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 위한 안식관 두 곳/ '노트북이 뭐라고' 소송 총동원한 사랑의교회 2016-10-21 00:29:26 read : 4228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반갑다! 선교사들 위한 안식관 두 곳
그림처럼 자연 속에… 편리한 도심에… ‘쉼+영적 충전’
▲강원도 삼척큰빛교회(김성태 목사)가 최근 완공한 필그림수양관 전경으로 삼척시 근덕면에 조성돼 다음 달 문을 연다. 삼척큰빛교회 제공
동북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모 선교사(60·여)는 최근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입국했으나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았다. 재미동포인 그는 한국에 일가친척이 없다. 이 때문에 친구 집이나 찜질방을 전전해야 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적당히 머물 곳이 부족한 것 같다. 선교관 이용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다”며 하소연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이 국내에서 체류할 공간이 부족한 가운데 선교사들을 위한 안식관 두 곳이 새로 문을 연다. 강원도 삼척 큰빛교회(김성태 목사)가 완공한 필그림수양관(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길 389)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세계선교회(HIS)가 조성한 선교관(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364)이다. 필그림수양관은 해외선교사와 목회자, 성도들을 위한 공간이며 HIS의 선교관은 선교사들만을 위한 쉼터다.
필그림수양관은 오는 30일 개관예배를 드리고 다음 달부터 신청을 받아 운영한다. 삼척 큰빛교회 김성태 목사는 “필그림수양관은 선교사를 비롯해 누구나 오시되 개인이나 가정 중심으로 운영된다”며 “4계절 영적 충전소로 손색이 없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인테리어와 조경 공사가 마무리 중에 있다. 1만560㎡(3200평) 대지 위에 숙소동과 예배당, 산책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숙소동은 총 17채이며 방 2개(13평)와 1개(10평) 규모로 구분돼 있다. 개인이나 가정 등 방문객 규모에 따라 배치된다. 숙소동마다 개인기도를 위한 다락방이 있는 게 특징이다. 외부 산책로는 묵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수양관 입구에는 대형 간판이 3개나 세워져 있어 쉽게 눈에 띈다. 수양관 지역이 포항∼강릉 간 철도역세권으로 지정됐고, 내년 동계올림픽으로 서울과 근거리 교통망도 이뤄짐에 따라 접근성이 더 용이해졌다고 교회 측은 밝혔다.
선교사들은 장기간 머물 수 있으며 목회자나 일반 신자들의 경우는 단기 체류만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조식 포함해 필수 경비만 받는다. 교회 측은 수양관 조성이 마무리 되는대로 내규를 마련해 공지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수양관은 1500명 등록 교인 모두가 느헤미야와 같은 신앙고백으로 기도하며 준비해왔다”며 “수양관을 이용하는 분들에게 온전한 쉼과 회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양관을 이용하려면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033-576-0091).
HIS 선교관은 지난해 10월 수원 장안교회로부터 건물과 토지를 기증 받아 올해 공사를 시작해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1089㎡(330평) 규모로 지어졌다. 지하 1층은 식당, 1층은 선교사 6가정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다. 선교관은 지난 8월 말 개관해 현재 운영 중이다. 6가정이 거주할 수 있는 선교관은 각각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포함하는 구조로 돼있다. 선교관에는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 주방용품 일체가 마련돼 있다.
현재 선교관에는 선교훈련을 위해 예비 선교사 6가정이 거주하고 있으며 훈련이 끝난 이후인 다음 달 15일부터 정식으로 내부규칙을 마련해 운영한다고 선교회 관계자는 밝혔다. 선교회에 따르면 일반 선교사 입주는 12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 자격의 우선순위는 예장합신 파송 및 협력선교사, 합신 교단과 협력중인 선교단체 파송선교사들이다.
입주 신청은 최소 한 달 전까지(안식년 동안 거주를 원하는 선교사는 6개월 전) 가능하며 협력단체의 선교사인 경우 선교관 사정에 의해 예약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루 사용료는 8000원(사용료는 변경될 수도 있음)이며 기타 공과금은 부과하지 않는다. 자세한 운영규칙은 11월 HIS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다.
