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반도에 첫 한인교회가 서고 있다 / 하나님께서 은혜 주신다는 배짱 갖고 설교하라
2015-07-24 11:36:36



















아라비아반도에 첫 한인교회가 서고 있다

UAE에 첫 한인 독립 교회 세우는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 중동선교의 전초기지 될터
심자득

▲ 조감도
이슬람국 한 복판에 아라비아 반도 최초로 독자예배당을 가지는 한인교회가 한창 건축 중에 있다.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 UAE)의 수도 아부다비 무사파 지역에 3천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지는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강희진 목사)다. 이 교회는 아부다비에 위치하고 있지만 소속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유럽지방이다.

오는 12월 성탄절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교회는 6930㎡(2100평) 대지에 3층 건물로 지어지며 1000석 규모의 대예배실을 비롯해 500석 250석 100석 80석 등 소예배실을 갖출 예정이다. 교회 안에는 소그룹실 16개, 카페와 서점, 사무실, 5채의 목회자 주거공간 및 게스트룸 등도 들어선다.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의 강희진 목사는 “이 교회를 통해 디아스포라 선교에 한 발 다가서게 되리라 확신한다. 하늘을 향한 십자가는 걸 수 없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건물 전체가 십자가 모양을 띠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 조감도
이렇게 마련된 교회는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의 예배당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극장이나 호텔, 식당 등을 빌려 예배를 드리던 타 교파의 한인교회들, 그리고 아부다비에 거주하는 외국 그리스도인을 위한 예배 장소로도 활용된다. 건물없이 드리는 예배를 불법으로 취급하는 UAE에서 이 교회건축은 여늬 교회들에게도 희소식이다.

현재 아부다비는 자국민이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182개국에서 온 외국인이 거주하는 특이한 형태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들 외국인 중 10% 정도가 기독교인들로서 각 국의 개신교회 뿐 아니라 가톨릭, 콥트, 정교회 등이 들어와 있다.

이렇듯 UAE는 다른 아랍국가에 비해 기독교에 대해 그나마 관대한데 그 이유는 UAE가 연합국이 되기 전에 왕족이 한 기독교인 의사로부터 큰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1971년에 UAE가 연합국이 된 이후에도 현지인에 대한 선교는 금지하고 있으나 7개 토후국마다 종교단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예배를 드리게 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의 기공식 장면. 완공예정은 2015년 성탄절이다



▲ 지난해 11월 중앙연회의 최재화 감독과 이정원 감독이 UAE 문화부 장관 쉐이크 나흐얀(가운데)과 성공회 관계자를 만났다.

이 교회가 들어서는 곳은 당초 영국 성공회가 장기 임대로 받은 교회부지였다. 그러나 개발시한이 다가오는데도 영국성공회가 건축을 하지 못하자 평소 협력관계에 있던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에 자신들을 대신해 교회건축을 제안해 왔다고 한다.

교회를 건축하지 못하면 부지가 국가로 귀속되고 말기에 선교적 손실이 너무 크다고 본 강 목사가 이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다.

이 제안은 60억 원 규모의 건축 비용 중 5억 원을 한 성도가 헌금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건축비의 절반인 30억원은 아부다비의 다른 여러 교회들에게 임대하여 마련할 예정이다. 이미 50여개 교회가 시간차이를 두고 예배를 드리겠다는 신청을 해온 상태라고 한다.

한 건물에 여러 교회가 예배드리는 현상은 교회건축이 자유롭지 못한 이 나라만의 풍속이라고 보면 된다. 교회가 건립되면 이슬람국가의 주일격인 금요일 하루에만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50개 교회, 3만여명의 크리스천들이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2015년 7월 현재 건축중인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

성도들이 종려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판매하는 등 건축비 마련에 애를 쓰고 있지만 그래도 교회가 나머지 건축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란 쉽지않은 현실이다.

강목사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중앙연회(최재화 감독)가 중심이 되어 ‘100만원 1000구좌 운동’을 전개하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8월말에는 이 교회의 중요성을 인식해 감리회 10개연회 감독이 아부다비에서 감독회의를 갖는다.

강 목사는 “그동안 UAE 한인교회들은 영국과 미국교회 건물을 임대해 예배를 드려왔다. 우리도 그간 호텔이나 학교 체육관을 빌려 예배를 드려왔다”며 “이번에 예배당을 건축하면 독자적인 교회당을 가진 첫 한인교회가 되는 것일 뿐 아니라 중동지역에 진출하는 최초의 감리교회로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교회가 완공되면 예배처소로서의 본래적 기능은 물론, 무슬림지역 한인선교사들이 비자 제약없이 방문하여 쉴 수 있는 선교사들의 휴식처이자 훈련센터, 글로벌 선교단체들의 세미나와 집회공간, 교민들의 문화 예술 친교의 중심지 역할 등 중동선교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맑은샘 아부다비한인교회 교우들


● 건축헌금 모금처 : 중앙연회
● 계좌 : 국민은행 813001-04-064696(예금주 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 담임목사 : 강희진 +971)50-220-2360
● 다음카페 http://cafe.daum.net/abudhabikorean
● 문의처 : 02-399-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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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총리 “국정 협력을”… 교계 “동성애 반대를”

한기총·한교연 잇따라 방문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해 이영훈 대표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한 황 총리가 양병희 대표회장과 악수하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2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을 잇따라 방문해 국정에 대한 한국교회의 협력을 요청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체성을 세우는 데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황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기총 사무실을 찾아가 “이영훈 대표회장 취임 이후 한기총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인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 주신다면 국민도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 동성결혼 문제를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총리께서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총리는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대표회장은 또 “개화기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왜곡돼 있는데, 이 부분도 바로잡아 달라”고 부탁하고 “다문화 가정,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섬기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면담 후 이 대표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황 총리를 위해 기도했다.

황 총리는 20분 후 같은 건물에 있는 한교연 사무실을 찾았다. 황 총리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 없이 대통령이나 총리, 장관만의 힘으로 국정을 수행하긴 어렵다”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과 부정부패 척결, 사회·정치 개혁 등 시급한 현안들을 잘 풀어갈 수 있도록 기독교계가 협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황 총리가 취임 이후 새벽 인력시장, 노숙인 무료급식소, 쪽방촌 등을 방문하는 등 서민 친화적 민생행보를 보여줘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영훈 전 대표회장은 “동성애 문제에서처럼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공권력이 무너져선 안 된다”면서 “한국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총리께서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황 총리는 “앞으로 잘 하겠다.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양 대표회장은 황 총리에게 성경을 선물했으며, 박위근 전 대표회장이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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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목사가 '동성 결혼' 설교한 이유

동성애자 흔한 미국 사회 현실 무시할 수 없어…악성 댓글에 "지나친 신앙의 확신은 중독"

이은혜 기자

지난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 결혼을 법제화했다. 미국의 한인 교계도 이 결정을 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지난 7월 5일, 미국 와싱톤한인교회에서 시무하는 김영봉 목사가 '동성 결혼 시대의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문은 이틑날 <뉴스앤조이>에도 실렸다. (관련 기사: 동성 결혼 시대의 믿음)

설교문에서는 성서학자이자 목회자로서 김영봉 목사가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그의 교회가 있는 버지니아 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 이전부터 동성 결혼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만큼 교인들에게 동성 결혼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는 일차적으로 설교를 듣는 미국 한인 교회 회중을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그러나 이 글은 한국에서도 많은 독자들에게 퍼져 나갔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설교문도 '동성애 절대 반대'를 외쳐 온 기독교인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김 목사가 쓴 글이 명확하게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동성애 반대론자들은, 선천적인 동성애는 존재하지 않으며 동성애는 악한 영의 지배를 받아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만 했다. 그들에게 김 목사의 설교문은 고려할 만한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설교 학교 특강 강사 등으로 한국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영봉 목사를 7월 16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김영봉 목사는 미국 와싱톤한인교회 담임목사다. 그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자 7월 5일 '동성 결혼 시대의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 '동성 결혼 시대의 믿음'이라는 설교문의 길이나 내용으로 볼 때, 갑자기 준비한 것 같지는 않다. 어떻게 이 주제로 설교하게 됐나?

