단히 보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 유의할 점 : 환자의 작품을 대신 만들어 주거나 만들고 있는 환자의 작품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
- 치료자가 돕지 않으면 전혀 진행이 되지 않을 경우, 치료자는 평가 회기의 목적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환자를 도울 수 있다.
- 반드시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미술치료사가 빠질 수 있는 잘못된 함정일 뿐이다. 평가 회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만큼 환자를 제대로 진단·평가하느냐 하는 것이다.
⑧ 언제나 그림의 이미지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죠?
- 평가에 있어서 이미지만을 중요시하는 경우는 좀처럼 없으며, 평가 회기가 환자와의 첫 대면이라면 더더욱 이미지만으로 환자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 그림을 그리는 과정 동안에 환자가 보여주는 행동, 특히 그림을 그린 사람이 자기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말이나 스스로의 평가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 그리는 사람의 미술적 재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여 해석하며, 그림 내용에 대한 섣부른 유추나 연상을 경계해야 한다.
- 그림의 이미지는 진단이나 평가를 할 때 핵심적인 것이지만, 가장 핵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또 '언제나'라는 단서가 붙으면 이 진술은 틀린 것이다.
⑨ 검은색을 많이 사용했는데요, 그러면 우울한 거죠?
- 색의 해석에 관한 문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 그림을 해석한 경험이 많지 않다면, 차라리 색깔에 따른 절대적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고 열린 마음으로 환자들의 개별 그림을 살펴보아야 한다.
- 경험이 축적되어 가면 개개 환자들마다 특정한 색깔을 즐겨 사용한다는 것과, 의외로 많은 경우에 색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⑩ 나한테 그림을 그리라고 해놓고는 내 병리나 약점을 잡아내려는 거죠?
- 그렇지 않다. 병리나 약점만을 알아서는 치료를 할 수 없다.
-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환자의 강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 환자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내는 것과 더불어 그 환자가 치료사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및 미술이라는 도구를 다루는 스타일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⑪ 나는 재보다 그림을 못 그리는데요, 그러면 나만 이상하게 보이는 것 아닌가요?
- 그렇지 않다. 이런 질문은 대부분 미술평가가 그림에만 비중을 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질문이다.
- 평가의 자료는 단순히 미술작품만이 아니라 치료자와 환자간의 모든 상호작용, 즉 환자의 태도·말·질문에의 응답이 포함되며, 과거력·가족력·병력 등도 함께 고려된다.
3. 지킬 것은 지킨다
(1) 그림 그릴 분위기가 되어야 그리지요!
- 회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미술치료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환자가 처한 환경이 환자로 하여금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가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 미술치료사는 환자가 자신의 잠재성과 능력, 현재의 고통과 문제들을 되도록 진실하고 상세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환자를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 환자가 편안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평가 회기동안 생산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치료자-환자 관계(라포, rapport)가 반드시 필요하다. ☞ 미술치료사가 자신의 태도와 인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 무엇보다도 미술치료사는 환자와 환자의 고통에 대해 성실하게 들어줄 수 있음을 환자가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따뜻한 시선과 진지한 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적인 자세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 평가가 진행될 때 환자가 최적의 상황에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집중도와 몰입의 정도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ex. 폭력이나 성적 학대의 가능성이 있는 아동 : 일반 아동보다 주의력이 더 짧다)
- 평가 회기 동안 환자가 열어 보이는 자신의 세계가 어떠한 것이든 미술치료사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어야 한다.
(2) 환자가 그런 질문 할 줄 몰랐어요
- 치료자는 환자가 과도하거나 사소한 요구를 할 때,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은 해서는 안 되며, 대신 어떤 대답이나 개입이 치료적으로 효과가 있을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 치료자는 자신이 속한 작업장에 따른 내규를 미리 파악하여 어디까지 환자에게 허용할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안 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 특정 질문에 대답하기 이전에 왜 환자가 그런 질문이나 요구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 어떤 요구나 질문들에는 환자가 가진 치료적 이슈와 관련하여 탐색해볼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다.
☞ 대부분의 환자들의 질문은 치료자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나왔다기보다는 환자 자신의 이슈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다.
