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후 가슴에 오래 남을, ‘테이크아웃 설교’ 해야죠 2015-12-15 22:03:05 read : 7328
일원동교회 채경락 목사의 <퇴고설교학!>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설교실습과 설교학을 가르치면서 일원동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채경락 목사가 최근 ‘바르고 힘센 설교’를 위한 <퇴고설교학!(성서유니온선교회)>을 펴냈다.
채 목사는 책에서 ‘설교와 설교자를 섬기는 실천 학문’인 설교학을 크게 본문에서 출발해 해석과 적용을 거쳐 설교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안내하는 ‘작성법 설교학’과, 일종의 보조도구로 1차 완성된 설교문을 발전적으로 수정하는 ‘퇴고 설교학’ 등 두 갈래로 나눈다.
‘퇴고 설교학’에서는 작성된 설교문을 되읽으면서 잘된 것과 잘못된 것,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을 평가하며, 막연히 좋은 설교를 바라기보다 구체적인 범주와 지침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하여 수정, 재수정하는 일을 주로 한다.
채 목사가 ‘좋은 설교’의 이상으로 삼는 ‘바르고 힘센 설교’란 “메시지 내용이 철저히 성경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의미”와 “그러면서도 청중의 마음을 파고드는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품고 있는” 설교이며, 더도 덜도 말고 강해 설교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바르고 힘센 설교’의 요건으로
①성경본문에 기초한 선명한 주제
②전략적인 대지와 구조
③충성된 예화와 이미지
④잘 들리는 말 등 네 가지를 제안하면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는 퇴고 지침인 동시에 설교 작성의 원리이기도 하다.
‘본문에 기초한 선명한 주제’에 대해서는 “주제는 설교의 씨앗으로, 설교 전체를 이끄는 길잡이면서 동시에 지휘자”라며 “짧은 한 문장(주제)이지만, 퇴고의 노력만큼은 후회 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략적인 대지와 구조’는 “구조는 주제에도, 설교자와 청중에게도 모두 잘 맞아야 하고, 대지는 설교 여정에 세워진 표지판으로 설교자와 청중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가도록 돕는 역할”이라며 “구조와 더불어 대지 문장, 대지 순서까지 주요한 퇴고 대상”이라고 소개한다.
‘충성된 예화와 이미지’에 대해서는 “예화는 메시지의 종이고, 종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며 “예화와 이미지는 야생마 같아서 길들이지 않을 경우 설교를 망치는 재앙이 되므로, 예화 퇴고의 목표는 잘 길들인 준마처럼 겸손하고 충성스럽게 설교를 섬기는 것”이라고 전한다.
마지막으로 ‘잘 들리는 말’은 “설교는 글이 아니라 말이므로, 좋은 설교는 좋은 글이 아니라 좋은 말”이라며 “말과 글은 가까운 듯 근본적인 차이를 지닌 소통 수단이므로, 설교는 말의 특성을 살려 퇴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 목사는 이 네 가지 퇴고 지침을 세부적인 지도로 구체화시킨다.
‘제1장 본문에 기초한 선명한 주제’를 예로 들면, 이를 위한 ‘십계명’을 다음과 같이 마련했다. ①한 문장 주제로 요약되는 설교를 추구하라
②글로 쓸 수 있어야 주제다
③완결된 문장이어야 한다
④본문의 의미에 기초해야 한다
⑤이미 청중에게 적용된 메시지여야 한다
⑥목표가 그려지는 주제가 좋다
⑦둘도 셋도 아닌, 오직 하나여야 한다
⑧구름 없는 달빛처럼 선명하게 다듬으라
⑨새벽 3시 테스트를 통과하라
⑩주제 중심의 3단계 강해설교 작성법 등이다. 이에 대해 그의 주장을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설교를 막 시작하려는데, 몸에 이상증세가 느껴진다. 곧 쓰러질 것만 같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몇 초. 그래도 설교자의 소임을 다해야 하는 법. 그때 청중을 향하여 던질 수 있는 한 문장이 그대 가슴에 있는가? 이 한 문장이 있어야 단에 오를 자격이 있다. 이름하여 주제 문장이다.
주제를 분명히 결정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미결정 상태인 경우가 더러 있다. 확인해 보려면,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글로 써보라. 이제는 결정된 주제를 다듬는 과정이다. 본격적으로 퇴고 작업, 즉 다듬기가 시작된다.
그 잣대는
△완결된 문장
△명제형 문장
△본문의 의미에 기초한 문장
△적용이 완료된 문장
△목표가 그려지는 문장 등이다.
대지는 여럿일 수 있지만, 주제는 이를 아우르는 통일된 하나여야 한다. 그 의미와 표현은 ‘구름 없는 달빛’처럼 또렷하고 선명하며, 이해하기 쉽고 그 뜻이 분명해야 한다. 선명하지 않으면 다듬어야 한다.
설교문 전체를 다듬기 전에, 주제를 다듬으라. 가장 집중된 퇴고, 가장 많은 퇴고의 땀이 필요한 대목이다. 성도들이 집에 가서도, 가는 곳마다 따라다닐 수 있는 ‘테이크아웃 설교’를 위해선 ‘테이크아웃 주제’를 준비해야 한다.
설교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쉬운 문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려운 문장은 설교자의 신학적 깊이가 아니라, 오히려 게으름을 드러낸다. 설교자가 흘린 땀의 양만큼 설교자의 체중과 더불어 문장의 무게도 가벼워진다. 그래서 의식이 가장 연약한 시간인 새벽 3시에도 대답할 수 있는 명확한 한 문장을 만들어라.”
주제 중심의 3단계 설교 작성법도 내밀었다. 먼저 본문을 한 문장의 주제로 축소하는 1단계, 결정된 주제를 토대로 설교문을 작성하는 확대 단계(2단계), 주제를 중심으로 완성된 설교문을 퇴고하는 3단계 등이다.
주제 중심의 설교 작성법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최대한 높이는 설교학적 처방이기도 하다. 주제가 있는 설교가 야구공 설교라면, 그렇지 못한 설교는 흩어지면 죽는 모래알 설교이다. 던지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가벼운 모래알보다는 하나로 집약돼 있는 야구공을 선호한다.
채경락 목사는 “설교는 절대 놓고 싶지 않은 설레는 영광이면서도 매주 준비가 시작될 때면 가슴이 묵직해오는 짐이자 고된 과업”이라며 “설교 현장에 직접 가져가서 가장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장 설교학이 제가 의도하는 설교학이고, 그래서 ‘퇴고 설교학’과 더불어 ‘휴대용 설교학, 가벼운 설교학, 현장 설교학’, 즉 테이크아웃 설교학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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