미국은 오래 전부터 동성 결혼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교인들이 살면서 실제로 겪는 부분이다. 미국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성 소수자를 만난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동성애자일 수 있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는데 그중 한 명이 동성 부부가 입양한 아이일 수 있다. 학부모 모임을 갔는데 내 아이 친구의 엄마가 동성애자일 수도 있다. 이전보다 더 자주 만난다. 일상이 된 셈이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인 중 딸이 레즈비언인 경우가 있었다. 다른 도시에 사는 딸이 어느 날 동성 연인과 결혼한다고 전화가 왔다. 아버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어머니는 중간에 끼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나에게 물어 왔다. 나는 '신앙적으로는 나도 인정 못 한다. 그러나 남편 분처럼 아예 안 보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 결혼식에 가시라'고 했다. 가서 딸에게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꼭 전하고 오라고 했다.

또 한 번은 교회학교에서 아이들이 '게이도 구원받아요?'라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순진하게 시작한 질문이 나중에는 강도가 심해지면서 게이를 조롱하기까지 이르렀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은 그런 상황에 당황했다. 후에 그 선생님은 이 문제에 대해 교사들이 같은 입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교역자에게 건의했다.

마침 교회 안에서 '동성 결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원래 올해 가을쯤 동성 결혼과 관련해 교인들이 참여하는 그룹 스터디를 할 계획이었다. 최종 입장은 아닐지라도 교회가 하나 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연방대법원 발표가 났고, 교인들이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해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설교를 들은 교인들 반응이 궁금하다.

교리적으로 엄격한 배경을 가진 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을 너무 두둔하는 것 아니냐, 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고맙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렇게 예민한 문제를 다뤄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잘 모르겠는데, 미국에서는 한인 교회가 이 주제를 공공연하게 다룬다는 것이 쉽지 않다. 교인들의 대다수는 내가 한 설교 내용에 공감했다. 자신들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잘 정리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 동성 결혼은 이제 현실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부분인데,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맙다는 말인가?

그렇다. 미국 기독교에서는 동성애를 둘러싸고 여러 논쟁이 오간다. 그러나 아직 한국 기독교는 동성 결혼과 관련해 들을 수 있는 설교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김동호 목사처럼 조금만 다른 관점으로 말해도 악플이 판을 친다. 이민 한인 교회도 마찬가지다. 현실에서 분명 동성애자를 많이 만나고 친구 중에도 있을 수 있는데도 이런 부분은 설교에 담지 못한다. 주로 동성애자를 강력하게 정죄하는 설교만 선포된다. 교인들은 내 설교를 듣고 현실을 반영한, 다른 목소리를 내 줬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다.

- 설교문이 교인들에게 선포된 것 외에, 온라인에 노출되면 독자층이 다양해진다. 교인 외에 따로 염두에 두고 쓴 그룹이 있나.

앞으로 여러 목회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인데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나는 미국에 있는 이유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일찍 연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잘 정리해서 이런 시각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목사들이 동성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

- 설교문에 달린 댓글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다. 꽤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유형이 비슷하다. '악한 영의 지배를 받는 동성애', '사탄의 조종' 같은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무조건 동성애는 '죄', '나쁜 것', 이를 행하는 사람은 '사탄에 사로잡힌 자'라고 한다. 이렇게 발언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사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과는 기본적으로 세계관이 달라서 대화를 이어 가기 어렵다. 자기 믿음이나 신념 체계, 신앙관을 너무 맹신하는 사람과는 대화가 안 된다. 한국에 오기 전, 젊은 교우 한 분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분 살아계실 때 많은 분들이 치료를 위해 기도에 동참하셨다. 그런데 그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는 LA에 사는 어떤 분이 그분의 사망 소식 밑에 이런 글을 달았다. '죽은 자는 천국에 가서 이제 곧 다가올 대환란을 피할 것이다. 그가 떠난 것은 슬퍼할 일이 아니다.' 그 글을 읽고 좀 충격받았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동안 목회하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 있다. 무언가를 너무 확신하고 평균 이상으로 몰두하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다. 자신이 믿는 것에 머리를 쑤셔 넣고 이게 맞는 것이라고 스스로 확신하면서 속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신앙적으로 지나친 확신은 중독이다. 교인들 중 시한부 종말론에 빠진 사람도 있고 이 땅의 모든 행동을 마귀가 하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말끝마다 '이 악한 세대'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어떤 하나에 몰입된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 안에서만 안심하고 만족한다. 그런 것으로 나를 붙들어 주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심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 김 목사는 동성 결혼이 법제화했다고 해서 일부다처제나 소아성애도 합법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동성 결혼 합법화는 그만큼의 사회적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 교계는 앞으로 '동성애는 죄'라는 설교도 못 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기독교가 탄압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했으니 앞으로 수간·일부다처제·소아성애 등도 정상처럼 여겨지는 건 시간 문제일 거라는 주장을 편다. 정말 그런가?

수간이나 일부다처제의 문제는 사실 잠깐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동성애 문제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사회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한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방법으로도 변화시킬 수 없는 동성애자가 있다는 공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소아성애자들이 자기들도 '취향'인데 인정해 달라고 주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들이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는 없다. 일부다처제나 수간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걸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동의를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강단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얘기하지 못하는 시대가 오는 것을 걱정하기 전에, 목회자들이 먼저 '동성애는 죄'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건 어떨까. 은혜 안에서 죄를 극복해야지 율법주의적으로 죄 하나만 지어도 지옥 갈 것이라고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율법주의 시각에서 죄를 이야기하고 동성애를 정죄한다. 그래서 동성애자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말아 줬으면 하고 목회자들에게 기대하는 것 같다.

기독교인이라면 본능적인 거부감을 바로 자기 입장으로 표명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생겼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이성적이고 근거 없는 감정이라면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문제에 대해 짙은 거부감이 생긴다면, 왜 이런 거부감이 드는지 그 원인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게 합리적으로 고민한 후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동성애는 그 문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씨름한 사람들이, 동성애는 분명히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떻게 해도 동성애 성향이 고쳐지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되는 억압과 불평등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 결과에 이른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비판할 때, 아무리 내가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더라도 실제 그것이 합리적인지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 미국은 이제 성 소수자의 성 정체성을 바꾸는 '전향 치료'를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심리학회는 과도한 전향 치료로 생기는 부작용을 인정했다. 작년 12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하기 원했던 10대 소년은 부모가 전향 치료를 강요하자 자살했다. (관련 기사: 소녀가 되고 싶었던 소년의 죽음) 과거 전향 치료에 앞장서던 기독교 단체들도 문을 닫고 있다. 목사님은 어떤 입장인가?

설교문에서, 선천적으로 동성애를 타고난 사람이 있기 때문에 '타고난 동성애'라는 표현을 썼다. 이 부분은 동성애자들이 고쳐지지 않는 것을 이미 목격했기 때문에 쓴 것이다. 하지만 한 아이가 아주 어린 나이에 동성이 좋다고 하거나 다른 성을 갖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걸 바로 인정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이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게 굉장히 유동적이다. 그런데 요즘 미국은 너무 빨리, 또 쉽게 성 정체성을 단정하고 인정해 준다. 현재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도 성 전향 치료를 금지하고 있고 실제로 여러 주에서도 못 하도록 막고 있다. 나는 이 부분이 불편하다.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무 어린 나이에 동성애자라고 인정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한다. 할 수 있는 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어떤 것이 정말 이 아이를 위한 일인지 고민하면서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안 될 때, 그럴 때는 그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의 뜻을 충분히 반영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명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탈동성애 치료 등 외부적인 요건을 가해서라도 동성애자를 무조건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모든 동성애자들에게 탈동성애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고쳐질 수 없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다 고치려고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 앞으로 동성 결혼에 대한 논란은 미국이나 한국에서 계속될 것 같다. 찬반 양쪽 진영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경험으로 봤을 때 동성애는 '예스' 또는 '노' 사이에 제3의 길이라는 게 없다. 토니 캠폴로(Tony Campolo) 등도 중간 입장에서 양쪽을 이해하려고 하다가 결국 막판에 한쪽을 선택했다. (관련 기사: 팀 켈러 vs 토니 캠폴로, 동성 결혼 찬반 대립) 나도 아직 고민 중이지만, 설교문에서는 분명하게 '노'라고 의견을 낸 것이다. 다만 '노'라고 외친 사람들 중에도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똑같이 '노'를 외쳤다고 해서 모두 다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주의자)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스'를 외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예스'를 외쳤다고 해서 모두가 동성애는 아름답고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쳐지지 않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알기 때문에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차원에서 '예스'라고 외치는 것이다.