HIS 최달수 목사는 “짧지 않은 교단 선교 역사에 비해 선교관 개관이 늦은 감이 있지만 새로 마련된 선교관이 선교사들을 위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070-7113-9501).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텔 코어2 듀오 프로세서, 512MB 메모리, 라데온 X1400 칩셋. 출시된 지 10년 된 후지쯔 E8210 모델 노트북이다. 지금은 사려고 해도 매물이 없는 골동품인데, 이 노트북을 내놓으라고 민형사 소송을 불사하는 곳이 있다.
사랑의교회는 9월 29일 이 노트북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걸었다가 각하 패소했다. 사건명은 '동산 인도'. 피고는 고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성호 대표(도서출판 은보)다. 옥 목사가 쓰던 후지쯔 E8210 노트북이 교회 재산이니 내놓으라는 주장이다.
법원은 노트북이 사랑의교회 재산이라면 민법상 사원총회에 해당하는 공동의회를 열어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결의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런 결의가 없으면 민법상 사단의 대표자(오정현 목사)여도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한발 더 나아가, 법원은 이 노트북이 사랑의교회 소유라고 인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법원 판단에 승복하지 않고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양측은 이 문제를 놓고 2심에 들어간다.
▲ 2006년식 노트북을 놓고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아버지 노트북을 돌려주지 않아 형사 고소당한 옥 대표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민사 1심에서도 이겼다.
법원은 앞선 형사재판에서도 고 옥한흠 목사 유가족이 사랑의교회에 노트북을 돌려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랑의교회 도 아무개 총무 장로는 옥성호 대표가 노트북을 내놓지 않자 2014년 '절도' 혐의로 형사 고소한 바 있다. 옥한흠 목사가 쓰던 물품을 모아 전시관을 만들려 하는데, 옥 대표가 노트북을 내놓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 사건은 '횡령' 혐의로 정식 재판이 열렸고, 옥 대표는 2016년 2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사랑의교회는 옥한흠 목사 사망 후 4년이 경과하고 유족 측과 노트북에 담긴 내용에 관하여 다툼이 생기자 그제야 노트북 반환을 요청했다 △고 옥한흠은 사랑의교회 초대 담임목사였고 사후 노트북 반환 문제가 처음 생겼을 뿐 과거 노트북을 담임목사로부터 반환받은 예가 없다 △증언과 교회 규정에 따르면 교회에서 제공하는 노트북은 교역자에 귀속된다고 판단했다.
▲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는 옥한흠 목사가 오정현 목사에게 쓴 편지 때문에, 노트북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사랑의교회는 왜 노트북에 집착하는 것일까.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관계자는 "옥한흠 목사가 오정현 목사에게 쓴 편지를 이 노트북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 노트북에서 "우리가 정말 한배를 타고 있는가?"라고 물은 편지, "고등학교 운영은 교회 비전이 될 수 없다"고 일갈한 편지가 나왔다.
사랑의교회 집사인 채 아무개 씨는 이 편지들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옥성호 대표가 채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까지 나서 조작으로 볼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채 씨는 재검토를 요청했고, 2차 판단 역시 문제없음으로 결론 났다.
갱신위 관계자들은 사랑의교회가 노트북 안에 편지를 비롯해 민감한 내용이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노트북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노트북과 관련된 소송만 현재 진행 중인 것을 포함해 다섯 건이다. 갱신위는 옥한흠 목사 편지가 가짜라고 주장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후, 국과수 감정을 의뢰한 채 아무개 씨도 사랑의교회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들은 사랑의교회가 노트북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적어도 수천만 원을 지출했다고 보고 있다. 논란의 노트북은 현재 중고 매매 사이트에서 5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회계장부 제출 때 일부 누락, 6억 2,000만 원 내야 할 판
10월 6일, 또 하나 판결이 나왔다. 사건명 '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 법원은 2015년 3월 27일, 사랑의교회가 재정 장부 열람을 막으면 하루에 2,000만 원씩 내야 한다는 간접강제를 명령했다. 결국 사랑의교회는 4월 8일 회계장부 33박스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랑의교회가 간접강제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사랑의교회가 하루 2,000만 원씩 31일을 계산해 6억 2,000만 원을 갱신위에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랑의교회가 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본 근거로 △3월 27일 법원 명령이 송달된 후 7일 이내에 장부를 제출해야 했지만 4월 8일에서야 장부를 제출한 점 △서류를 제출하며 일부 문서가 누락돼 4월 30일 박스 5개 분량 문서를 새로 제출한 점 △교직원 사례비 항목에 관해 전산 파일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파일 일부만 제출한 점(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 등을 들었다.
