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강단에서 끝내는 것 아니다
2015-12-15 23:57:57

이동원 목사 23일 설교 컨퍼런스에서 강연

좋은 설교, 삶에 변화를 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모든 목회자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23일 좋은설교연구소와 국민일보 아이미션 공동주최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완성도 높은 설교 컨퍼런스’에는 전국에서 1천여명의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한국교회 대표적 설교가로 꼽히는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 소망교회 원로 곽선희 목사, 좋은설교연구소장 박영재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등이 강사로 나섰다. 첫번째 강연을 전한 이동원 목사는 지구촌교회를 한국 침례교회의 대표교회로 성장시켜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자세하게 전달했다.

아직은 전통적 설교의 틀 고집, “성도들을 위한 봉사”

이동원 목사는 설교의 틀과 강해, 그리고 아웃라인에 대한 내용을 강연하며 ‘설교의 틀이 꼭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서론, 본론, 결론 구성의 전통적인 설교를 고집한다”고 했다.

그는 포스트모던 시대, 기존의 권위와 틀이 파괴되는 풍토에서 굳이 틀이 있는 설교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다고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등장한 것이 ‘이야기식 설교’다.

하지만 이 목사 자신이 전통적 설교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성도들이 설교 내용을 명료하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설교를 들어보면 ‘첫째’, ‘둘째’, ‘셋째’ 식으로 내용을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 목사는 “사실 다른 목사들의 설교도 단어만 사용하지 않을 뿐 대부분 마찬가지”라며 “나열식 설교라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철저히 성도들을 위한 봉사”라고 했다.

“바울은 어떻게 설교했을까…”, 주석집 많이 볼 것 강조

이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설교를 어떻게 하셨을까” 고민했지만 부분적으로밖에 남아 있지 않아 대신 바울의 설교를 꼼꼼히 분석해 봤다며 바울은 철저히 성경을 가지고 각론하며 단순히 성경을 인용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본문의 뜻을 성실하게 풀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바울은 자기에 생각을 본문에 주입시킨 것이 아니라 성경의 진정한 의미를 풀어냈다. 철저하게 강해적이고 철저하게 그리스도 중심적이었으며 적당히 성경을 인용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성경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매우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교회 목사님들의 정황에서 원문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때문에 좋은 주석집이 필요하다. 난해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추천하고 있는 좋은 주석집을 보는 것이 좋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목회자들이 많이 보는 강해집과 주석집은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해집에 앞서 주석집을 먼저 볼 것을 요청했다. 한국에서는 특히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찰스 스펄전의 강해집이 많이 읽히고 있지만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사람이 쓴 강해집은 완전한 것은 없다는 것이 이 목사의 생각이며 되도록 오류를 줄이기 위해 먼저는 좋은 주석을 읽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카피의 유혹이 있지만 자기 설교 만들어가라”

이 목사는 “바쁘다 보면 좋은 설교를 카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한 교수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날 그 교수가 학생들에게 설교 한 편을 제출하라고 했더니 한 학생이 자신의 설교문을 카피해왔더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그 학생은 여러 개의 설교문을 모은 책에서 그 설교를 선택했는데 그 책에는 에디터의 이름만 적혀있을 뿐 각 설교문의 저자는 맨 뒷장에 작게 표기되어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를 보고 F 학점을 매겼던 교수는 고민하다 다시 A+ 학점을 매겼다. “좋은 설교를 보는 안목이 있다”더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우스갯소리다. 이 목사는 “누구나 남의 설교를 카피해본 경험이 있지만 그 습관이 오래 가는 것인 좋지 않다”고 분명히 말하며 “자기 설교를 만들어가라”고 강조했다.

‘부흥의 시대’가 아니라면 설교의 서론이 중요

이 목사가 미국에서 이민 목회를 하던 시절, 마음 한쪽에는 늘 한국교회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미국에서 편하게 목회하던 것에 미안한 마음에 한국에서 개척교회를 하며 고생하더라도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들과 목회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갈망으로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오니 그리워했던 성도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부흥의 시대는 지나가고 철저히 세속화된 포스트모던 시대의 성도들이 대다수였다.