양쪽 진영 다 중간 지대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정한 역할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사람들이 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을 조금 더 설득해 주었으면 한다. 나 같은 사람들은 동성애에 혐오감을 표현하며 정죄하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 주는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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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다닌 장로도 몰랐던 포항중앙교회 재정 시스템

조사위원회 "원로목사 등 특정 그룹이 재정 관리"…교회 측, "억측 주장, 재정 이상 없다"

이용필 기자

전 사무국장의 직원 퇴직금 및 카페 재정 유용 문제를 조사한 포항중앙교회(손병렬 목사) 특별조사위원회(조사위)의 종착점은 재정부와 서임중 원로목사였다. 조사위는 "교회 공금이 개인 계좌로 관리되는 상식 이하의 행위가 재정부의 시정 조치 없이 최근까지 계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교회를 이끌어 온 서임중 원로목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관련 기사 : 포항중앙교회, 14년간 사무국장에 흘러간 돈 147억)

조사위는 서 목사를 비롯해 재정부와 전 사무국장의 책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세 주체가 교회 재정을 관리해 왔으며, 대부분의 교인은 재정 정보를 파악할 길이 없었다고 했다. 제직회와 공동의회에서 예·결산 보고가 이뤄졌지만 '형식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는 조사위의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포항중앙교회 재정 운용의 문제점을 짚어 봤다.

당회는 담임목사 독무대?…교회는 '빚더미'



▲ 재정 유용 의혹을 제기한 포항중앙교회 특별조사위원회는 문제의 원인이 재정부와 서임중 원로목사 등 특정 그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 목사가 독단적으로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반면, 교회 측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면서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전 사무국장 개인 계좌로 교회 재정을 집행해 온 사실이 드러나자, 조사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수료' 때문이라는 교회 측의 해명은 오히려 더 큰 의구심을 낳았다. 조사위에 참여한 복수의 장로는 "사무국장이 독단적으로 재정을 운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로목사의 허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배후에 서임중 원로목사가 있다는 것이다.

재정과 관련한 정보는 당회원조차 모를 만큼 폐쇄적이었다. 30~40년간 교회에 다닌 장로들도, 사무국장 계좌로 100억 원이 넘는 교회 돈이 들어간 줄 몰랐다. 조사위는 "역대 재정부장과 전 사무국장, 원로목사 등 특정 그룹이 재정을 관리해 왔다"고 했다.

포항중앙교회 당회는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조사위는, 당회는 담임목사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고, 장로들은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시무장로 45명 중 44명은 서임중 목사가 세웠다. 당회가 열려도 교회 사업을 위한 '논의'보다, 서 목사의 '통보'를 받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조사위원장 박 아무개 장로는, "당회는 담임목사가 발표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회의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고, '앞으로 이런저런 사업을 하게 됐다'는 식의 통보를 자주 받았다. 생각이 달라도 서 목사의 말에 토를 달 수 없는 분위기였고, 재정과 관련한 질문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서 목사가 추진한 사업은 거액의 돈이 들어가더라도 막힘없이 진행됐다는 게 조사위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2007년 진행한 교회 리모델링 사업에 40여억 원이 들어갔다. 2013년 목회 연구소 설립을 위해 11억 5,000만 원을 주고 경주에 있는 부지를 매입했다. 16억 5,000만 원을 들여 복지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덕분에 교회는 빚더미 위에 올랐다. 부지 매입과 건축, 교회 행사 등을 위해 2005년부터 은행에서 알음알음 돈을 빌렸다. 6억에서 출발한 빚은 10년 만에 77억으로 늘었다. 지난해 손병렬 목사가 부임한 뒤 13억 정도를 갚았고, 현재 64억 원의 빚이 남아 있다.

형식적인 감사, 재정에 무관심한 교인

조사위원들은 평소 재정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했다. '담임목사와 재정부가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다른 교회처럼 포항중앙교회 교인들도 재정에 관심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제직회 출석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재정 보고가 이뤄지는 제직회에 참석하는 교인은 평균 100~200명에 그쳤다. 반면, 재정 문제가 터진 뒤 열린 6월 21일 임시 제직회에는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포항중앙교회 제직은 2,000명이 넘는다.

연말에 열리는 공동의회도 마찬가지다. 조사위는 "공동의회는 예외 없이 20~30분 안에 끝이 났다. 교인들이 의견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재정 및 감사 보고도 묻어갔다고 했다. 포항중앙교회는 공동의회 때 B4 용지 한 장 앞뒤 면에 재정을 보고한다. 각 항목별로 예·결산 금액이 표기돼 있고, 얼마가 이월됐는지 나와 있다. 감사는 직전 년도 당회 서기와 안수집사, 두 명이 한다. 감사 보고는 구두로 하며, 재정이 규정에 맞게 쓰였다는 식으로 발표하는 게 전부다.

조사위는 그동안 재정 감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이해했다. 교회 재정 감사를 한 적 있는 한 장로는 일일이 통장까지 들여다보지 않고, 장부와 증빙서류 등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감사 결과 문제점이 드러나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서로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으니까, 당사자에게만 문제점을 언급하고 넘어갔다"고 했다. 하지만 해마다 감사위원이 바뀌고,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는 가장 최근 재정을 감사한 장로와 안수집사에게 감사 절차와 내용 등을 물었지만, "알려 줄 수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교회 측, "재정 감사 제대로 한다"…통장 5년 지나면 폐기



▲ 포항중앙교회 재정 보고는 분기마다 열리는 제직회와 연말에 열리는 공동의회에서 한다. 1년을 마무리하는 결산 보고는 B4 용지 한 장 앞뒤 면에 한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당회의 기능이 유명무실하고,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포항중앙교회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교회가 추진한 모든 사업은 당회와 제직회 논의를 거쳐 진행했고, 서임중 목사가 독단적으로 진행한 적도 없다고 했다.

대외협력위원장 박 아무개 장로는 "조사위가 서 목사님의 카리스마를 확대해서 이야기한 것 같다. 담임목사가 일방적으로 일처리를 할 거면 당회를 할 필요가 있겠는가. 재정이 많이 들어간 사업도 전 교인의 공감대가 형성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장로는 자신도 교회 재정을 감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예산이 40~50억 정도 되기 때문에 장부와 통장을 꼼꼼히 살펴본다고 했다. 특정 그룹이 재정 정보를 공유해 왔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했다. 박 장로는 "제직회와 공동의회에서 재정 자료를 나눠 주는데,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조사위가 왜 정반대의 주장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야가 한 사안을 두고 달리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진실은 법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사위가 전 사무국장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재정 문제를 조사하던 조사위는 재정부에 통장과 장부 등을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포항중앙교회 한 목사는 "일반 기업도 3년이 지나면 장부를 파기한다. 우리 교회는 5년이 지나면 파기하는데, 조사위가 10년이 지난 자료를 요청해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재정 논란으로 교회가 시끄러워지자, 손병렬 담임목사는 재정 체계를 새로 세울 것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6월 21일 임시 제직회에서, 재정 집행은 총회 헌법과 교회 정관에 따라 진행하며 재정 보고도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1년에 한 번 하는 감사를 '상시 감사'로 바꾸고, 전산망을 구축해 교회의 모든 재정을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회 문제 중 1위가 '재정'…"교회 구성원, 청지기적 주체 의식 필요"

교회 재정 문제는 포항중앙교회만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12월,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백종국·윤경아)는 10년간의 활동을 정리한 보고서를 펴냈다. 상담을 요청해 온 교인들 중 가장 많은 주제가 '목회자의 재정 전횡'이었다(230건, 53.1%). 지난해 역시 재정 전횡이 1순위였다. 개혁연대는 폐쇄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통한 불신에서 재정 문제가 일어나고, 대부분 담임목사가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했다. (관련 기사 : 지나친 권력 가진 담임목사가 교회 망친다 / 교회 분쟁의 톱3, 재정 전횡·독단적 운영·성 문제) 이번에 드러난 포항중앙교회 재정 문제도 개혁연대의 분석 내용과 맞닿아 있다.