사랑의교회로서는 회계장부를 제출하고도 적지 않은 비용을 갱신위에 지불할 위기에 몰렸다. 공개된 회계장부에서는 한 끼 20만 원 출장 식사, 수백만 원짜리 의류 구입 등 오정현 목사의 납득하기 어려운 지출 내역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사랑의교회의 항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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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시, 개신교 최초 선교지 '고대도' 관광산업 육성
독일 루터교 칼 귀츨라프 목사 도전 정신, 관광산업과 융합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충남 보령시가 개신교 최초 선교지 '고대도(古代島)'를 해양 문화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대도는 개신교 최초 선교지로, 1832년 독일 루터교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충남 보령 외연도·녹도·불모도를 거쳐 이곳 고대도에 정착했다. 1885년 입국한 언더우드·아펜젤러보다 53년이나 앞선 시기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주민들에게 한문 성경을 나눠 주고, 주기도문을 한문, 한글로 번역해 알려 주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이들을 위해 서양 감자를 재배하는 법과 야생 포도로 음료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병든 주민들에게는 간단한 진료와 처방을 했다.
▲ 중국 옷을 입고 있는 칼 귀츨라프 선교사.
충남 보령시는 고대도 개발을 위해 여러 개신교 기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왔다. 지난 2013년 백석대학교와 '고대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우수 관광 콘텐츠 및 관광 프로그램'을 위한 관·학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6월에는 루터대학교와 '정보 교류와 정책 연구, 지역 주민 교육 및 의료 지원 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지난 7월에는 '칼귀츨라프선교기념회'와 공동으로 칼 귀츨라프 한국 선교 184주년 기념행사를 주최하기도 했다.
보령시는 전시·체험·숙박·안내를 제공하는 '베를린 하우스', 이색 테마 공원, 스토리 기반 체험 공간 '고대도 앵커 파크' 등 설립하고, 관광 환경 개선과 지역민 소득 창출 모델 확보를 도모할 예정이다.
2020년 이후에는 고대도와 원산도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와 뮤지컬 전용 극장 '귀츨라프 하우스'를 만들 계획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고대도를 해양 문화 관광지로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주민 소득 창출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적이다"며 "독일인 최초로 조선을 방문해 선교와 문화를 전파한 칼 귀츨라프의 도전 정신이 깃든 이야기를 관광산업과 융합하여 고대도를 청정과 힐링, 도전과 신비의 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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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구원받을 수 있다?!
[인터뷰] 이화여대 장윤재 교수 "이원론적 신앙이 인간중심주의 신학 만들어"
"말세다. 동물은 영혼이 없다. 인간처럼 하나님 영으로 지음 받은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축복받는 존재가 되기 부적절하다. 동물 건강을 위해 기도할 순 있지만 이것도 궁극적으로는 주인인 인간을 위한 기도다. 기도는 영적인 개체와 하나님과의 통신 수단이자 인격적인 교제 수단이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정말일까. 동물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축복받을 수 없는 것일까. 구원받을 수 없는 것일까.
최근 대한성공회가 주관한 '반려동물 축복식' 기사가 나간 후 인터넷에서 '배틀'이 일어났다. 동물도 하나님의 피조물인데 축복받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과 동물은 영혼이 없기 때문에 구원도 없고 축복받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여러 질문을 품고 10월 18일 이화여자대학교 장윤재 교수(기독교학과)를 만났다. 장 교수는 동물·생태·여성신학에 관심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자다. 2015년에는 '무지개의 하나님, 푸줏간의 그리스도, 그리고 동물신학의 탐구'라는 논문을 썼다. 성공회 신부 앤드류 린지가 쓴 <동물신학의 탐구>(대장간)를 번역했다.