(3) 비밀은 지켜 드립니다
- 미술치료사는 치료과정에서 얻은 환자의 정보를, 환자의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마땅히 보호해주어야 한다.
- 어떤 환자들은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면서 비밀로 해줄 때만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하는데, 미술치료사는 이러한 경우에 비밀 보장의 원칙을 확인시켜주면서, 한편으로는 환자가 말한 내용이 법률적으로 다른 기관으로의 보고를 필요로 한다면 보고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환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4) 환자가 누군지는 봐도 모르게, 들어도 모르게
- 미술치료를 할 때 비밀 지키기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부분은 첫째는 그림과 관련된 것이다. 그림을 치료진이 아닌 사람들에게 보여줄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반드시 그림에 나타난 환자의 이름, 친필 사인은 환자의 신원을 드러낼 수 있으므로 가려줘야 한다.
- 환자가 자신의 작품에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났으면 하고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이다.
- 환자의 신원 역시 비밀을 보장해야 한다. ☞ 사례를 인용하거나 발표할 때 환자의 이름을 모두 가명으로 바꾸는 것은 필수
-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다른 정보도 마찬가지로 보호해야 한다. ☞ 신원을 확인할 만한 정보(ex. 특정 병원의 이름이나 출신 지역의 이름, 직장명이나 학교명, 동네 이름 등)는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를 이해하기 위해 그러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정보의 속성을 기술하는 선에서 공개하면 된다.
- 환자의 정보 유출을 막을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는 거짓 정보가 갖는 속성이 원래 정보가 갖는 속성과 달라서 오해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 미술치료의 개념 ◈
미술치료를 지면을 통하여 소개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창작미술이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고, 또한 창작이라는 개념이 개인에 따라서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것과, "치료"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는 실정 때문이다.
미술치료는 "창작미술을 통하여 심리적, 정서적 갈등을 완화시킴으로서 원만하고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창작미술을 통한 심리치료가 가능한 것은, 미술을 통한 창작이 우리의 내면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정신세계를. 우리의 외면이라고 할 수 있는 현실 속에 작품이라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게 한다는 창작만이 가질 수 있는 특성 때문이라고 하겠다. 미술치료는 이러한 창작을 통한 내면세계의 외면화 과정 속에서, 개인의 갈등적인 심리상태나 정서상태를 파악하고, 거기에 연루된 갈등 관계에 있는 심리, 정서적인 요소를 창작을 통하여 조화롭게 해결하도록 도와주므로 서 , 개인의 심리적인 갈등을 완화시키거나, 병리적인 정신구조를 재편성하게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하겠다.
미술치료라는 용어는 1961년 [Bulletin of Art therapy]의 창간호에서 편집자인 Ulman의 논문에서 표현되었다.
Ulman은 미술치료는 교육, 재활, 정신치료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던 간에 공통된 의미는 시각예술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인격의 통합 혹은 재통합을 돕기 위한 시도라고 진술하였다.
학자에 따라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접근 방법이나 적용대상에 따라 나누기도 하지만 미술치료는 결국 이미지 표출과정에 있어서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법을 반복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언어적 이미지와 시각적 이미지에서 지금까지 상실, 왜곡, 방어, 억제되어있는 상황에서 보다 명확한 자기자신의 세계관을 재발견하여 자기동일화, 자기실현을 꾀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Wadeson,1980)
미술치료는 궁극적으로 심신의 어려움을 격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미술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목적이 있다.
미술치료의 발전역사와 더불어 미술치료의 개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왔다.
E. Ulman은 미술치료의 정의가 미술의 정의에 좌우된다고 하면서 또한 그 정의는 미술과 심리요법의 비율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하여 왔다고 설명하였다(E. Ulman 1992). 이는 미술치료가 미술을 통하여 혼돈에서 질서를 유도함으로써 세계와 자아를 발견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여 완전한 창작 과정 안에서 새로운 전체를 이루게 한다는 의미이다.
1950년에 보다 전문적이고 현대적인 의미의 미술치료를 제시한 M. Naumberg의 경우 1940년대 초반에 미술을 분석적이고 역동적인 심리치료의 한 도구로 소개하면서 미술치료를 정신 분석학 이론에서 근거한 심리치료의 기본개념과 밀접한 관련을 지어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서 그녀의 미술치료는 환자의 표현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방출시키려는데 역점을 두고 '치료적'관점을 띠고 있다.