개혁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은 "포항중앙교회처럼 차명 계좌를 운용하다 문제가 된 교회는 한둘이 아니다. 재정 정보를 특정 소수가 독점한 채 교인들과 공유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것은 교인들 사이에 '배신감'과 '불신'이 생기고, 심할 경우 교회 '분쟁'으로 치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감추는 것보다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인들의 '관심'이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회계사는 <한손에 잡히는 교회 재정>(뉴스앤조이)에서, 한국교회는 교회 재정 관리를 위한 복잡한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교회 구성원들이 청지기적 주체 의식을 회복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한손에 잡히는 교회 재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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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광폭(廣幅) 행보, 그 이유는?

'동성애대책위' 본부장에서 '생명나무 신학'까지

송인선 기자

지난 6월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퀴어 문화 축제. 보수 기독교 반동성애 운동의 중심에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있었다. 소 목사는 6월 1일 출범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의 본부장이었다. 그가 지난 5월 말 했던 설교 - 동성애가 네오막시즘을 통해 확산되었다는 소 목사의 주장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의 논리가 되었다. 퀴어 퍼레이드 당일에도 "신 막시즘의 앞잡이 동성애 절대 반대!"라는 피켓이 종종 등장했다. (관련 기사: 기독교인 1만 명, 퀴어 퍼레이드 반대 집회)

그는 시쳇말로 '핫'한 목사다. 새에덴교회에는 매 주일 3~4만 명이 모인다. 올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큰 행사인 '목사 장로 기도회'도 새에덴교회에서 열렸다. 소 목사의 개인 홈페이지를 보면 일주일에 소화하는 대외 일정이 기본적으로 3~5개다. 그는 김삼환·오정현·이찬수 목사 등 국내 유명 목사들이 주 강사로 섰던 할렐루야 대뉴욕 복음화 대회(할렐루야 대회)에도 두 번이나 초청받았다.

소강석 목사는 종교인이지만 교계에 제한되지 않는 광폭(廣幅) 행보를 보인다. 2014년 10월 5일 있었던 소 목사의 <스펙을 넘어 스토리를 만들라>(쿰란출판사)의 중국판 저서 <超越灿烂的经历(찬란한 경력을 초월하라)> 출판기념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그의 정계 인맥을 보여 주는 일이었다. (관련 기사: 조용기·이명박, 소강석 출간 기념회에 참석해 극찬) 2012년 예장합동 기도한국 대회에서는 당시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이었던 황우여 부총리(당시 새누리당 대표)를 치켜세우며 박근혜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을 전도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관련 기사: "제일 큰 장자 교단 된 것 감사") 또 그는 △국가조찬기도회 자문위원 △한일기독의원연맹 지도목사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자신만의 신학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생명나무 신학'이다. 그의 신학 체계는 생명나무 과실 대 선악과의 이분법이다. 소 목사가 쓴 <생명나무>(쿰란출판사)를 보면, 선악과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준 일종의 '제한'이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인간이 스스로 선악을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 선악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 목사는 교회에 대한 충성을 연결시킨다. 교회와 주의 종을 사랑하지 않고 무작정 비판하는 것은 선악과를 먹는 행동이며 멋대로 하는 선악 판단이다. 그의 신학은 비판 자체를 부정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소 목사의 생명나무 신학은 인기가 많다. 2009년부터 꾸준히 '생명나무 목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는데 참석하는 목회자만 해도 1만 명에 달한다.

<뉴스앤조이>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보수 기독교계의 차세대 리더로 떠오르고 있는 소강석 목사를 7월 7일 팔레스 호텔에서 만났다. 그의 최근 행보와 목회 철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요즘 보수 개신교계에서 뜨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교계에 제한되지 않는 광폭(廣幅)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동성애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 하지만 탈동성애 운동 필요해"

- 지난 6월, 동성애대책위 본부장을 맡으면서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 한국 사회와 교계, 그리고 기독인 동성애자들의 반응을 봤을 때 그 결과가 어떤 것 같나.

6월 28일부터 시작된 할렐루야 대회에 강사로 참석하느라 퀴어 퍼레이드 반대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 없어서 집회 결과에 대해 이렇다 말할 처지가 아니다. 다만 집회가 신사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건 아쉽다. 출국하기 전 동성애대책위에서 당시 집회를 준비했던 실무자에게 심사숙고하며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요, 하나님 안에 한 형제자매이지 않나.

- 퀴어 축제에서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동성애를 정죄했는데, 목사님의 미안한 마음이 동성애자들에게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하나.

당시 반대 집회 피켓 문구에는 동성애자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게 전달이 되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분명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만큼, 동성애자를 치유하고 돌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 일환으로 동성애 성향을 치료하는 탈동성애 사역을 계획하고 있다.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도와주려 한다. 물론, 동성애를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탈동성애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 올해 2월 간통죄가 폐지되던 때 교계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간통죄가 동성애에 비해 덜 심각하다고 여기기 때문인가.

질에 있어서는 동성애가 더 심각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걸로 치면 간통죄가 더하다. 가정에 끼치는 악영향까지 생각하면 간통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간통죄 폐지 당시 교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는 할 말이 없다. 그 부분에서 깨어 있지 못했던 걸 인정한다.

- 지난 5월 31일 주일 설교에서 목사님은 네오막시즘의 영향으로 동성애가 확산되었다고 했다. 물론 성적 억압을 풀어 줘야 한다는 이론이 네오막시즘이라는 사상의 흐름 중 일부로 나오지만, 그게 동성애 조장이나 교회 파괴로 직접 연결되는 건 아니다. 목사님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가.

내가 철학을 전공한 게 아니라 정확한 내용은 틀릴 수 있다. 다만 지금 현실을 보면,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가 말한 '성 정치', '성의 해방'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추세다. 영국 교회도 동성애를 인정했고 미국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한국에도 그런 바람이 불고 있다. 이게 성 정치를 주장한 네오막시즘의 영향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 이 시대에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부각되는 건 시대정신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걸 마치 음모론처럼 네오막시즘의 이론을 좇는 사람들이 의도를 가지고 전략을 짜 동성애를 퍼트렸다고 말하면 안 된다. 이를 빌미로 종북 패러다임을 지닌 사람들이 동성애자들을 종북 좌파로 몰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보지 않았나.

나는 지금의 현상을 동성애자들의 전략이라고 본다. 이미 동성애자들은 소수의 인권을 보장하라는 미명하에 세계적으로 연합해서 활동하고 있다. 역사가 그걸 보여 주고 있지 않나. 나는 네오막시즘에서 동성애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말한 게 아니다. 동성애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이 네오막시즘의 성 정치 사상을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생명나무 신학, '생명 과실' vs. '선악과'의 과도한 이분법

- 목사님의 신학이 생명나무 신학이다. 주요 논리가 생명나무 과실과 선악과의 구분인데, 전자는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후자는 과하게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교회 내 비판 세력을 선악과로 분류한다. 너무 극명한 이분법적 논리를 세웠다고 생각하지 않나.

성서에서 선악과를 금지했다. 사탄이 선악과를 먹으라고 유혹하면서 이걸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했다. 하나님은 안중에도 없이 선악 판단을 자기 혼자서 하라며 꾀는 거다. 교회 분쟁을 생각해 보라. 충분히 은혜롭고 덕스럽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논리나 잣대로 서로를 판단한다. 그 끝은 공멸이다. 내가 교회 분쟁 다루는 고발 프로그램은 빠지지 않고 챙겨본다. 어떤 사람은 이런 걸 보면서 기분 좋을지 모르나 어떤 사람은 가슴이 미어터진다. 아예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말씀의 원리에 따라 판단하자는 거다.

- 지금의 이분법적 구도라면 교회에 문제가 있을 때 본질은 드러나지 않고 비판하는 사람만 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 비판 안에도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물론 건강한 비판이 있다. 그렇지만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들 중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해서 행동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모두 자기 입장에서 판단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다. 교회에 덕이 안 되는 이런 싸움은 크게 볼 때 선악과다. 나의 선악과 비유는 현실에서 나온 것이니 한국교회의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는 애착으로 생각해 달라.