다음은 장 교수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장윤재 교수는 종종 "동물도 구원받을 수 있나?"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는 "받을 필요는 없지만 구원받는다"고 답한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동물 축복식부터 이야기하려 한다. 성서적으로 근거가 있는가.
있다. 하나님은 창세기 1장에서 피조물에게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고 복을 빌어 주신다. 이 복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게 아니다. 성경을 보면 친히 짐승, 물고기, 새를 만드신 후에도 생육하고 번성하라 축복하신다. 노아 홍수 이후에도 동물에게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성경을 잘 읽지 않아서 모르는 것뿐이지 분명히 나와 있다.
- 어떤 사람은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다"는 이유로 동물신학 자체를 부인한다.
기독교는 한 번도 다른 생명에 혼이 있음을 부정한 적이 없다. 대신 영혼에 등급을 매겼다. 식물은 생혼, 동물은 각혼, 인간은 영혼이 있다고 했다. 이때 하나님의 구원은 이성적인 존재이자 영혼이 있는 인간에게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정통 기독교는 절대 '영혼 구원'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기독교는 영혼불멸설을 믿지 않는다. 존재를 전인격적으로 본다. 영혼만 따로 떼어서 보지 않는다. 사도신경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우리는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함께 믿는 종교다. 바울은 육체를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영혼 구원만 강조한다. 죽은 후 영혼이 본향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이는 플라톤이 설파한 '이데아론'에 가깝다. 사도바울은 플라톤 교설 속에서 몸을 긍정하는 설교를 했는데, 현재 한국교회는 플라톤 교설을 따르고 있다.
이 부분은 영지주의와도 연결돼 있다. 영지주의는 기원 후 1세기부터 3~4세기까지 창궐했다. 안타깝게도 플라톤 의견을 받아들여 '가현설'에 빠졌다. 영과 정신은 신성하고 육신과 세상은 악하다고 보았다. 그 결과 예수가 인간 몸을 입고 오신 것 자체를 부인했다. 세상에서 살던 예수의 육신은 가짜라고 했다.
그러나 요한일서 4장에는 영지주의를 '적그리스도의 영'이라고 부른다. 정통 기독교는 첫 이단인 영지주의에 맞서 투쟁하며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왜 다시 그 이론을 믿고 있는지 모르겠다.
- 인간만 구원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고 한다. 이 때 "세상"은 헬라어로 "코스모스"다. 온 우주 만물을 뜻한다. 또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신 후 "좋다"는 말을 일곱 번 하셨다. 마지막은 "참 좋다"고 했다. 아이를 낳은 어미가 자식을 보면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거다. 자신이 배 아파 낳은 피조물인데 어떻게 구원하시지 않겠는가.
기독교인 대부분은 이 우주 만물에 인간만 포함될 거라 생각하지만 아니다. 하나님은 절대 영혼만 구원하시지 않는다. 당신이 만드신 것들을 모두 긍정하고 사랑하신다. 영지주의와 싸우며 정통 기독교를 세운 신학자 이레네우스는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다"라는 말씀에는 인간뿐 아니라 사자, 나무, 별, 달도 포함된다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종종 동물도 구원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성서적으로 보면 자연과 동물은 구원이 필요 없다. 죄가 있어야 구원에 의미가 있다. 죄는 자유의지가 있는 인간만 짓는다. 그런 의미로 보면 동물은 구원, 구속이 필요 없다.