M. Naumberg의 관점에서의 미술치료는 아래와 같은 장점을 지닌다.
첫째, 그림이 꿈이나 환상 또는 언어보다 내적인 경험을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둘째, 무의식적인 표현인 투사는 언어적 표현 보다 쉽게 표현되어질 수 잇다.
셋째, 모든 작품들은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
넷째, 전이의 해결이 보다 용이하다.
M. Naumberg의 견해와는 상반되는 이론적 주장을 내세운 E. Kramer는 심리치료에 있어서 미술치료의 독특한 기여도를 정의함에 있어서 '미술'을 더 강조하여 창작과정에 내재한 미술의 치료적 특성으로 유용성을 설명하였다.
"미술은 몇몇 경험의 대등한 것들을 창조함으로써 인간경험의 폭을 확장하는 도구이다. 그것은 경험들이 마음대로 선택되고, 다양화되고, 반복되어지는 하나의 영역이다. 창작활동에 있어서 갈등은 재 경험되고, 재 해결되어지고 통합되어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술은 개인의 본능적 욕구와 사회적 요구간의 외부적 갈등을 해결함으로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었다. 미술치료사는 미술적 창작의 내적 법칙과 양립되는 방법을 사용해야만 한다. 미술치료사의 기본적 기능은 우리가 흔히 "미술이 영향을 미친다(art is reached)."라고 일컫는 의식과 무의식, 실제와 환상간의 독특한 혼합체인 자아(ego)에 의해 형성된 합성(synthesis)과 통합(integration)의 행동인 승화(sublimation)의 과정을 보조하는 것이다."( Kramer, 1958, pp6-23 )따라서 미술은 정신질환 치료에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잇지만, 승화를 구하기 위해 심각하게 손상된 능력들을 스스로 치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이러한 미술치료에 미친 Kramer의 영향력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까지 강하게 남아있다.
1970년도에 들어서면서 부터 미술치료에 몇 가지 변화가 이루어 졌다 키아코스카는 Kramer의 집단치료 원리를 확장하여 미술치료를 가족간의 역동적 심리관계가 일차적으로 강조되는 가족집단치료에까지 응용시켰다.(Ulman, Kramer & Kwiatkowska, 1978).
Rhyne(1973) 또한 미술을 '정상적'인 집단에 적용시켜 tkfadf 풍부하고 폭넓게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원리를 소개하였다. 미술활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를 자각하며 집단간의 상호작용을 북돋아주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치료란 인간성이나 삶의 방법에 건전한 변화가 오도록 도와주는 방법으로 , 이는 치료실 밖의 실제 상황에서도 전이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 미술치료의 목적 ◈
오늘날 교육이나 심리임상의 면에서 미술치료는 널리 실시되고 있다. 미술치료가 마음의 건강유지, 증진이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첫째, 그림을 창조해서 그리는 그 자체가 통합이라는 치유력을 갖고 있다는 것
둘째,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이제까지 억압해온 감정을 발산하고 정화할 수 있다는 것
셋째, 말과 달리 그림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나타냄으로서 자신이 부정하고 있던 감정을 깨닫고, 퍼스낼리티의 무의식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자기 통찰의 계기가 되는 것
넷째, 말은 특정한 의미만을 전달하려 하지만 그림은 몇 개의 의미를 다의적으로 나타냄으로 많은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다는 것 . 예를 들면, 사람이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버지 ,어머니, 동포, 자기, 가족관계를 순서적으로 이야기 해 가지만 실제로는 그 모두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말과 달리 그림은 모두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으므로 치료에 유효하다.
다섯째, 치료자와 그린 사람이 같은 입장에 서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의 의미를 서로 이야기하며 이미지를 공유함으로써 두사람의 인간관계를 친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여섯째, 그린사람이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신을 통찰함으로서 자신이 본래 갖고 있으면서 발휘하지 않았던 성장으로의 잠재능력을 개발해 갈 수 있다는 것 등에 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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