"명예욕은 없다, 다만 한국교회 선한 지도자가 되고 싶을 뿐"



▲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도 합리적인 지적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목사님은 예장합동의 목사 장로 기도회나 할렐루야 대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다. 그런 굵직한 대회 강단에 선다는 건 교계 정치권에서 보면 명예다. 교계에서 확실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를 잡기 위해 지금부터 이력을 쌓는 것 아닌가.

내가 교계 정치에 뜻을 두었다면 이미 한자리 잡고 있지 않겠나.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에서 언론출판위원장을 역임했을 때도 주위 사람들이 자리 욕심부린다며 수군댔다. 지금은 한기총 관직에 관심도 없다. 동성애대책위 본부장도 내 명예 때문에 한 게 아니다. 할렐루야 대회도 마찬가지다. 명예를 위한 적은 없다.

리더십에 대한 욕심은 있다. 그건 분명하다. 나는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 한기총 대표회장 같은 자리가 탐난다는 게 아니다. 목회자로서의 목표다. 기왕 주류 기독교계 목회자로 하나님께서 부르신 마당에 좀 더 많은 영향력, 좀 더 넓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한국교회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만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보람이다.

- 목사님은 십일조하고 목사 말에 순종하면 복 받는다고 자주 말하는데, 이런 내용은 지금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소득 불균형으로 한국 사회에 경제적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교회의 이익과 목회자의 권위를 세우기 보다 희망을 줄 수 있는 설교를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나는 십일조를 구약의 율법처럼 강요하지 않는다. 재정이 어려운 사람은 교회에서 도와줄 수 있다. 주의 종을 섬기라고 하는 부분도 지도자를 존경하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새에덴교회에 학력 높고 수준 높은 사람들이 많은데 목사에게 순종만 하라고 하면 그 사람들이 붙어 있겠나.

대형 교회 목사가 십일조하고 목회자 존중하라고 설교하면 주변에서 불편하게 바라보는데, 솔직히 대형 교회 욕하면서 재미 보는 사람도 있지 않나. 교회를 욕하면서 본인이 인기를 얻는 것이다. 자기가 언론 단체도 아니면서 교회 비판으로 명예를 쌓는 이유가 뭔가. 교세 확장에 눈이 먼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목회자라면 무릇 자신만의 성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교세 확장이나 목사의 권위 확립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동의…이념 떠나 옳은 일은 실행해야"

-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목사님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세월호에 대해 강단에서 설교한 적이 있나.

작년 4월 참사가 벌어졌을 때 나는 주일 설교에서 정부의 세월호 초동 대처 실패를 지적했다. '침몰하는 세월호의 유리를 깨서라도 구했어야 한다', '유가족들의 아픔과 절규에 공감하고 함께 애도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원할 뿐이었는데 특별법을 제정하고 시행령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정치 싸움으로 번졌다. 미수습자 9명이 아직 바다 밑에 있고 선체 인양도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목사님의 입장은 무엇인가.

보수 목회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바로 나다. 이것 때문에 야당 의원들 만나서 "무리수 두지 마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면 안 된다. 너무 무리한 보상안 추진하지 말고 유가족 분들의 치유에 힘을 쏟자"고 이야기했다. 여당 의원들에게도 똑같이 건의했다.

교단지에도 칼럼을 써서 선체 인양하고 기념 공원 만들어 이 아픔을 잊지 말자고 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 세대에는 동일한 참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하자고 했다. 그 정도 의식은 있는 사람이다.

- 교회에서 세월호 관련 설교할 때 부담은 없었나. 반발하는 교인들이 있었을 것 같다. 교인 중 이념적으로 보수인 분들이 많지 않나.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선체 인양은 옳은 것이다. 아무리 이념적으로 보수라 할지라도 옳고 그름은 분명해야 한다. 보지 않는 데서 불평하는 사람들이야 있을지 몰라도 세월호와 관련한 발언 때문에 교회를 떠난 사람은 아직 없다.

- 세월호 피해자 가족을 만난 적이 있나.

물론이다. 안산 분향소도 교인들과 함께 7번 찾아가서 만나고 왔다. 작년에 안산시기독교연합회 회장이었던 유재명 목사를 통해서 피해자 가족을 소개받고 위로하고 왔다. 시행령 폐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 못 만났다. 그분들을 공개적으로 만나면 사람들이 오히려 손가락질한다. 목사가 정치한다고.

- 목사님이 대형 교회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정치적 꼼수가 있다고 오해받는다. 교계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안산 분향소에 찾아가니까 큰 교회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더라. 나중에 오해가 풀린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이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다.

- 마지막으로 <뉴스앤조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뉴스앤조이>가 한국교회를 위해 기여하는 바와 그 역할을 인정한다. 누군가는 교계를 정화하기 위해 채찍질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가끔은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다. '이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채찍질 다음에는 칭찬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대형 교회라고 다 나쁜 면만 있는 게 아니잖나. 너무 한쪽 편만 들지 말고 양쪽 모두의 입장을 대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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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목사, 목회 활동비는 '쌈짓돈'이 아니라네

개혁연대, 사랑의교회 재정 운용 규탄…"'은혜롭게 처리하자'는 무비판적·맹목적 신뢰가 문제"
구권효 기자



▲ 개혁연대는 오정현 목사에게 목회 활동비에 대한 재량권이 너무 많이 부여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백종국·윤경아)가 7월 17일,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사용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정현 목사의 2006년부터 2013년까지의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은 지난달 <뉴스앤조이> 보도로 드러났다. 오 목사의 지출 내역 중에는 이것이 과연 목회 활동인지 의심되는 부분이 많았다. (관련 기사: 오정현 목사, '목회 활동비'로 골프 레슨에 아내 드라이버 구입)

개혁연대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 활동비 지출 범위가 매우 넓었고, 이런 지출은 목회 활동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목사의 목회 활동비에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관행은,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행위를 배려라고 오해한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일반 기업도 업무 추진비 및 판공비 사용 내역을 철저하게 정리하는데, "은혜롭게 처리하자는 식의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신뢰만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2012년 재정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교회 회계 시스템을 기업에서 실시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로 바꾸고, 미국 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ECFA)에 가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이런 사랑의교회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을 무시했다고 지탄했다. 부목사와 직원들이 법원 집행관을 막고,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교인들과 <뉴스앤조이> 기자에게 무력을 사용해 폭행죄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적시했다. (관련 기사: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와 직원들, '폭행죄'로 벌금형)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가 그동안 잘못 사용한 목회 활동비에 대해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뚜렷한 기준과 세칙을 세워 더 이상 목회 활동비가 '쌈짓돈'이나 '기밀비'와 같은 것으로 오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난 6월, ECFA와 협약을 맺고 교회 재정 건강성을 확립하겠다며 출범한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의회(황호찬 대표)도, 사랑의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재정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연대는 올해 하반기 재정 세미나를 열어, 목회 활동비의 모범적인 사용 원칙과 절차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은 개혁연대 성명서 전문.

2,000억의 예산을 들여 호화로운 예배당을 건축했던 사랑의교회가 이젠 담임목사의 목회 활동비 논란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목회 활동비 사용 내역과 관련 증빙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인식해 온 묵시적 관행은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행위를 배려라고 오해한 대표적 사례다. 사랑의교회의 목회 활동비 내역이 최근 공개되었는데 그 사용 범위가 매우 넓었다. 비데 구입비, 공과금과 보험료, 운동 기구 구입비, 예술의전당 회비 등 개인 경비까지 목회 활동비로 지출되었다.

또한 부친과 친동생에게 수십만 원을 지급하고 부인에게 골프 드라이버를 사 주는 등 목회자의 가족에까지 목회 활동의 범위를 넓혔고, 치과 진료비용과 수십만 원짜리 샴푸와 화장품, 건강식품, 안경, 양복 수선료, 골프 레슨비같이 목회 활동과의 관련이 없는 곳에도 목회 활동비가 쓰였다. 게다가 종친회 회비와 정치인 후원금까지 목회 활동비 내역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지출이 어떻게 교회 차원에서 하나님나라 사업인 목회 활동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

무엇보다 이번 목회 활동비 논란에서 주목하는 점은 1년 예산 600억의 교회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교회 재정을 운용하였다는 점이다. 목회 활동비는 교회의 목회 활동에 사용하는 것이지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성격의 예산이 아니다. 목회 활동비에 대해 증빙 처리를 요구하지 않는 관행은 목회 활동비를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부추긴 꼴이 되었다. 목회 활동비 사용처로부터 증빙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사용 내역에 대한 정리와 보고 절차는 병행되어야 한다.