그럼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동물에게 대속 역할을 한다. 예수 시대가 도래한 후 동물 제사가 필요 없어졌다. 단 한 번으로, 예수가 모든 죄를 사했기 때문이다. 십자가가 동물에게는 살육으로부터 대속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동물 축복식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간 중심으로 해석했던 성경을 열린 눈으로 본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기독교인들이 그간 성경을 인간 중심으로만 해석했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선과 악, 영혼과 육체로 나누는 이원론적 신앙이 인간중심주의 신학을 만들어 냈다. 기독교인 대다수는 인간만 하나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다는 구절, 하나님이 다스리고 정복하라는 명령을 인간에게만 하셨다는 것을 근거로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레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차분히 살펴보면, 이게 얼마나 반성경적이고 종(種) 차별적인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하나씩 이야기를 꺼내 보자. 창세기 1장 28절에 "다스리고 정복하라"는 말이 나온다. 많은 기독교인이 이 말씀을 근거로 정부가 생태계를 파괴해도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자연을 개발하는 것을 당연하다 생각한다. 성장만 답이라고 말하는 서양 문명이 옳다고 여긴다.
그러나 "다스리고 정복하라"는 말은 인간 탐욕대로 마구 파헤치고 뒤엎으라는 말이 아니다. 다스리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적정 위치에 오른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그만큼 피조물인 인간을 귀중하고 고귀한 존재로 본다는 말이다. 동물을 하대하거나 자연을 파괴해도 된다는 게 아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28절 이후에 나온다. 29절을 보면 인간에게 씨 있는 채소를 먹으라는 명령, 30절은 동물에게 채소를 먹으라는 명령이 나온다. 타락하기 전, 하나님은 채식을 명령했다. 한국교회가 뒷 구절을 보지 않아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우리는 29~30절을 살펴봐야 한다.
- 종교적 이유로 채식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채식은 한국교회에는 낯선 주제다.
노아의 홍수 이야기를 해 보자. 홍수는 멸망, 심판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창조를 위한 시작이다. 비가 많이 왔다고 알고 있지만 아니다. 땅에서 샘물이 솟고 궁창을 여셨던 첫 창조 때로 하나님이 상태를 다시 돌려 둔 것뿐이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은 하나님이 노아가 드리는 제사를 흠향하시고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에 있는 다른 생명을 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신다. 아마 후회하신 것 같다.
무지개 약속도 그렇다. 사람들은 무지개 언약을 보면서 하나님이 다시는 인간을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신 것이라고 한다. 창세기 9장을 다시 봐야 한다.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 사람으로 말미암아 온 땅에 육체 가진 것들을 멸하지 않겠다고 한다.
삼자 계약 하는 장면도 그렇다. 창세기 9장을 보면 자기가 누구와 언약을 맺는지 여섯 차례나 말씀하신다. 성경에서 2번만 강조해도 어마어마한데 여섯 번을 말씀하신다. 내가 노아와 동물, 이 땅과 언약을 맺는다고 거듭 이야기하신다. 재밌는 점은, 인간과 동물에게 "번성하라"는 축복은 하시지만 새 언약을 맺을 때는 "다스리고 정복하라"는 명령을 하지 않으신다. 첫 언약 때 하신 말씀을 거두어들이신 거다. 우리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계약을 맺고 나서는 하나님이 육식하되, "피째 먹지 말라"고 하신다. 유대인은 피에 생명이 있다고 보았다. 이는 동물을 함부로 학대하거나, 짓밟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고기는 대부분 피째 먹는 식이다. 요즘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고기는 생명의 산물이 아니라 죽음과 고통, 탐욕의 산물 덩어리다.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진 고기를 먹는 건 성경에 어긋난다.
이사야 65장으로 넘어가면 더 재밌는 내용이 나온다.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약속하면서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는다고 말씀하신다. 육식했던 사자가 채식으로 돌아간다. 이런 맥락을 보면 하나님이 현재 육식을 허용한 건 "피째 먹지 말라"는 엄격한 조건하에 임시적으로 용인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채식은 성경적 실천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채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장 교수는 기독인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봐야 한다고 했다. 성경 곳곳에 차별적인 말씀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구약에서는 동물을 제사 드리는 용도로 쓰지 않았나.
맞다. 성경에는 반대되는 개념이 나올 때가 많다. 우리는 성경에서 특정 인종을 비하하는 구절을 찾아낼 수 있다. 반면 성서적이지 않다고 반박할 구절도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성경은 여성에게 잠잠하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자신을 여인에 비유하면서 가부장제를 우습게 만드는 구절도 있다.
