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은 베냐민지파 사람으로 기스의 아들이었다. 기스는 성경에 유력한 사람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이 말은 단순한 부자라기보다 그 지역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의 말이나 경제력이나 인격과 활동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었을 것이다.
사울은 이러한 위치에 있는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사울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배경과 환경 속에서 태어난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집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을 것이다. 그 아버지가 암나귀를 잃었을 때 사울이 사환을 데리고 나귀를 찾아나선 것을 보아도 그 가정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된다. 사울은 유족한 가정에서 고생을 모르고 많은 사람의 보호와 양육 속에 순탄한 소년 시절을 보낸 셈이다.
그의 키는 다른 사람보다 어깨 위가 더했고 준수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말을 보면 사울은 외모로도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다. 이 때는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에게 왕을 구하고 있었다. 하나님과 사무엘은 왕정을 원치 않았지만 백성의 요구대로 왕을 세우도록 사무엘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셨다. 그리고 “내일 이맘때에 내가 베냐민 땅에서 한 사람을 네게 보내리니 너는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삼으라”(삼상 9:16)고 하셨다. 사울은 이렇게 왕이 되었다.
사울은 가문도 좋았고 성장 과정도 순탄한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좋은 가문,좋은 환경을 부러워하고 동경한다. 그러나 이같은 조건이 반드시 행운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다윗은 13년 이상 큰 시련을 겪고 왕위에 올랐으나 사울은 아무런 연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왕위에 오른 것이다. 이 두 사람을 비교할 때 우리에게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숨겨놓은 은혜를 짚어볼 수 있다.
모든 시련과 고난은 겪을 때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지나고 보면 하나같이 유익하고 소중한 은혜로 우리 마음에 자리잡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고난으로 연단을 받은 사람에게는 그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만 갖고 있는 영적인 보화가 있다. 어려움 속에서 겪은 연단의 소중함이나 시련을 겪고 나서 우리에게 허락되는 하나님의 지혜가 그것이다.
사울은 왕이 되었지만 비바람을 거친 들꽃과 같이 든든해 보이지 않고 온실의 꽃처럼 유약해 보이는 부문이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이다. 자녀들을 양육할 때 이러한 내용을 참고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격언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느 시대나 적용되는 것 같다.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유력한 집안의 아들로 준수한 사울을 왕으로 공포하기 위하여 왕을 선임하는 종교 행사를 가졌다. 그것은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가까이오게 하였더니 베냐민 지파가 뽑혔고 베냐민 지파를 그 가족대로 가까이 오게 하였더니 마드리의 가족이 뽑혔고 그 중에서 기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다”(삼상 10:20,21) 그때에 사울을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으나 영감을 좇아 행구(짐짝) 사이에 숨어 있는 사울을 찾아내게 된다.
이 때에 사무엘은 백성들 앞에 왕으로 공포하고 사울과 짝할 자가 없다고 하였다.그러자 백성들은 큰 환호성과 함께 “사울왕 만세”를 부르므로 사울은 이스라엘의 첫번째 왕이 되었다. 사울이 왕으로 즉위할 때에는 모든 면에서 왕이 되기에 큰 결함이 없었다. 사무엘의 집에 들렀을 때 기름을 붓고 왕이 될 것을 예언하자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오며 나의 가족도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삼상 9:21)한 가족이라고 소개하는 정말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큰 몸집을 가진 사람이 행구 사이에 숨은 것을 보아도 그의 겸손은 여전했고 순박하기까지 했다. 또한 그가 왕으로 공포되자 일부 비류들이 사울이 왕이 된 것을 비난하며 멸시하고 업신여겼지만 그들을 다 용서하는 관용도 보였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울은 너그러운 사람이고 대적을 용서하는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사울은 덕스럽고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이 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자질과 훌륭한 성향과 착한 마음까지도 그 자체로는 그 개인을 유익하게 돕는 데 큰 힘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자질이라도 신앙을 통해 하나님의 영감에 붙들리지 아니하면 큰 도움이 못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그 개인의 감정이나 상황이나 사건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인간의 자질이 신앙을 통해 성령의 다스림을 받으면 감정도 상황도 사건과도 무관하게 선용될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도 하나님의 은혜로만 우리를 유익하게 돕는데 일관성을 갖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다양하게 우리를 돕고 있는가를 기억하자. 결국 우리 자신이나 우리의 자질까지도 은혜에 붙들릴 때 온전해진다.
이와 같이 사울은 왕이 되기까지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정치적인 보복도 없었다. 저가 왕위에 오르자 암몬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둠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기도 하였다. 그러나 왕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되자 어딘지 모르게 쫓기는 사람처럼 안정감을 가지고 왕으로서의 왕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제사장 외에는 할 수 없는 하나님께 드리는 번제를 대신한 것은 너무나 큰 잘못이었다. 그뿐 아니라 아말렉과의 전쟁에서는 모든 백성과 짐승을 진멸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소와 양의 일부를 하나님의 제물로 드리겠다는 조건으로 끌어왔던 것 역시 하나님 앞에 큰 범죄였다. 이때에 사무엘은 두 차례나 하나님의 뜻을 전하여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하고 왕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시겠다는 예언을 남긴다.
사울은 블레셋도 이겼고 모압과 암몬과 에돔과 소바와 아말렉을 쳐서 승리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많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출발도 좋았는데 사울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울은 사무엘 선지자 앞에 “내가 여호와의 명령과 당신의 말씀을 어긴 것은 내가 백성을 두려워하여 그 말을 청종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울은 하나님보다 사람을 두려워하므로 왕위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인격 속에 뿌리내리지 못한 신앙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볼 수 있다. 신앙을 갖기는 쉬워도 신앙으로 길들여지는 사람이 되는데는 거쳐야 할 영적인 과정이 있다. 사울에게 있어서 큰 아쉬움이 있다면 그가 이러한 신앙의 인물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수를 가진 뒤에는 사무엘이 사울을 외면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큰 종을 잃게 된 사울의 불행한 모습을 생각해보자.
정말 존경스럽고 의지할 수 있는 하나님의 종이 함께 한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이다.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며 신앙으로 다스림을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결국 사울은 세 아들과 함께 길보아산에서 불행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신앙생활은 시작도 좋아야 하지만 끝이 더 좋아야 한다. 끝까지 성공적인 신앙 생활을 가져야 하겠다.
◇사울을 통해 얻는 교훈
믿는 성도들에게 중요한 것은 좋은 자질을 타고난다고 결코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좋은 자질까지도 하나님의 은혜에 이끌리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한다. 자질보다 중요한 것이 신앙이고 신앙은 성령의 영감이나 하나님의 은혜의 보호를 받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겸손한 사람으로 날마다 은혜 위에 은혜를 더해가자.
사울에게 있어서 결정적인 결함은 사람을 두려워하는데 있었다. 체면을 생각하거나 자기 위신 때문에 하나님의 분명한 뜻을 거스르고 하나님의 명령을 외면하는 일은 영적으로 무덤을 파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또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영적으로 경솔한 사람이 되고 자만한 사람이 되면 참으로 불행하다.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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