사랑의교회의 경우, 담임목사 한 사람에게 목회 활동비 사용에 대한 재량권이 너무 많이 부여된 상황이었다. 국가 공무원들도 업무 추진비의 사용 시 액수와 상관없이 집행 목적, 일시, 장소, 집행 대상을 증빙 서류에 기재하게 되어 있고, 일반 사기업도 판공비 사용 내역을 동일하게 정리한다.

교회의 예산이라면 이를 운용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기준과 그 쓰임의 범위가 설정되어 있어야 하며, 그 집행에 있어서도 뚜렷한 근거가 있고 명확한 증빙이 이뤄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사랑의교회 목회 활동비에는 액수의 상한선만 있을 뿐, 그 기준과 범위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 '은혜롭게 처리하자'는 식의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신뢰만이 있었기에 결국 목회 활동비의 62.7%가 목적에 맞게 집행되었는지 의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인의 수와 무관하게, 적어도 교회에서 운용되는 재정은 그 어느 곳보다 투명해야 한다. 그것은 교인들의 삶을 드리는 고백이 곧 헌금이며, 동시에 이웃 사랑의 실천이자 하나님나라 확장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유야무야 용인하고 넘어가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 모두가 각자 감당해야 할 청지기적 사명을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청지기적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며, 인간이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하는 꼴이 된다.

따라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잘못 관리하지 않도록 세밀히 점검하고 검토해야 하는 것이 교회 재정 운용의 본질이다. 특히 재정 운용의 규모가 커질 경우에는 더욱 투명하게 관리하고 전문적인 자문을 받아야 한다. 교인 중 누구든지 재정 운용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언제든지 그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 주고 있는 요즘, 사회보다 투명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재정 운용으로 인해 세간의 화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랑의교회는 2012년 당시 예배당 건축 과정과 표절 논란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교회 재정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내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해 SAP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 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ECFA)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사랑의교회가 회계장부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집행관과 동행한 교인들과 기자를 향해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폭행을 쏟아 냈다가 부목사 등 직원들이 '폭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외적으로는 투명한 이미지를 과시해 왔으나, 정작 헌금을 해 왔던 교인들에게 재정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앞뒤가 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그동안 잘못 사용한 목회 활동비 지출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로서 잘 관리하지 못하였음을 회개하고, 동일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뚜렷한 기준과 세칙을 정함으로써 목회자의 목회 활동비가 '쌈짓돈'이나 '기밀비'와 같은 명목으로 오용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복음주의재정책임협회(ECFA)와 업무 협약을 맺고, 회계 투명성을 통해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확립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최근 출범한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한재협)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사랑의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재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수 있도록, 재정 집행과 보고 체계를 바르게 지도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랑의교회가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에 의지하여, 새롭게 결단하는 계기가 되길 다시 한 번 기대한다.

2015년 7월 17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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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 논란의 핵심은 '찬양의 도구'가 아니다

대중문화 활용해도 존재감 잃어 가는 '교회 문화'가 문제

심용환

역사 강사이자 대학생을 위한 인문학 세미나 '깊은계단&5분인문학' 대표(lyanga.blog.me) 심용환 씨의 글을 게재합니다. 'EDM'을 단순히 20년 전 '드럼'에 비유하는 논리를 떠나, 교회 찬양 문화에 대해 생각할 지점들을 지적해 주는 글입니다. <뉴스앤조이>는 EDM 찬양과 교회 문화에 대한 다른 견해도 환영합니다. - 편집자 주
한국기독학생회(IVF) 디제잉 찬양 사건을 둘러싼 논쟁이 지나치게 단순해지고, 어떤 의미에서 조잡해지기까지 하고 있다.

디제잉 예배 인도자 한진호 씨의 주장은 결국 단순하다. '교회 안에서 새로운 장르를 활용하는 것은 정당합니까, 잘못된 것입니까?', '대중문화를 이용할 것입니까, 아니면 버려 둘 것입니까?'

<뉴스앤조이>·청어람ARMC와 인터뷰하기 전, 한진호 씨가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20여 년 전 신문 기사 스크랩도 이런 그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소위 복음주의 운동권 논객들이 그를 지지하고 나서고 있다.

"장르에 대한 정확한 구분은 불가능하다. 쓸데없는 비판이다."
"문화 창조를 막는 이 누구인가, 문화를 구속하는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기독교인이 '놀이의 영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어? 왜 '나도 한때는 식'으로 꼰대처럼 반응하는 거야? 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이해하는 척하는 거야?"



▲ EDM을 찬양의 도구로만 인식하는 논쟁은 공허하다. EDM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단순히 그런 차원이 아니다.

프레임이 지나치게 단순하다. 한국에 CCM이 시작된 지 30년 정도 지났건만, 결국 사건 하나가 터지니 기껏 하는 얘기가 30년 전 잠시 논의되었던 단순하디 단순한 논리다. 도대체 얼마나 교회 문화의 변화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었기에 이런 구닥다리 논리를 들이민단 말인가.

첫째, 대중문화 이용론. 이용이 가능한가. 30년 전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를 읽고 문화의 구속에 대해 열렬히 떠들면서 세계관 운동에 매진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30년이 지났다. 상황이 어떤가. 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조금이라도 대중문화를 비롯해 사회의 한 구석이라도 제대로 '구속'을 했던가. 성과가 없다면 왜 성과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성과도 없는 막연한 주장, 더구나 최근 어디에서 리처드 니버를 이야기하나. 30년 전 그럭저럭 쓰이던 논리를 들이밀면서 대중문화 이용론을 주장하는 자세야말로 자기반성 없는 비참함의 실체가 아닌가.

지난 30년간 한국교회와 교회 문화를 둘러싼 사회구조와 대중문화는 놀랍도록 빠르게 변화했다.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은 그것이 보수적이건 진보적이건 충분히 무력하게 되었고, 사회구조는 나날이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변화하고 거대해졌으며 구조화했다.

교회는 대중문화를 어떻게 이용할 것이며, 대중문화를 어떻게 구속할 것인가. 그런 사례가 어디 있는가. 교회 다니는 청년들이 록(Rock)을 넘어 일렉트로닉(Electronic) 장르까지 소화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싶은데, 그러한 교회 청년들의 문화는 사회의 어느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가. 결국 그들만의 문화 아닌가. 일반인 입장에서는 참으로 웃긴 모양새다. 무엇하러 하나님을 찬양하나.

그냥 편하게 자신의 기분과 욕망으로 활용하면 되는 것을 귀찮게 왜 하나님을 끼워 넣나. 교회의 음악 소리가 커지고 악기가 대중화하면서, 우리가 문화를 구속했다고 당당하게 외치며 열린 예배, 찬양 예배의 가치를 외칠 때, 청년부는 나날이 줄어들었고 전도는 되지 않았고 교육부서는 폐쇄되었다. 굳이 교회 다닐 필요가 없다.

목사님의 말씀은 설득력이 없고, 예수 믿는 사람들은 존경받을 부분이 없다. 교회 사람들이 누리는 문화? 훨씬 편하고 신나게 누릴 게 많은데 굳이 뭐하러 누리는가. 교회는 종합적으로, 문화적인 면에서조차 영향력을 잃었다. 필요성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왜 반성이 없고 30년 전 볼멘소리나 외치는 것인가. 마치 억압당했다는 투인데 진짜 그런가.

둘째, 세속 문화 수용하기. 지난 30년을 다시 돌아보자. CCM이 처음 나올 때의 대중문화는 소위 1990년대 대중문화 르네상스 시대였다. 유재하와 이영훈 그리고 이문세가 한국형 발라드의 틀을 잡았고, 변진섭, 이승철, 신승훈, 김건모, 김종서, 전람회 등으로 이어지는 충격적인 보컬리스트들의 연이은 등장이 이루어졌다. 신해철은 대중가요에 자아 성찰, 사회 비판 등 의미 있는 사회정신을 불어 넣었고 서태지는 그 자체로 완벽한 새로움이었다.