누가 맞는 것인가. 복음서만 보더라도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과연 신약성경 27권을 간추린 사람들이 이걸 몰랐을까. 부활절 새벽에 예수님 만나러 갔던 여인 이름, 숫자가 다른 걸 몰랐을까. 아니다. 그러나 성경은 네 개의 다른 기둥을 토대로 교회를 세웠다.
성경은 절대 국정교과서가 아니다. 한 가지 메시지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치열하게 기도하고 사색하며 열린 하나님 말씀을 마주해야 한다. 성경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 군데군데 차별적인 구절이 있다 해서 하나님이 차별적인 분이 아니다. 사랑, 평화의 하나님이 여성과 흑인은 2등이라고 말씀하실 분이 아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기독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재 이화여대 교수이자 교목으로 활동 중이다. 매일 학생들을 상대로 채플을 인도한다. 교회 다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한다. 15년 전에는 10명 중 4명이 기독교인이었다. 지금은 1명만 교회에 출석한다. 부끄러워서 손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비기독교인이 교회를 낯설어한다. 기라성 같은 목사님이 설교를 해도 학생들은 무관심하다. 기독교가 말하는 메시지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은혜 받았다고 말하지만, 비기독교인에게는 지적 호기심과 영적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상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아야 할 거 같다. 교회는 상식이라고 여겨지는 지독한 편견, 고립되고 소외된 상황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인간이 우월하다는 편견에 갇혀 있지만 철학, 예술, 과학 분야에서는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정설이 깨지고 있다. 실험을 통해 동물에게도 자의식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 교회만 모르고 있을 뿐이다.
저는 91년생 모태신앙입니다. '보통의 교회'에서 '보통 청년'으로 있으며 고민한 문제를 나누고 싶어 글을 연재하려 합니다. 함께 신앙생활한 분들, '평범한 성도'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도 있습니다. 기도 제목 나누기, 간증, 청년의 비전, 선교, 셀 모임, 교회 봉사, 신학의 부재 등이 그 내용입니다. - 필자 주
간증은 좋은 결과가 있어야만?
제가 다녔던 교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목적이 이끄는 삶'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시작 전후로 이룬 것을 나누자는 것이었습니다. 진행 후 청년 한 명이 대표로 간증을 했습니다. 그가 프로그램을 마친 후 이룬 것은 대학 수석이었습니다. 간증을 듣는 동안 청년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했고, 더 열심히 신앙 앞에서 바로 서려고 했던 다른 청년들의 얼굴이 떠올라 솟구치는 불편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좋은 결과만이 간증이 됩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만을 나누며 하나님을 증언하겠다는 사고방식은 위험합니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간증거리 하나 없을 정도로 일이 안 풀리면 하나님께서 내 삶에 역사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어 버립니다. 내 일을 '막으시는 하나님'도 분명히 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내 기도에 응답하시고, 안 하시고도 하나님께서 결정하십니다.
특히나 성공지상주의가 결합된 한국교회 간증 문화를 고민해야 합니다. 간증을 듣고 있으면 "힘든 일이 있었고, 때로는 신앙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결국 하나님이 풀어 주셨다"가 결론입니다. 하나님 믿고 잘되었다는 말들을 전하기 전에 그 메시지가 과연 합당한 것인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간증은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일인데, 저 말을 통해 과연 복음이 전해질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하나님 잘 믿은 결과가 안 믿는 사람과 다를 리 없다면 되겠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역시도 복음서를 톺아봤을 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복음서는 '이번 생은 망했다'는 이들에 대한 기록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생망'들의 승리
다시 말씀드리지만, 간증은 우리의 성공담이 아니라 복음이 전해져야 합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성공담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라 예수를 믿고 싶은 마음이어야 간증입니다. 그렇기에 복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복음에 대해 <욕쟁이 예수>(박총, 살림)라는 책에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있습니다. '복음'이라는 말의 헬라어는 '유앙겔리온(eiaggelion)'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로마의 승리'입니다. 로마라는 강력한 제국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번영들이 복음이었습니다. 천하를 지배하는 로마 시민으로서 어디를 가든 목에 힘주고,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본래의 복음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예수께서 로마의 복음인 '유앙겔리온'이란 말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예수를 믿었던 사람들은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수의 복음은 세속적 성공을 하지 않아도 하나님나라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이들은 로마의 복음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나님나라에서 누릴 수 있는 평화의 복음이 전해졌다는 것이 <욕쟁의 예수>의 설명입니다.