이 목사는 “금요 철야기도 때 6, 7시간씩 쉬지 않고 기도했던 뜨거운 부흥의 때는 성도들이 말씀을 사모하고 성령이 마음을 만지셨기에 서론이 길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세속화된 시대에는 서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습관적으로 예배 오는 이들, 하물며 ‘가정의 평화’를 위해 오는 이들에겐 마음의 준비가 전혀 없으며 이러한 성도들은 1분이면 설교를 들을 지 말지를 결정하곤 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서론은 청중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고, 본문의 배경을 설명하며, 주제의 제기와 중요성 설득, 본론의 다리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 목사가 말하는 좋은 서론이란
▲적절한 길이
▲흥미 있는 전개
▲진지한 문제제기
▲본론에 대한 기대감 창출 등이 고루 만족된 것이다.


“목회자들이 설교는 잘하는데…”라는 말 두려워

이 목사는 목회 활동을 하며 “목회자들의 설교가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고민, 목회자의 인격이 신뢰받지 못한다는 고민, 목회자가 설교만 전하는 기능인으로 전락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 “설교는 잘하는데…”라는 말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의 영향력,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목회자의 인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설교자의 인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혀 힘이 없다. 설교가 끝났다고 해서 설교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강대성에서 전한 설교가 성도들에게서 열매를 거두는 순간이 설교의 영향력이 나타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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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희 목사가 말하는 ‘교회성장’과 ‘설교’란

‘완성도 높은 설교 컨퍼런스’ 두번째 날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원로)는 ‘명쾌한 논리가 설교 완성도를 높인다’는 주제로 후배 목회자들에게 강연을 전하면서, 자신의 목회 경험을 통해 좋은 설교 전하는 방법들을 설명했다.

그는 “설교를 쉬지 말아야 한다”며 “설교를 통해 상대방이 알아듣고 결단한 이후 모든 것까지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곽 목사는 “책임지지 못한다면 이는 설교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력하게 말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한국, 수직적·성전적 교회 필요

곽선희 목사는 설교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그가 생각하는 교회성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교회성장에 있어 교회의 ‘인상’(이미지)과 목회자의 ‘설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경영적인 목회는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자신이 목회했던 소망교회에서는 예배를 위한 버스운행도 없었다는 사실을 들어 “복음을 맛본 사람들은 스스로 찾아온다”며 설교의 권위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 교인 쟁탈전이 심각한데, 개교회의 특성을 갖고 다양한 목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는 ‘회당’적 이미지의 교회와 ‘성전’ 이미지의 교회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밖에 없었고 그곳이 만민이 기도하는 처소가 됐다”며 “현재의 한국교회들은 교인들과의 만남과 수평적 기능을 갖는 회당적 교회다.

하나님께서 계시고 말씀 선포와 기도 응답이 이뤄지는 수직적 기능을 담당하는 성전적 교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성전적 교회에서 목회하는 목사의 경건지수는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곽선희 목사는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므로, 교인들은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이라며 “설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도응답이 이뤄지는 설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설교에 있어 치유역사 등 영적 역사가 일어나는 설교가 되어야 한다고 전하면서, 그가 생각하는 훌륭한 설교의 조건 몇 가지를 풀어 설명했다.

훌륭한 설교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곽선희 목사는 “훌륭한 설교를 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영감이 있는, 복음적인 설교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니, 목회자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며 “하나님의 말씀이 선지자처럼 들려오면, 말씀에 사로잡혀 말씀 자체가 생명력 있게 된다. 이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교를 위해) 성경본문을 무릎꿇고 경건한 자세로 소리 내서 50번은 읽어보라”며 “성경을 영적으로 읽어나가면, 전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곽 목사는 “보는 것이 많아지면 듣는 것이 약해지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진다”며 “성전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고 은은한 분위기 가운데 하나님과 내가 교제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예배 시간 전에는 조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설교자가 먼저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하며, 그를 위해 성경을 많이 봐야 한다”고 말하고, 복음지향적인 설교에 대해 강조하면서 “목회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완전히 복음적이어야 하며, 진리로 충만하고 확신에 가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곽선희 목사는 “훌륭한 설교를 전하기 위해 ‘효과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교인들이 잘 아는 말(언어, 그들의 문화)로 설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때문에 곽 목사 스스로도 교인들의 취미생활을 연구하고, 목회적으로 TV를 시청하는 등을 교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며 “현대인들의 정신세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설교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책을 많이 읽어서 적어도 베스트셀러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덧붙여 전했다.