하지만 90년대 말이 되면 이런 자율적 문화 공간은 우그러들기 시작한다. 소위 기획사 주도로 생산되는 아이돌의 탄생 때문이다. 더구나 한류라는 새로운 문화적 성취를 얻게 되면서 이 추세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음악은 또 어떤가. 장르별로 따진다면 대중문화의 변동은 간단히 설명될 성질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교회는 어떠했던가. 받아들이지 않았나. 충분히 활용하고 충분히 이용하지 않았던가. 30년 전 기타와 드럼 논쟁을 끄집어내는 사람들은 참으로 당돌하다. 언제 한국교회에서 기타와 드럼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두고 그렇게 싸우고 대안을 모색했던가. 잠깐 다투다 효과 있는 것 같으니까 신나게 받아들여서 신나게 활용하지 않았는가.

요즘 어느 교회를 가도 찬양 예배가 없는 곳이 없으며, 대형 교회를 가면 얼마나 대단한 수준의 음향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찬양을 하고 있나. 어디 그뿐인가. 설교를 비롯해 홈페이지, 앱(App) 등 우리는 충분히 세속 문화를 활용하고 있고,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교회 안에서 새로운 음악 장르를 써도 되느냐 안 되느냐는 주장은 고답적(高踏的)일 뿐더러 사태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반박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누가 록과 메탈, R&B와 힙합을 정확히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하나. 그렇게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고 누가 말하고 있나. 상황을 호도하지 말라.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 역시 찬양 예배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대중사회에 대한 유의미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본질은 무엇인가

첫째,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다. EDM은 예배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이다. 아무리 '하나님 앞에서 논다', '하나님을 이 방식으로 찬양하고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렇게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논쟁의 본질은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로 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반응에 대한 직접적 반발은 위에서 언급한 논리들이다. 그게 아니면 페이스북에 달리는 수많은 '좋아요'와 응원 댓글이다. "저는 은혜받았어요. 저는 감동받았어요." 바로 그걸 묻고 싶은 것이다. 어떤 은혜를 받았는가. 어떤 감동을 받았는가. 그 은혜와 감동을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 은혜와 감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이러한 감정적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이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이 은혜받았고 감동받았다고 주장할 뿐이다. 어떻게 이것이 정당한 반박이고 주장일 수 있는가.

둘째, '대중문화를 활용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다. 여태까지 충분히 해 봤는데 안 되었다는 자괴감이 있다. 교회 청년 문화는 심지어 교회 내에서도 따로 논다. 청년들은 청년부 외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그들의 정체성을 구가하기 위해 그들만의 공간을 따로 만든다. 이것이 전도에 효과가 있다고 느낀 교회의 막강한 투자가 선행되었음에도, 교회 청년들은 얼마나 교회의 일꾼으로 교회를 세우고 발전시키고 있는가. 혹은 과거 교회의 일꾼들에 비해 뭐가 다르고 얼마나 나아졌는가.

그들에게 스피커를 사 주고, 마이크를 사 주고, 원하는 악기를 사 주었더니 결국 노래와 놀이에 멈춰 있다. 그러니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보편적 감성, 기존의 교회 문화가 아니라 CCM을 누리고 즐기는 다수의 입장에서도, EDM 찬양을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런 대중문화의 하류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예배다', '찬양이다' 우기고 주장하고 그들끼리 즐거워하는데, 이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왜 잘못되었는가.

셋째, 선을 넘었고 무용하다고 느끼는, 의미 있는 반발심이다. '그것은 찬양이 아니다'라고 느낀다. 상당수의 찬양팀, 찬양 인도자들 역시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주장한다. 찬양은 감정이 아니며, 내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거나 감격받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역시 논란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측면을 향하고 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과연 기독교 문화는 존재하는가. 대중음악을 따라하는 방식으로 대중음악을 정복하거나 기독교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가. 과연 작금의 찬양 문화는 교회를 살리는 문화적 도구로 활용이 가능한가. 과연 찬양은 교회 청년 공동체를 더욱 고립시키고 그들만의 오타쿠적인 문화로 정착되고, 그 때문에 결국 교회 청년회는 세상과 교회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것은 아닌가.

예배란 무엇인가. 예배가 기껏 주관적 카타르시스에 불과한 것인가. 왜 가톨릭은 여전히 그레고리안 성가나 그들만의 미사 예식을 고집하는가. 성경에 나온 일체의 예식을 거부하며 성경말씀에만 의존하며 자기 정체성을 구사했던 개신교가 오순절 찬양 문화를 받아들인 이후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변질했는가.

이런 주제들과 함께 작금의 찬양 문화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디제잉? 그것은 문제의 본질일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런 비판적 제기를 한다고 해서 교회 공동체가 진지하게 이 문제를 성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과거 교회가 자신의 성장 전략을 위해 쉽사리 대중문화를 수용했듯, 현재의 기독 청년들은 얼마만큼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교회 문화를 대하며 찬양 문화에 대해 반성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변화를 일구어 낼 수 있을까.
심용환 / 역사 강사, '깊은계단&5분인문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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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동 ‘베이비박스’ 설치 6년 만에 ‘베이비룸’으로 새 단장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만들어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살펴온 주사랑공동체교회(이종락 목사)가 산모와 아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육아를 장려하기 위해 ‘베이비룸’을 새로 운영한다. 교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시흥동 예배당에서 ‘베이비룸 입주감사예배’를 드리고 난곡동으로 이동해 ‘베이비룸 커팅식’을 갖는다.

이종락 목사는 21일 “베이비박스를 운영한 지 5년 8개월 만에 베이비룸을 새로 오픈한다”면서 “이곳에서 미혼모 등과 차분히 대화를 나누며 상담을 하면 산모가 아이를 직접 키울 확률이 높아지고 산모와 아기도 더욱 안전하게 보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회는 2009년 12월 베이비박스를 처음 설치했다. 입양시설로도 보내지지 않고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베이비박스는 ‘영아 임시 보호함’을 말한다. 벽을 뚫어 공간을 만들고 문을 설치한 뒤 버려지는 아기가 박스 안에 놓여지면 벨 소리를 듣고 아기를 데려올 수 있게 설계됐다.

지금까지 베이비박스를 통해 구조한 아기만 750명이 넘는다. 2010년 4명에서 2011년 37명, 2012년 79명, 2013년 252명, 지난해 253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대부분 미혼모가 낳았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이다. 이날 낮 12시30분에도 베이비박스의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752번째 아기가 온 것이다.

베이비박스에 두고 간 아기를 다시 찾아가는 부모는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 아기들은 경찰과 구청, 서울시를 거쳐 보육시설로 보내진다.

베이비룸을 만드는 것도 버려진 아기가 산모 슬하에서 자랄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산모가 베이비룸의 문을 열 때 벨이 울리는 것은 동일하지만 베이비룸은 베이비박스와 달리 안락한 아기침대와 샤워시설, 소파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상담을 통해 출산우울증 등으로 불안한 산모를 위로하고 아기의 장래에 대해 대화를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미혼모들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기도 전에 두려워 도망을 가거나 베이비박스 앞이나 주차장에 아기를 놓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인근 공중전화 부스에 몰래 아기를 놓고 가기도 했다.

이 목사는 “버려지는 아기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기가 엄마 품이나 가족 속에서 자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따듯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며 아기를 키우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베이비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베이비룸은 베이비박스와 함께 운영할 것”이라며 “아기 엄마도 베이비룸에 아기를 맡기면 더 안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그동안 산모나 가족 등이 교회와 대화를 나누거나 상담을 한 뒤 다시 데려간 아기가 140여명이나 된다”고 전했다. 이 중 45명의 아기는 산모가 직접 키우고 있다. 교회는 산모가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분유와 기저귀, 아기 옷, 쌀 등을 제공하고 아기나 산모가 아플 때는 병원비도 지원하고 있다.