한국교회 간증을 통해 전하는 복음은 '로마의 복음'에 가깝습니까, '예수의 복음'에 가깝습니까. 한번 이 지점에 대해서 물어야 합니다. 간증의 내용이 자기계발서 성공 스토리가 얘기되는 방식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서의 "나의 방법을 따르면 성공한다"는 논리와 "예수를 이만큼 믿으면 이만큼 할 수 있다"는 논리가 무엇이 다릅니까.
예수가 기록된 복음서를 봐야 합니다. 복음서는 요즘 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고 절망하던 사람들을 통해서도 복음이 전해졌다는 것을 기록한 책입니다. 복음서의 구성원들은 세리, 창녀, 불치병 환자 등이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복음서의 시대는 신분 이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실질적인 삶이 바뀌지 않습니다. 기적을 체험해도, 다른 사람이 그 사람들을 보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 번 하층민은 영원한 하층민입니다. 요즘말로 '이생망'입니다.
그렇게 로마의 기준으로 복음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예수 믿은 사람이라고 반드시 잘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수만 누릴 수 있는 승리 대신, 대다수의 못난이들을 통해 복음이 전해진 역사가 성경을 통해 전파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통해 하나님을 나눠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면 이해가 안 되는 측면입니다. 그렇기에 복음서는 위대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복음서의 기록은 '예수의 복음'이 '로마의 복음'을 상대로 한 유쾌한 승리가 아니겠습니까.
부족함도 나눌 수 있는 교회
교회 간증 문화를 돌이켜봐야 합니다. 세속적 성공이 하나님나라를 증언하고자 하는 길이라고 엉뚱한 생각을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봅시다. 또 한 가지, 누군가의 돋보이는 성공이, 내가 기도했을 때 이뤄 낸 좋은 결과가 하나님을 증언하는 길이라는 이상한 믿음이 교회에 깔려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혹시 부족한 모습은 나눌 수 없는 분위기가 교회를 지배하지 않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간증은 자신의 못난 모습 속에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나눌 때, 더 풍성해집니다.
실패한 얘기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차피 세상에서도 화려한 조명을 받을 사람들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삶에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증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자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못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된다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그렇기에 교회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제 아무리 복음과 신앙으로 무장해도 힘든 일을 겪으면 힘듭니다. 맞으면 아픕니다. 상황이 안 풀리면 하나님 원망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 힘든 과정 속에서 우리가 만난 주님을 서로 나누며, 보듬어 주는 것이 공동체의 역할입니다. 자신의 못난 삶을 나눌 만큼 편해야 좋은 공동체입니다. '세속적 성공의 화려함'이 아니라 '복음이 가진 화려함'이 나눠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부족한 이들의 간증을 나눌 교회는 지금 시대 청년들에게 더 필요합니다. 청년들의 마음 아픈 얘기들이 사회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수저계급론', '이생망', '6무 세대' 등 그 뜻을 알면 가슴에 먹먹함이 몰려오는 말들이 오고 갑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이 절망스러운 청년들 가운데에도 역사하십니다. 청년들이 이런 얘기들을 서로 나눠 갔으면 합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며 성문 밖에서 절규하는 이들이 예수를 믿고 희망을 얻은 것이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절망한 사람을 보듬어 주는 교회, 절망스러운 상황에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간증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세훈 / 여러 매체에서 학생기자로, 시민기자로 글을 써 왔다. 장학금으로 대학원을 다니게 되어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기는 한데, 관심 분야는 경제학과 종교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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