세번째로 곽선희 목사는 훌륭한 설교를 전하기 위해 검증된 진리를 통해 신뢰를 얻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군대 다녀와 본 목회자가 군인들에게 설교할 수 있다”며 목회에 있어서 삶과 생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교회는 영적 권세도 있어야 하겠지만, 생활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할 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목사는 “뜨거운 가슴으로 복음을 실천해야 한다”며 행동적, 사건적, 역사적, 삶의 현장에서 이야기를 하는 ‘히브리식 설교’를 지향하라고 목회자들에게 촉구했다.

곽 목사는 마지막으로 “설교를 할 때 결론을 내지 말고, 듣는 교인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설교자의 결론이 길어지면 ‘잔소리’로 들린다”며 “서로 뻔히 다 아는 이야기인데 설교의 ‘부록’이 너무 길면 안된다. 설교를 통해 듣는 이들을 결론으로 유도하되, 결론은 각자 스스로 맺도록 만들라”고 말했다.

바울과 같은 십자가 중심의 설교가 진짜 설교

곽선희 목사는 가장 중요한 설교의 요건으로 십자가의 복음을 강조했다. 그는 “설교는 지식을 주는 것도 아니고, 윤리 도덕 강연도 아니다”라며 “설교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십자가의 은혜를 잘 설명할 때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 은혜에 감격해 세상을 밝게 만든다. 십자가 중심의 설교가 진짜 설교”라고 강조했다.

반면 “제일 큰 죄가 윤리적 설교, 다시 말하면 율법적인 설교”라며 “도덕 강연처럼 ‘무엇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설교는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근본적인 것은 복음으로, 복음 안에서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선희 목사는 훌륭한 설교자의 좋은 예로 바울을 소개하고, 바울처럼 ‘십자가 중심의 설교’를 전할 것을 강조했다. 곽 목사는 “한국교회에 구약설교가 많은데, 될 수 있으면 구약설교는 적게 하고 복음서 설교에 집중하면 좋겠다”며 “십자가 중심의 설교를 전할 때 설교자에게 권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곽 목사는 바울이 고난 가운데 있었지만 모든 것을 하나님의 큰 섭리로 바라보면서 불평불만을 갖지 않았던 점을 설명하면서 “목회자는 불평의 마음을 품지 말고, 인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영적 성찰과 통찰력, 하나님의 큰 섭리로 성경과 세상, 사건을 바라보는 훌륭한 설교자가 되라”고 요청했다.

이외에도 곽선희 목사는 “설교를 할 때 원고를 읽어서는 안 된다”며 “설교는 복음의 연출이다. 말로 음성으로 얼굴 표정으로 몸짓으로 연출하라”고 전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설교하라

또 곽선희 목사는 “긍정적인 사고 만이 복음은 아니다”라며 “십자가 안에 소망이 있는 것이지, ‘긍정’만을 추구하지 말라”고 한국교회 내에 만연한 성장주의, 기복신앙 등을 우려했다. 특히 참석자들에게 “교회성장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곽 목사는 마지막으로 “설교는 하나님께로부터 계시를 받아 하는 것으로, 즐거움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치 십자가 지는 마음으로 설교하고 새벽기도를 이끌지 말라”며 “목회자가 목회를 노동으로 생각하면 은혜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설교할 때 조는 사람에게 초점을 두지 말고 반대로 제일 잘 듣는 사람만 보고 설교를 하라”며 “설교할 때 부정적인 것을 보지 말고 제일 밝은 면, 은혜 되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그는 “목회가 자유롭고 행복한 목회, 행복한 교회가 된다면 저절로 교회는 부흥하게 되어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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