교회는 베이비룸 안에 미혼모가 머물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도 개설했다. 방이 6개인데 아기와 함께 10여명이 생활할 수 있다. 최근 2명의 미혼모가 입주 예약을 마쳤다. 미혼모들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상담하고 복음도 전할 계획이다. 숙식과 함께 병원비를 지원하고 미용기술 등 자립을 위한 직업교육과 진학을 위한 교육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안양샘여성병원, 진오비산부인과 등 5개 병원과 문서 및 구두로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논란은 베이비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매년 교회에 공문을 보내 베이비박스 관련 시설을 폐기하라고 주문해온 서울 관악구는 최근 교회가 설치한 ‘생명을 살리는 베이비룸’ 간판을 치우라고 지시했다. 관악구는 영아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목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베이비박스가 없었다면 많은 아기들이 유기돼 죽었을 것”이라며 “탯줄을 달고 들어온 아기를 살리는 사역인데, 어떻게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국가가 할 일을 교회가 대신하고 있는 셈”이라며 “베이비룸의 문이 열리지 않는 날까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기와 미혼모를 살리는 사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02-854-4505·jsrcommuni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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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은혜 주신다는 배짱 갖고 설교하라”

정용섭 목사가 묻고, 박영선 목사가 답하다



▲박영선 목사가 대담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설교의 대가’ 박영선 목사(남포교회)와 ‘설교 비평가’ 정용섭 목사(대구샘터교회)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동 남포교회에서 세 번째 대담을 개최했다. 두 목회자는 지난 5월 11일과 6월 4일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설교란 무엇인가’, ‘한국교회 설교,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두 차례 대담을 펼쳤다.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이번 대담은 사회자 없이 진행됐다. 정 목사가 질문하고 박 목사가 답변하면, 다시 정 목사가 보충 설명하는 형식이었다. 이날 두 목회자는 ‘설교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큰 주제로 ‘설교자가 된 계기’, ‘설교자의 소명이란’, ‘설교자의 지성과 영성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좋은 설교자 양성을 위해 교회와 신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을 묻고 답했다.

박영선 목사는 청중들을 향해 “어딘가 분명해지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막막한 그 사이에 있을 텐데, 여러분들의 자리는 길 잃은 자리가 아닌 두 벽의 사이, 그 안에 들어 있다”며 “못 알아 들으리라 예상하고 있지만, 마음껏 이중창을 하듯 (두 사람이) 성경 속에서 같은 고백과 소원들을 이렇게 저렇게 관점을 달리하여 서로 묻고 대답하는 가운데 넓이와 깊이와 크기를 체험하고, 이미 그 속에 (여러분들이) 있음을 아는 귀한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서두를 열었다. 다음은 정용섭 목사의 질문과 박영선 목사의 주요 답변 요약.

정용섭 목사(이하 정): 성서와 강해, 텍스트에 집중해 오셨는데, 다 열리고 아셨는지, 아직도 알 것과 궁금한 것이 많으신지.

박영선 목사(이하 박): 언제부턴가 설교에 컨텍스트(context)와 텍스트(text)라는 단어를 도입하게 됐다. 우리 말로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적당해서 쓰는 게 아니라 분명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다는 뜻이다. 텍스트를 알기 위해선 컨텍스트가 있어야 하는데, 이는 내용물이 담겨 있는 그릇 같은 것이다. 그릇이 내용물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용물이) 그릇에 담겨 있고, 더 가면 둘이 분리되지 않는다.


텍스트를 찾는다고 하면 보통 한국이나 교회사의 유산에서는 형식과 진심으로 분리돼 있다.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진심이 있어야 했다. 형식의 반대어는 내용이어야 하는데, 한국적 유산에서 알게 된 것은 그 반대말이 진심이었지 내용이 아니었다. 내용을 지칭할 단어가 없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사심 없이’이다. ‘죄를 버리고’라는 부정적 표현으로밖에 내용을 설명할 길이 없다. 회개하는 것으로 자신의 신앙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라. 구체적으로 ‘죄를 짓지 않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긍정적이고 내용을 딱 지정해 주는 단어나 개념이 없다.

이처럼 텍스트를 논하려면 성경이 어디에 담겨 있는지를 봐야 한다. 텍스트는 시간과 공간에 담는다. 성경은 기본적으로 문학적 장르가 역사서이다. 이스라엘이라는 구체적 민족의 역사 속에, 신약이라는 교회사 속에 텍스트를 담는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컨텍스트이다.



▲박영선 목사는 “모세를 세운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서였지, 모세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며 “‘아무 이름도 없는 사람’, 기독교가 증언하고 싶은 게 이것인데, 우리는 세상이 인정하는 것과 혼동돼 유능해지고 검증받고 싶어한다”고 했다. ⓒ이대웅 기자

컨텍스트를 보면 이스라엘 역사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못난 짓들,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현실이 등장하는데, 다 컨텍스트이다. 구약 기록의 목적은 ‘이스라엘과 유대는 이렇게 망했다’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붙잡고 놓지 아니한 민족’이라는 것이다. 신약도 잘한 이야기는 없고 못한 이야기만 있다.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한 운명이 되지 않게 우리를 붙들어 매는 어떤 힘을 성경은 ‘인격자, 창조자, 구원자, 심판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분이 우리 인생과 역사와 세상에 대해 목적을 갖고 있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텍스트이다.


그 텍스트가 기적으로, 꾸중으로, 때로는 자유로 주어지지만, 이는 어떤 개념이 아니라 ‘인격자’이다.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이런 식의 설명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표현이다. 추상적 단어가 아니라 인격이다. 윤리 중에 선택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것을 요구하시고 당신이 만드셨고 그것을 우리의 영광으로 요구하시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텍스트이다. 하나님과 분리되면 어떤 명분도, 신비도, 가치도 다 거짓되게 되는 것이고, 이를 구별해 내는 것이 설교자의 몫이자 성경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겠는가.

정: 박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회중들은 알지 못하지만 전하고 싶은 경험들을 하셨는지, 지금도 준비하시면서 그런 느낌이 오시는지.

박: 말씀드린 대로 성경의 장르는 역사이고, 역사는 시간과 공간 속에 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컨텍스트를 주심으로써 컨텍스트 자체가 텍스트는 아님을 증명하고, 그 텍스트는 컨텍스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순종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순종이 하나의 덕목으로써 가치를 갖고 명분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시는가? 시간과 공간 속에 우리를 담아서, 시간과 공간을 깨신다. 그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적이다. 기적을 행하시는 이유를 이렇게 이해해 보라. 시간과 공간을 주고, 전후와 좌우가 있게 하셔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체화시키셨다. 우리의 경험을 구체화시키지만, 구체화된 것이 한계가 아니며 그 속에서 무한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바로 성경이다.

▲질문하는 정용섭 목사. ⓒ이대웅 기자

성경에 시도 때도 없이 기적이 나오고 예언이 나온다. 기적은 인간적 파격이요, 예언은 시간의 파격이다. 동화를 보면 저주를 걸기도 풀기도 하는 마법이 등장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해피엔딩을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인류는 역사 속에서 경험하고 확인했다. 시간과 공간에 붙잡혀 있어 구체적이지만, 그것을 넘어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성경은 시간과 공간 속에 우리를 넣어 경험케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마음대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신다.


동정녀 탄생을 보라. 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피조물을 만드신, 모든 시간을 초월하신 분이 시간 속에 들어오시는데, 시간 속에 들어 있는 피조물의 뒷순서로 들어올 수 있다고 증언하는 것이다. 처녀 탄생을 믿느냐의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성경이 왜 그런 말을 하고 있는지, 왜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고 성취가 뒤에 들어오는지를 봐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을 어떤 문제의 해결, 주문, 기술이 아닌 ‘성품’으로 표현하신다.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인자와 진실함이 풍부하신, 그것이 텍스트이다. 여러분이 인생에서 마주치는 모든 도전과 위협과 자책 등이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만든다. 이것이 아니면 답을 찾을 수 없다. 깨우치고 나면 매우 놀랍고, 두려움을 갖게 되고, 경이롭다. 하나님의 현존 앞으로 우리를 붙들고, 우리의 존재와 인생을 그런 감격과 경외심으로 붙잡으신다.

정: 여러 차례 말씀하셨지만, 설교자가 되신 계기와 소명이 있으신지. 저는 그것이 한순간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소명이 지속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설교를 준비하면 성서의 텍스트가 제게 말을 건다. 그걸 소명이라 생각하고 전한다. 그냥 말을 거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해야 말을 건다.

박: 제게는 예수를 믿은 게 하나의 유산이다. 어느 날 철이 들고 보니 굉장히 많은 부분을 유산으로 받았음을 알게 됐다. 저는 모국어처럼 예수를 믿었다. 외국어는 문법부터 배우지만, 모국어는 그냥 듣고 말한다. 예수를 중간에 믿은 사람들과 유산으로 가진 사람들의 사명은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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